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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일기] 아래로 휘두른 채찍을 거둬들여 홀로 우뚝 서다. 마음을 좀 더 비워본다.눈치없다는 평을 듣는 것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조금 더 둔하게 만들어보자.날카롭고 영리해보이게 해주는 안경을 벗고, 둥글어서 더 멍청하게 보이는 안경을 고른 이유가 그것이지 않은가.빛을 흐리게 하고, 날카로움을 둔하게 하며, 먼지구덩이에 함께 뒹굴어야 할 것이다. 단편하세는 중심을 낮추는 자세이다.중심을 낮추려면 무릎과 고관절을 크게 구부리는 것은 당연하고, 무게 중심 또한 낮아져야 한다.처음에 힘들면 한쪽씩 낮아지고 높아지는 권형을 가져도 괜찮다. 누누이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첫술부터 배부를 순 없다.다만 몸의 정중선, 요추와 척추, 경추를 잇는 선이 바로 서야 한다.바로 선다는 것은 서로 부드럽게 연동되어 힘의 끊어짐이 없다는 것이다.이 동작의 맞은 .. 2020. 4. 16.
[요리수행]멸치회를 다듬어 보자. 그물로 올린 멸치가 아니라서 몸통이 많이 상하지 않았다. 손으로 슬슬 뜯으면 살이 떨어진다. 대나무로 깎은 칼이 있으면 더 매끈하게 자를 수 있겠지만 없어서 손으로 대가리와 내장만 제거하고 살을 발랐다. 손질한 살은 막걸리에 한 번 씻으면 비린내를 잡고 소화를 돕는다. 거기다 혹시모를 균을 예방할 수 있다. 멸치회를 좋아하는 사람은 초장에 찍어서 그냥도 먹고 보통은 여러 채소를 썰어서 무쳐서 먹으면 맛있다. 2020. 4. 15.
[수련일기] 구름을 안은 손 최근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든다. 뭔가 억눌린 듯한 느낌이 아니라 그 반대이다.내가 쉴 수 있는 숨만큼을 내가 다 못 쉬고 있는 듯한 아쉬움(?)이 느껴진다.그래서 심호흡을 순간순간 더 하게 된다. 혹시...더 자라려고 그러는가?아니면 30대의 몸이 다시 또 변화가 생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몸을 쓸어주고, 고치를 하고, 머리를 빗고(빗을 찾았다.), 무극장과 유연공을 하는 것이내 몸에 어떤 더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것인가? 그렇다면 다행이지만....폐기가 끓는다고 해야하나? 열이 오른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이 마냥 좋지는 않다.변화의 이유를 모르는 것이 두려움의 이유다.그러므로 나같은 사람은 한 치 한 치 더듬어 찾으며 앞으로 나가는 것이 맞다. 누군가는 '구름을 걷어내는 손'이라고도 한다.그것도 맞.. 2020. 4. 14.
[수련일기] 비스듬히 날개를 펼치다. 오랜만에 봄비가 내렸다. 바람은 살짝 쌀쌀해졌지만, 해가 비치는 곳은 따뜻한 기운이 머물러있다.아침 수련터에서 느껴지던 서늘함이 오후에 퇴근하면서 둘러보면서는 따뜻함만 남아있었다.텃밭교실에 라벤더가 피어나고, 로즈마리가 향을 머금었다. 사비세는 비스듬히 날아가는 형상을 표현한 동작이다.힘은 펼쳐져 올라가는 날개를 표현한 팔의 반대편 발뒤꿈치에서 시작한다.전사경이다. 발뒤꿈치에서 시작한 힘이 근육을 빌어 발목, 무릎, 고관절, 허리, 척추 어깨, 팔꿈치, 손목 관절을 돌아간다. 손에 이르러서는 힘이 손날에 머무르게도 되고, 손바닥에 모이게도 되며, 손끝에 고이기도 한다. 사비세의 변형은 팔꿈치를 사용하는 주법의 연습을 포함한다. 태극권의 원형이 된 권술에서 이미 포함하고 있던 모습 중 하나라고 본다.대부분.. 2020. 4. 13.
