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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권278

[수련일기] 백학이 양날개를 펼치듯이 이번 주 수련도 집 안에서 시작해서 집 안에서 마무리했다. 이것이 재택근무인지 자가격리인지 모를 정도로 하루종일 집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컴퓨터로 일하는 건 똑같은데, 교무실에서는 바로 건너편에 물어보고 같이 의논해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일일이 전화하거나 카톡으로 물어보고 처리해야해서 시간이 더 걸리는 중이다. 아. 옷을 편안하게 입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좋네. 일어나자마자 물을 한 잔 마시고 화장실을 갔다가 세수를 하고 나오는 아침마다의 행동을 반복했다. 오늘은 태양경배자세를 하고 무극장을 했다. 요즘 무극장과 혼원장을 시간을 내서 힘써하지 않았다. 그냥 잠깐씩 몸상태를 확인하는 정도로만 하는 것 같다. 조만간 혼원장으로 힘을 좀 더 길러야겠다. 균형을 다시 잡을 때가 오는 것 같다. 백학량시는 학.. 2020. 3. 30.
[수련일기] 몸통을 쓰다. 사실 나는 다른 권사들처럼 몸통을 쓰는 것이 힘들다. 이미 몇 번이고 부서져버린 몸이라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그래서 몸통을 쓸 때마다 조심스럽다. '고경'을 설명할 때 누군가는 어깨를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맞다. 직접적인 부위인 어깨를 쓰는 것이 맞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손이 아닌 어깨와 등, 고관절의 몸통 바깥쪽으로 붕경을 해서 상대의 힘을 흩고 기세를 얻어 치고나가는 경이다. 맹렬한 기세로 치는 것이 고경이라 사용하는 사람은 항상 조심하게 되는 것이지만 나는 고경을 발할 때마다 골반과 고관절의 구조를 먼저 떠올리고 움직이게 되어 더 조심하는 것 같다. 거기에 중심이 신체의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본능적으로 움켜쥔다. 힘이 터져나가지 않으니 맹렬한 성격의 '고경'.. 2020. 3. 27.
[수련일기] 손을 모아 기운을 고르다 날이 따뜻해지니 몸이 가볍다. 잠에서 6시가 되기 조금 전에 일어나서 몸을 쓸어주고 매일같이 하는 동작들로 몸을 깨우고 정신을 밝혔다. 무극장, 태양경배자세, 유연공을 거쳐서 37식을 했다. 수세, 람작미, 단편을 하고 손을 모으는 것처럼 보이는 제수상세를 했다. 제수상세는 리경과 제경이 맞닿은 동작이다. 리경은 당기고 제경은 밀어(들어)올린다. 동작을 해보면 리경과 제경이 맞물리는 것이 복잡해진다. 이 간단한 동작이 복잡하다는 게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그렇다. 이상하게 내가권들은 그 형태가 단순할수록 그것이 담고 있는 풍격과 원리, 힘의 사용은 더 세밀하고 복잡하다. 제수상세는 이 두 가지 경력이 맞물려 음양의 변화를 보여준다. 그래서 기운을 모으기도 흩기도 좋은 자세다. 이렇듯 손을 쓰는 자세가 .. 2020. 3. 26.
[수련일기] 한 줄기 채찍을 휘두르다. 목이 마른채로 일어났다. 아니. 입에 침이 말랐다고 해야하나. 어제 어떻게 잠들었는지 모르겠다.최근에는 잠드는 것이 조절이 안될 정도로 굉장히 빠르다.비장 기운이 쇠한 건가, 폐에 열이 오른건가.내 생각으로는 마스크를 계속 쓰고 다녀서 폐기가 나가지 못하고 정체되어 열이 오르는 것때문인 것 같다. 물을 한 잔 마시고, 몸을 쓸어주고 무극장을 했다.태양경배자세와 유연공으로 몸을 풀면서 왼손목이 많이 풀린 것을 알았다.그래도 오늘은 왼쪽 손목에 힘이 드는 일을 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물론 오늘도 삽질을 하면서 왼손목을 썼다. 최대한 조심하면서...왼손목이 많이 풀린 대신에 왼쪽 발날쪽 굳은살이 갈라졌다. 아리다.덕분에 태극권 37식을 하면서도 보법 하나하나에 신경이 쓰였다. 동작이 이렇게도 깊어.. 2020. 3. 25.
