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레굼브레는 손으로 따는 채소류를 말하는 거지만, 이 책에서는 콩종류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놓았다.
병아리콩, 렌틸콩은 중부와 남부의 내륙성 기후,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란다.
강낭콩은 아메리카에서 들어왔다. 이 콩은 늦게 들어왔음에도 다른 작물들과 잘 자라고, 비교적 비옥한 땅에서 자란다.
위의 콩종류들은 아래에 설명할 원산지호칭제도와 지리적원산지보호제도에 의해 스페인의 특징적인 작물로서 생산된다.
스페인에는 원산지호칭제도DOP와 지리적원산지보호제도IGP가 있다.
원산지호칭제도DOP는 그 식품이 생산된 환경 때문에 특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제도의 경우 이 식품의 생산과정 전 과정이 단일한 지역 내에서 이루어져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인증 받기가 정말 어렵다.
지리적원산지보호제도IGP는 식품의 지리적원산지가 중요하다. 지역에서 모든 생산과정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 생산이 가능하다. 다만 그 식품의 지리적 원산지는 지켜야 한다.
어느 한 작물이 다른지역에서 생산될 수도 있지만 그 인증받은 작물의 순수성이 지켜져야 IGP를 인증받는 것이다.
(그 밖에 전통생산인증제도ETG가 있지만 이것은 생산지역과 관계없이 생산과정이 전통적이냐를 따진다.)
보통 콩요리는 스페인식 식사의 첫번째 접시(Primero)로 나온다.
흔히 전채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채소, 수프 등의 가벼운 식사가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꼬시도Cocido, 뽀따헤Potaje(채소와 콩 수프), 소파Sopa(빵, 쌀 , 파스타 등이 들어간 수프)
끄레마Crema(크림같이 껄죽한 것), 깔도Caldo(맑은 국) 중에 꼬시도와 뽀따헤에 콩이 많이 들어간다.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에서 '일요일에는 병아리콩, 월요일에는 완두콩, 목요일에는 렌틸콩, 토요일에는 누에콩'이라는
가사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을 보다보니 그게 바로 스페인 중세 희곡에 나오는 금육일의 식단을 선고하는 대사란다.
나머지 요일들에 대한 가사도 있다. '화요일은 콩가루를 반죽한 가챠gacha, 수요일은 시금치espinaca, 금요일은 단식.'
콩에 관련해서 내가 가장 많이 먹은 요리는 '렌틸콩과 쌀을 넣은 수프'다.
어느 집을 가든 혹은 나 혼자 집에서 밥을 먹어도, 불려놓은 렌틸콩과 쌀을 끓여 먹는 것이다.
정말 간만 잘 하면 되는 간단한 요리다. 감칠맛을 내고 싶으면 상점들에서 파는 치킨 스톡을 조금 잘라 넣어주면 된다.
생각보다 끓이는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고 옆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수프가 보글보글하며 익어가는 소리와 냄새가 서서히 주방에 퍼지는 것이 참 좋았다.
[읽은 책]
로마제국에서 신대륙 발견으로, 세계사를 품은 스페인요리의 역사. 와타나베 마리 지음. 권윤경 옮김. 따비.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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