[수련일기] 일보퇴일보 매일 같은 수련을 하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타성에 젖어갈 때도 있고, 하나씩 발견해가는 자신의 또 다른 모습에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희로애락미발지심. 중용을 표현한 그 문장에 가깝게 정신이 변해간다.희로애락부득지심이 아니다. 희로애락무심도 희로애락비발지심도 아니다. 열병기가 나오고 난 뒤 동양의 무술이 살상의 목적을 잃고 또다른 연구로 나아간 것이 철학적 몸의 표현이다.그래서 우슈는 투로에 집중하고 경기투로를 개발하고,(그것이 실제 우주의 표현에 얼마나 연관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산타 또한 서양의 격투기방식에서 차용해온 규칙을 사용하도록 변화했다.이것은 진보일까 퇴보일까. 어떤 방식이든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은 '진화'라 하겠다.다만 그 진화의 선택이 옳고 그른 것은 진화의 결과가 보여주게 될 것.. 2020. 4. 10.
[수련일기] 사단편 후 주저간추 온라인 개학이다.3학년이 먼저 개학을 하게 됐다.다들 안 그런 듯 하지만 긴장하고 있었다.우리의 수업준비는 문제가 없는지, 인터넷 연결은 끊기지 않는지, 학생들은 출석을 하고 있는지...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의 연속이었다. 그 결과는 내일 또 피드백을 받겠지. 오늘 수업이 없는 나도 괜시리 아침부터 긴장해서 평소보다 30분 일찍 눈이 떠졌다.가만히 누워서 눈을 꿈뻑거리다가 다시 몸이 잠들 것 같지 않아서 일어나서 몸을 쓸어주었다.태양경배자세를 하고, 무극장을 하면서 몸의 균형을 맞췄다. 오늘은 유연공을 따로 하지 않고 학교로 바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집 앞 편의점에서 살 것이 있어서다.비타500 한 박스를 사니 16,000원이다.나와 다른 선생님들에게 앞으로 학교에서 있을 피로한 순간순간을 위해서 준.. 2020. 4. 9.
[수련일기] 포호귀산에 이은 람작미 오늘도 역시 해가 뜨자 눈이 떠진다.손으로 온몸을 쓸어주고 고치(이를 딱딱거려서 잇몸까지 자극을 주는 것)를 해서 침을 내어 삼킨다.머리를 쓸어주었는데 내 빗이 어디로 간지 모르겠다. 이사를 하면서 어딘가 넣어둔 것 같은데....없다. 안 보인다.두피의 혈액순환에는 빗으로 머리를 천천히 쓸어주는 것이 좋은데....어디엔가 있겠지. 보이면 다시 쓸 수 있을 것이다. 무극장을 하면서 오늘따라 왼쪽 무릎에 힘이 더 들어가있는 것을 느꼈다. 아마 왼쪽 발날에 있는 굳은살 갈라진 것 때문일 것이다. 갈라진 사이로 핏기가 보이고 뜨끔뜨끔한 느낌이 있었다.유연공을 하는 중에도, 태양경배자세를 하는 동안 차크라에 의념이 집중되어야 하는 때에도의식의 일부가 왼발 끝으로 가 있었다. 태극권을 12식까지 끝내고 나면 다음 .. 2020. 4. 8.
[수련일기] 태극권 12식의 반복 37식의 전 12식을 수련했다. 봄이 되면서 몸이 변화하는 것이 느껴진다.우선 피부가 거칠어지고 갈라진다. 특히 많이 사용하는 가운데 손가락과 손바닥 사이에 굳은살이 돋고, 양쪽 발날에도 굳은살이 생겼다.왼쪽 발날은 이미 갈라져서 피가 스며나오고 있어서 걸을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오늘은 37식을 한 번만 하고, 남은 시간에 12권형까지만 2번을 연달아서 했다. 이제 학교의 텃밭교실 한쪽 구석은 내 수련터로 자리를 잡아간다. 공간에 조금씩 익숙해져 간다. 주변을 조금씩 더 내 공간으로 만들어 간다. 2020. 4. 7.
