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고 닦는 것(2017.09.16)
쓸고 닦는 것은 어릴 때부터 해와서 이제는 몸에 익은 일이다.
간혹 귀찮다거나 바쁘다는 핑게로 못할 때도 있었지만 끊임없이 해온 일이다.
몸을 가다듬고 주변을 가다듬는 것은 존재하기 위해 게을리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물리적인 '존재' 뿐 아니라 형이상의 '존재'를 위해서도 그러하다.
게으름은 어디에서 오는가?
새로움은 무엇인가?
쓸고 닦으며 항상 생각하게 된다.
옛사람들이 말한 '소학'.
작은 공부는 결국 큰 공부가 된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라 말하며 아이들을 공부방으로 밀어넣는 부모들...
과연 아이들은 공부방에서 무슨 공부를 할까?
몸을, 주변을, 생활을 스스로 끌지 못하는 이가 책만 본다고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제 손으로 제가 먹은 밥그릇 하나 씻을 줄 모르는 이가 지식이 가득차면 어떤 사람이 될까?
'책만 보면 도깨비가 된다.'
간서치라 불린 이덕무조차도 자기와 주변을 다듬기를 게을리하지 않았거늘....
오늘날 그의 글을 보고 감탄하는 이들은 단지 그가 책읽기에 미쳐있었다는 것에만 집중한다.
'삶의 기반'이 없이는 그 어느것도 안정적으로 이룰 수가 없다.
우리는 쓸고 닦는 것을 그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까치나 방문(2017.09.17)
ㅈ선교사님과 베키, ㅈ쌤이랑 까치나에 갔다.
오랜만에 까치나를 구경하는 겸 우리끼리 할 이야기가 있어서다.
내일은 ㅇ선교사님 생일이라 '엄마'를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다는 게 베키의 생각이다.
그래서 까치나에 간다며 다들 나와서 플라자베아 2층에서 밥을 먹고 선물을 뭘 해줄까 헤매는 것이다.
까치나를 돌며 이야기한 결과....내일 점심 때 음식을 해 가서 함께 먹고 저녁 때는 다들 선교사님 댁에서 놀라도록 축하를 해주자는 말을 했다.
나는 저녁 때는 참석하기 힘들 것 같아서 점심 때 간다고 했다.
ㅇ선교사님 생일, 붓글씨 쓰기(2017.09.18)
아침운동을 끝내고 시장에서 장을 봤다.
소고기를 사서 미역국을 끓이고 나니 11시가 다 됐다.
잠시 식혀뒀다가 작은 국냄비에 담아서 ㅈ쌤과 선교사님 댁으로 택시를 타고 갔다.
ㅇ선교사님은 우리가 온 걸 모르고 ㅈ선교사님이 점심을 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우리 둘은 몰래 들어가서 점심 준비를 하고 준비가 다 되서야 나가서 인사를 드렸다.
ㅈ쌤은 탕수육을 해서 왔는데 맛있게 잘 됐다.
베키가 탕수육이 먹고 싶어서 학교를 빠지고라도 먹겠다고 했다는데....
베키는 수업을 잘 들었을 것이다.
오늘 수업은 붓글씨 쓰기다.
붓글씨를 쓰다가 뚱한 얼굴로 베키가 묻는다.
"선생님. 탕수육 맛있었죠?"
"응. 정말 맛있었어."
2017 추석격려품 수령, 한자 콜라보 수업(2017.09.19)
추석 격려품이 왔다.
아침운동을 마치고 바로 터미널에 갔다.
사람들이 다 모이기를 기다려서 격려품을 받고 집으로 와서 바로 뜯었다.
전에는 없던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가 들었다!
드...드디어!! 살짝 쓸모가 적은 인공조미료들이 참치캔이 줄어든 대신에 들어간 것 같다.
차라리 고춧가루를 한 봉지 더 넣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카레도 인스턴트 말고 카레가루, 짜장가루를 큰 걸로 한 봉지씩 넣어줬으면 좋겠다.
오늘도 아카리 선생님과 콜라보 수업을 하면서 에스파뇰이 부족함을 느낀다.
조금만 더 에스파뇰을 잘 했다면....말을 조금만 더 자세하게 하고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수업이 재미있어질까?
한국어 글쓰기(2017.09.20)
한국어 수업시간에 글쓰기를 했다.
글쓰기는 매주 하는 활동이지만 이번 주는 학생들의 실력을 다시 한 번 점검하는 의미가 있었다.
오늘 한 일에 대한 일기를 쓰고 앞에서 읽어보도록 했다.
물론 앞에서 읽는 과정이 있다는 것은 미리 공지를 했다.
왜 써야 하는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무엇을 써야 하는지를 먼저 설명하고 충분히 생각하도록 한 뒤에 30분동안 글을 썼다.
사실 아직 고급반이라고 하기에는 글쓰기 솜씨가 모자란다.
글쓰기를 계속하도록 하기 위해서 페이스북에 그룹을 만들고 매주 월요일에 일기를 하나씩 쓰도록 했다. 누가 얼마나 쓸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열심을 내서 함께 갈 수 있기를 바라지만....
결국 힘써 자신을 단련하지 않는 사람은 함께가지 못할 것이라 마음 한 구석이 괴롭다.
휴가에 어디를 가볼까? 아카리에게 선물을 받다. CEID 댄스대회(2017.09.21)

10월 휴가계획을 간단하게 짜봤다.
가고 싶은 곳을 적어뒀으니 갈 수 있는 곳을 만져봐야겠다.

