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생각보다 기름을 잘 먹는다.
정말 사람이 많은 중국의 대표 기름은 '유채씨유(채종유)'이다.
마찮가지로 스페인의 대표 기름은 '올리브유'이다. 이 올리브유는 스페인과 그 영향을 받은 지역들에 널리 퍼져있다.
올리브유는 조리용으로도, 조미용으로도 많이 쓴다. 보디빌딩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경기 전에 몸에 바르는 것도 봤다.
스페인은 올리브가 정말 많이 나는 걸로 안다.
이 책에서도 각 지방마다 올리브가 생산되어 특색있는 올리브유가 나온다고 설명한다.
안달루시아 하엔 근교의 고산지대에는 삐꾸알Picual 종이 나오고,
꼬르도바 남동부의 바에나에서는 삐꾸도Picudo, 오히블랑카hojiblanca, 삐꾸알 등의 여러 종이 생산되고,
까딸루냐 남부의 레리다와 따라고나 지역에서는 아르베끼나arbequina라는 품종이 생산된다.
스페인의 올리브유는 독자적인 원산지호칭제도 DOP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원산지제도를 실시하고 있어서 제도의 항목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수출입을 위해서도 알고는 있어야 인증과정 등을 살펴보고 선택이 가능할테니까.
페루도 스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올리브농장이 많다.
최남단 따끄나는 사막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해변가 근처에 올리브 농장들이 늘어서있다.
아마도 농장이 가능한 것은 사막 아래로 흐르는 지하수가 바닷가 근처에서 용출해 올라오는 곳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넓은 농장에서 나는 올리브와 올리브유들은 사실 유럽이나 북미로 수출되지 못한다.
위에서 이야기한 원산지표시제도 등에 밀리는 것이 아니라, GAP 같은 농약 검출 기준에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본 자이카에서 파견나온 다이치라는 친구가 농부들에게 이야기해서 농법을 개선하고 몇가지 사항을 지키면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는데,
농부들은 타산이 맞지 않는다거나, 믿지 못하겠다는 것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들었다.
그럼 가공할 때라도 처리를 해서 검출기준을 맞추도록 정제하면 되는데 그것도 시설이 안돼서 못한다.
결국 많은 올리브가 농장단위로 거래되어 칠레로 넘어간다.
그리고 칠레산으로 둔갑해서 북미와 유럽으로 팔려가는 것이다. 몇 배가 넘는 가격으로 말이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세계 곳곳에서 들리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한국에서도 사람과 사람사이의 착취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이야기들이다.
그런 경우가 얼마나 많으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다른사람이 가져간다는 말이 사람사이에 돌겠는가.
페루를 떠나는 길에 제자에게 기름을 두 병 받았다.
살고 있는 동안에도 기름을 큰 병으로 한 병 선물받았다. 이들이 내 삶을 기름지게 만들어주었다.
정말 잘 썼다. 계란 후라이를 할 때도 썼고, 튀김을 할 때도 썼다. 고기를 구울 때도 올리브유를 발랐다.
여러 채소와 치즈로 샐러드를 만들 때도 바로 부어서 사용했다. 그 맛과 향은 지금도 떠올리면...풍요롭다.
언젠가 이 빚을 갚을 때가 오겠지. 그때는 나도 그들에게 풍요로움을 선물해주고 싶다.
[읽은 책]
로마제국에서 신대륙 발견으로, 세계사를 품은 스페인요리의 역사. 와타나베 마리 지음. 권윤경 옮김. 따비.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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