[수련일기] 십자수 요즘 기회가 되면 아침저녁으로 권가를 한다. 한 번은 학교에 출근해서 아무도 없을 때 구석진 곳에서, 다른 한 번은 퇴근하고 집 앞 공원에 아무도 없으면.오늘도 그랬다. 아침에 수련을 끝냈지만 퇴근하고 들어오는 길에 집 앞 공원에 사람이 없어서 권가를 한 번 더 했다.마스크를 쓴 채로 하는 권가라 호흡이 더 가빠왔지만 그건 그것대로 요긴한 경험이다.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호흡이 길게 뿜어지지 못한다. 그래서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계속된다. 집에 와서 마스크를 벗을 때까지 말이다.그래서 집에서는 가슴을 펴고 두 손을 들어올린채 큰 걸음으로 원을 그리면서 걸으며 심호흡을 한다. 가슴에 찬 화기를 내보내는 동작이다. 등쪽 영대와 목 뒤쪽 대추에서 두둑거리며 일시적으로 가슴이 시원해진다.하지만 그걸로는.. 2020. 4. 6.
[수련일기] 4.3을 생각하며... 조용히 지나가는 날이다.주변 어느 누구도 제주4.3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 사건이 있었는지도 모를 사람들, 혹은 모른척하는 사람들이 태반인 탓일 것이다.아직 그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육지의 풋내기가 뭐라 떠들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그래도 오늘 수련은 계속된다. 하루를 더 쌓아간다.여봉사폐는 '문을 닫듯이 한다'는 말이다. 동작은 창문이나 대문을 두 손으로 닫는 듯한 모습이지만실상을 알고보면 몸의 중심과 힘의 집중을 다루는 동작이다.휘돌린 외력과 내력을 '안경'으로 모아낸다. 명경과 암경의 쓰임에 따라서 위험할 수도 있는 동작이다.형의권의 호박자와 같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물론 쓰는 사람의 근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다. 오늘같은 날은 그렇.. 2020. 4. 3.
[수련일기] 루슬요보에 이은 진보반란추 온라인수업을 하면서 예상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사용할 기기 공급에 관한 문제, 플랫폼 사용에 익숙하지 못해 나타나는 문제, 동시접속에 따른 인터넷의 문제....사람의 문제를 제외하고도 이렇게 다양한 문제들이 한가득이다.그래도 하루하루 상황에 익숙해지면서 문제를 조금씩 극복해간다. 모든 훈련과 수련이 마찮가지이지 않은가.매일이 조금씩 쌓여서 어제 못한 것을 오늘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파를 타듯 엇갈리는 손 동작 다음은 다시 루슬요보이다.왜 루슬요보가 오느냐고? 루슬요보는 쓰임이 많기 때문이다.중심을 바로하기에도, 힘을 뻗어내기에도.... 그리고 이어지는 진보반란추.진보는 한 발 앞으로 내딛는 것이다. '진進'은 나아간다는 뜻이다. '반搬'은 붕리경의 작용으로 허리가 왼쪽으로 감겨돌면서 양 손이 .. 2020. 4. 2.
[수련일기] 비파를 타듯 엇갈리는 손 퇴근하고 집 앞 공원에서 잠시 수련을 했다.태극권 37식만 3번 했는데, 공원에 주민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뭐...그래도 몇 안되는 사람들이지만...지난주만해도 나 말고는 아무도 없던 공원에서...자전거를 타는 사람 둘, 걷기 운동하는 사람 하나, 가족끼리 나온 한 팀을 봤다. 오랜만의 외부수련에 사진을 찍어보려고 했지만...못 찍었다.역시 영상은 누가 찍어줘야 하는가보다.나중에 수련을 함께 하는 사람이 생기면 부탁을 좀 해봐야겠다. 오늘 유념해서 수련한 동작은 수휘비파이다. 비파를 타는 듯 손을 휘두르는 동작이다.어찌보면 제수상세를 거꾸로 한 듯한 모습이나 동작에 담긴 의미와 경의 세기와 방향이 다르다.제경과 리경이 어떻게 교차하는가를 살피면 동작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오른발이 한 발 나가며 오.. 2020.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