아카리가 붓글씨를 쓰고 싶다 해서 도구를 가지고 왔다.
나를 보더니 대뜸 선물꾸러미를 내민다.
차를 작은 봉지에 담아 포장한 것이다. 왜 주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냥 학생들에게 강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생각하나보다고 생각하자.
기관에서 봄맞이 댄스대회가 있었다.
요즘 기관에서 행사를 이것저것 많이 하고 내게도 행사 참석을 많이 요구한다.
되도록이면 참석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오늘은 수업을 못할 정도로 밖에서 시끄럽게 해서 일찍마치고 학생들을 보냈다..
어떤 취지에서 하는 행사인지도 모르겠고, 행사에 그저 무조건 참석하라는 말만 들으니 행사에 대한 참가의욕이 나지 않는다.
주변에서 부추기기만 하는 협력활동들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해본다.
미르타 생일(2017.09.22)
9월 한국어 시험문제 출제, ㅅ쌤 귀국준비물품 구매하는데 함께, 영화 [옥자](2017.09.23)
ㅅ쌤한테 밥 한끼 샀다.(2017.09.24)
어젯밤부터 전기가 나갔다.
둘이서 점심 한끼에 88솔이면 좀 많이 비싸다.
그래도 본인이 먹고 싶은 거라니까 샀다.
맛은 없었다. 튀김은 질기고 세비체는 식초에 익은채로 비린내가 났다.
CEID 앞 Mar Adelante.
다시 갈 일은 없을 듯 하다.
ㅅ쌤 기부한 운동화 세탁, 인터넷 요금, 자기소개 영상, 붓글씨 연습(2017.09.25)
주말에 ㅅ쌤네에서 가지고 온 신발을 빨았다.
세제를 푼 물에 30분 정도 담궜다가 솔로 닦았다.
세탁기에 넣어서 물기를 뺀 다음 그늘에다가 말렸다.
아침운동을 끝내고 센트로에 나갔다.
9월 인터넷 사용료를 내고 집에 와서 잠시 숨을 돌렸다.
오후에는 붓글씨로 한글 쓰기연습을 하고 저녁 기초반 시간에는 자기 소개 영상을 찍었다.
지난 주에 쓴 자기 소개 글을 주말동안 보고 연습했으니 오늘 자기 소개 영상을 찍자고 했다.
자이카 아카리 오바 선생님의 한자(Kanji)교실, Examen oral, 학생들과 저녁(2017.09.26)
벌써 9월이 다 지났다.
아카리 선생님의 4번째 수업이 있었다.
학생들에게 약 50개정도의 한자를 가르쳤다.
대부분 숫자와 요일, 자연물에 대한 것이라 아직은 어려움이 없다.
기본반과 중급반은 말하기 수업을 했다.
어제까지 다듬고 영상으로 찍은 자기소개를 시험으로 했더니 다들 곧잘한다.
다만 말하기의 유창성과 질문에 대한 사고의 유연성이 떨어져있다.
나와만 5-8개월이상을 함께 공부하다보니 언어의 성장속도에 정체기가 온 것 같다.
이 기간동안 공부를 계속 해나가야 언어가 느는데 사실 이 기간동안 학생들이 제일 많이 지루해하고 스스로 떨어져나간다. 그런 것들은 조금이나마 줄여주려고 여러 방법을 동원하기는 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내년에는 기초반, 중급반, 고급반마다 프로젝트를 부여할 생각이다. 올해는 기초적인 지식을 숙달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내년에는 스스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공유하고 협력해가면서 지루함이 덜 하도록 말이다.
마지막 기초반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과 '솔라리'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9월 한국어 Examen final(2017.09.27)
9월 최종 시험이 있는 날이다.
헤르만 선생님한테 문자가 왔다.
평소에 바쁘다는 말을 잘 안하는 분인데.. 바쁘다는 연락이다.
보통은 다른 일이 있거나 그렇다고 이야기 하시는데....시험때문에 바쁘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
이번 달은 다른 달보다 반마다 학생들이 많은가보다.
오늘 에스파뇰 수업은 없는 걸로....
CEID사무실에 가서 휴가 확인 공문을 받았다.
지난 주에 미리 도꾸멘토꼰뻬르미소 를 제출했는데 수산나는 휴가공문을 확인할 때마다 뭐가 그리 바쁘고 헷갈리는지 이리저리 뭔가를 찾기 바쁘다.
아마도 내가 휴가 가는 것이 걱정되고 탐탁치 않은 것이겠지...
그래도 나는 간다.
CEID 30주년 행사(2017.09.28)
30주년 행사는 BBQ를 해서 팔고 레크리에이션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선생당 15솔씩 모아서 재료를 준비하고
선생들이 요리하고 진행하는 행사는....
한국에서는 돈을 모으면 이벤트사를 부르는 것과 조금 다른 형태의 행사를 보여준다.
SAMU 응급처치교육, 부채춤 공연(2017.09.29)
까치나, 새로운 과일(2017.09.30)
주말 까치나
소방서에 문이 열렸길래 사진을 하나 찍어봤다.
페루 소방관들은 전부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졌다는데...주말에도 문이 열려있다니....
월급은 안 받아도 다른 지원은 있는 거겠지?
저녁에 처음보는 과일을 먹었다.
껍데기를 까면 안에 개구리 알 같은 것이 들었는데...우무질에 싸인 씨앗들이다.
이걸 후루룩 입에 넣고 씹으면 새콤달콤 고소하다.
다음에는 이름도 알아둬야지...('마라꾸야'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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