[수련일기] 참새 꼬리를 잡는다. 어제 통증이 있던 왼쪽 손목 근육이 아침까지 이어진다.몸을 쓸어주고 태양경배자세와 무극장을 하는 와중에도 근육에 은근한 통증이 있다. 흙을 만져서 그런지 피부도 딱딱하게 굳어져서 갈라진다. 유연공을 하면서 팔뚝의 근육을 풀어주니 손목이 좀 나아진다.아래팔 근육이 손가락과 손목에 관여하는 것은 '몸의 이해'에서 설명한 적이 있다. 오늘은 태극권 람작미 동작만 좌우로 수련했다. 람작미는 붕리제안의 동작을 모아둔 권형이다.붕경, 리경, 제경, 안경은 각각 힘의 방향과 성질이 전혀 다르다. 그것을 모르고 람작미 동작만 따라하는 것은 아주 좋은 체조가 된다.물론 '태극권의 용(전투법)'을 배우지 않고는 모든 권형은 아주 좋은 체조이다. 붕경으로 상대의 경을 흩고, 리경으로 상대의 중심을 흔들며,제경으로 힘과 중심.. 2020. 3. 24.
[수련일기] 어떤 구조를 만들고 있는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몸을 쓸어주고 무극장과 유연공으로 풀어주었다. 최근 텃밭교실을 만든다고 몸을 쓰고 있기 때문에 더 신경써서 풀었다. 무게중심과 힘을 내는 몸의 구조를 이용해서 일을 하고 있지만,언제든 그 구조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 벌어지곤 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각목과 판목을 써서 텃밭교실에 흙을 담을 틀을 짰다. 네 귀의 길이와 높이를 정하고 무엇을 어떻게 위치시킬지 확인한다.목재를 길이에 맞게 자르고 있어야 할 자리에 두고 끼우거나 못질을 한다. 위치와 각도를 맞추고, 연결하면 제각기 받아야 하는 힘을 견딜 수 있는만큼 그 형태를 유지한다. 몸의 구조를 만드는 것도 이와같다. 다만 몸은 이미 관절과 근육이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기 때문에힘을 쓸 때는 어떤 뼈와 관절을 각도로 둘 것인가,어떤.. 2020. 3. 23.
[수련일기] 거죽이 좀 상했다. / 기록의 방향을 생각하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 삽질을 좀 했다고 엄지손가락 안쪽이 헐었다.근육통은 없었다. 일을 너무 안 한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다.다른 사람들 눈에는 슬렁슬렁 일한 것처럼 보였겠지만, 일머리가 있는 사람이 하는 일은 대부분 그렇게 보인다.그것은 몸이 받는 부담은 줄이면서 일의 효율을 최대한으로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어제 얼마나 일을 했는지 다른 사람이 한 일과 내가 한 일의 양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그래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니 손가락에 물집이 이렇게 잡힌 것이다. (터트리고 진물이 밖으로 흐르도록 놔두었다.)좀 더 숙련된다면 몸의 한 부위에 닿는 부하를 좀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누군가가 보기에는 좀 우스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나는 몸의 바른 움직임과 힘의 사용이 일상의.. 2020. 3. 20.
[수련일기]노동과 운동 학교 비닐 온실과 닭장, 텃밭자리를 만들었다. 텃밭은 수로를 만드는 작업이었는데, 스무명 정도 달라붙으니 어떻게 수로가 만들어 지기는 했다. 삽 두 개와 쇠스랑 하나가 부서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나름 노동을 하면서 생각을 해본다. 운동은 몸이 최적의 상태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그래서 몸을 움직이면서 몸에 힘이 더 붙게 된다. 하지만 노동은 그 목적이 몸의 힘을 써서 외부를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둘은 다르다. 힘을 쓰는 것은 같지만 다르다. 전에도 이 이치를 써 둔 곳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예사로 보고 듣고 만다. 사람들이 일하는 것을 보고있으면 그 움직임에서 힘을 쓰는 법을 보게 된다. 무작정 힘을 휘두르고보는 사람, 자신의 도구와 몸이 망가지지 않도록 하며 힘을 쓰는 사람, 힘을 쓸 줄 모르는 사.. 2020. 3. 19.
[수련일기] 오랜만에 수련 후 걷기 새 집에서의 일상도 점점 자리를 잡아간다.일어나자마자 몸을 쓸어주고 물을 한 잔 마신 다음 화장실에 간다.세수를 하고 나와서 태양경배자세를 한다.태양경배자세를 하는 동안은 대퇴부와 허리의 근육들이 아프지만 시원하다.무극장으로 몸의 신경과 근육의 균형을 바로잡아주고, 유연공으로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킨다.최근에는 거의 집 안에서 있었기 때문에 37식의 전 10식을 반복했다. 위의 일상을 반복한 뒤에 오늘은 밖으로 나가서 1시간 40분가량을 걸었다.이사 온 곳이 인적이 드문(?) 시골에 가까운 곳이라 마음만 먹으면 걷기 좋다.대신 차도에 큰 차들이 많이 다녀서 먼지가 많이 나른다는 것이.... 걷는 동안 봄이 온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된다.조금 일찍 꽃을 피운 벚나무와 활짝 핀 유채꽃과 큰별꽃, 민들레, 냉.. 2020.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