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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책 Libro

[책]세계를 품은 스페인 요리의 역사 - '4장 뽀스뜨레(디저트)'를 먹자.

by 남쪽숲 2020.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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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뽀스뜨레는 디저트다.

대부분이 인정하듯이 디저트, 식후에 먹는 무언가는 요리 문화 중에 가장 나중에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바빠서 제대로 못 먹는 사람이 디저트, 후식을 만들 정신이 있을리 없기 때문이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전쟁으로 궁정이 한 곳에 정착하고 번영을 이룬적이 없어서 요리문화가 비교적 늦게 발달한 터라,

스페인에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디저트 요리 발달이 어려웠다. 그래서 요리의 분화, 뽀스뜨레의 분화가 늦었다.

대신 다양한 민족이 다녀간 땅의 특성에 따라 둘세dulce라는 다양성을 가진 요리들이 접시에 한동안 함께 나왔다.

역사적으로 이베리아 반도는 로마부터 시작해서 비잔틴제국을 이어, 이후 이슬람의 영향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이 한조각 안에 질려서 못 먹을 정도의 단맛(재료가 뭘까?)이 들어있다.

 

그런 스페인의 둘세의 영향을 남미가 많이 받았다.

받아도 너무 많이 받았다. 뽀스뜨레postre라고 부르는 모든 요리는 달다. 달아도 너무 달다.

한 입 넣는 순간, 단 음식을 좋아하는 나도 질릴 정도로 달았다. 

 

페루 북부 뜨루히요의 유명한 디저트다. 이름은 '킹콩'이다. 우유를 가공해서 만든 속 '망할manjar'이 굉장히 달다.

 

거기다 함께 제공되는 음료까지도 달다. 남미 친구들은 내가 커피에 설탕을 안 타고 마시면 신기한 듯이 쳐다본다.

그리고 좀 친한 친구들은 신기한 듯 매번 물었다.

"커피가 안 쓰니? 괜찮아? 설탕 필요해? 무슨 맛으로 커피를 마시는거야?"

커피뿐만이 아니다. 이 친구들이 마시는 만사니야, 아니스, 이에르바, 코카차, 무냐 등 모든 차 종류에는 설탕이 들어간다.

보통 숟가락으로 두 숟가락이 들어간다. 찻숟가락이 아니다. 수프를 뜨는 큰 숟가락이다. 혈관을 설탕으로 채울 기세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차를 부탁할 때는 "씬 아수까르 Sin azucar!(설탕 빼고)" 를 항상 외쳐야 했다.

 

고급 호텔에서 나오는 디저트postre이다. 일종의 크레페 같았다.

이것은 확실히 뽀스뜨레가 떼르세로(세 번째 접시)와 분화된 모습이 보인다.

찰기있는 빵에 크림과 아이스크림과 초콜릿을 얹었다. 후르츠 칵테일도 둘러놔서 여러가지 달고 신맛을 볼 수 있었다. 

....치과가 번성할 것같은 맛이다. 

 

남미요리를 먹으면서 든 생각 중 가장 큰 것은 '극단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주요리는 매우 짜다. 한국사람이 먹기에는 너무 '짜다'.

처음에 남미의 기후에 적응이 안 됐을 시기에는 짜서 못 먹을 정도의 요리가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포스트레는 너무 '달다'. 

짜고 단 음식의 극단을 왔다갔다 한다. '이것이 스페인어권에서 말하는 인생의 맛인가?'

내가 가진 한국에 적응된 한국인의 입맛이 그렇게 느끼도록 하는 것인가? 아니면 기후와 식재료의 차이 때문인가?

아직 잘 모르겠다.

 

 

[읽은 책]

로마제국에서 신대륙 발견으로, 세계사를 품은 스페인요리의 역사. 와타나베 마리 지음. 권윤경 옮김. 따비.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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