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사람들도 쌀을 먹는다.
아마 서양이라 빵만 먹는 줄 알았는데 쌀밥을 먹는 것에 충격을 받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마 오렌지처럼 이슬람사람들의 이베리아반도 진출이 쌀의 생산 보급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대표적인 스페인 쌀 요리는 빠에야일 것이다. 채소, 고기, 소시지, 해산물 등을 넣은 밥요리다.
내가 남미에서 제일 많이 먹은 밥 요리는 차우파chaufa(볶음밥)이다.
스페인 요리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남미지만 이런 것에서 차이가 난다.
스페인에서 쓰는 쌀은 약간 둥근 쌀이다. 'Tipo medio띠뽀 메디오'라고 부르는데 찰기는 적고 탄력이 있다.
주변 유럽이나 남미에서는 'Tipo largo띠뽀 라르고'를 많이 생산하고 먹는다.
가끔 'Tipo Japonica띠뽀 하포니까'라고 해서 찰기있는 쌀이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초밥용으로 쓴다.
남미에서는 'Tipo largo띠뽀 라르고' 종이 5킬로에 16솔(한화 5,000원)정도 했는데, 킬로당 3솔(한화 900원)정도다.
'Tipo Japonica띠뽀 하포니까'는 1킬로에 30솔(한화 10,000)원을 했으니 얼마나 비싼지 감이 올 것이다.
스페인에 가서 먹은 빠에야들은 대부분 띠뽀 메디오 쌀을 쓴 것으로 기억한다.
까딸루냐의 바르셀로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서 그런지 해산물이 듬뿍 든 빠에야를 먹을 수 있었다.
물을 많이 흡수하는 띠뽀 라르고(긴 쌀)는 빠에야를 하는 것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띠뽀 메디오는 탄력이 있고 물을 많이 흡수하지 않아서 탄력있는 누룽지같은 식감을 내기에 좋은 쌀이다.
남미에서 기억에 남는 쌀요리는 'Arroz con leche아로스 꼰 레체'라는 뽀스뜨레(디저트)이다.
'Postre뽀스뜨레'라 하면 기억이 나겠지. 이것들은 무지하게 달다.
처음에 이름을 듣고 '우유가 들어간 쌀죽', 즉 '타락죽' 같은 가볍고 담백한 것이겠다고 생각한 내가 참 바보같았다.
뽀스뜨레라는 말을 들었을 때 미리 생각을 하고 있어야 했는데....
사람들은 보통 매운 맛에 힘들어하는데, 나는 묵직한 단맛에 놀라 잡은 그릇을 놓칠 뻔 했다.
그 맛도 이제는 추억으로 넘긴다.
이제 아로스 꼰 레체는 아이들이 부르던 동요 가락만 귓가에 남아 울리고 있다.
<아로스 꼰 레체 레시피 유튜브>
[읽은 책]
로마제국에서 신대륙 발견으로, 세계사를 품은 스페인요리의 역사. 와타나베 마리 지음. 권윤경 옮김. 따비.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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