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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KOICA기록[페루]

[KOICA]페루기록-2017 Tacna 현지활동(2017.09.01.~2017.09.15.)

by 남쪽숲 2025.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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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 자연재해 안전 관련 세미나 참석(2017.09.01)

세미나에서 별다른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자연재해시 단원들의 대피요령을 숙지하는데 주력하고 지역대표의 판단에 맡긴다는 내용정도....

페루 코이카 본부의 대략적인 메뉴얼을 소개하고 각 지역의 특성과 대피로 등을 확인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코이카가 가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어디에 어떻게 확보되어있는지 확인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비행기나 헬기를 띄울 거라면 그 헬기는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요청이후 대략 어느정도 시간이 걸려서 오는지, 재해지역에서 헬기가 얼마나 기다려줄 수 있는지 정도는 코이카 측에서 확인을 하고 있어야 대책이 마련될텐데....사실 이런 구체성이 없는 회의야말로 내가 말할 수 없는...입을 닫게 되는 회의다. 

 

다음에는 이런 것들이 확인이 되면 참 좋겠지만 재해상황을 아무대나 상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물어봐도 대답을 듣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면, 묻기가 꺼려지는 것이 이런 회의다. 아마 보안상의 이유도 있을 것이다. 비행기나 헬기를 섭회하기가 쉬운 것도 아닌지라 지역장들이 따로 피난 대책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크나 복귀(2017.09.02)

2시 비행기로 타크나에 왔다.

사무소에서 빌린 책이 캐리어 가득이라 좀 무겁긴 하다.

책 무게만 10킬로라니....

 

저녁은 ㅈ선교사님댁에서 먹었는데 이분들이 요즘 많이 피곤해보인다.

토요일 산 빼드로에서의 일정에서 조금 한계를 느끼는 것 같다.

ㅈ쌤은 트루히요에 갔다왔다고 하는데 오면서 킹콩빵을 사왔다.

그 유명한 킹콩빵이라....뭔가 하고 먹어봤는데 엄청 달다. '망할'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가서 혀가 단맛에 마비될 정도의 맛이다.

처음 먹어보는 속살이 개구리알 같이 생긴 과일을 먹어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다보니 11시가 훌쩍 넘어간다.

 

ㅅ쌤, ㅇ쌤 집에서 저녁(2017.09.03)

ㅇ쌤이랑 점심을 먹었다.

아니, ㅇ쌤도 같이...원래는 ㅅ쌤이랑 ㅇ쌤 둘 다 연락했었는데 ㅇ쌤은 약속이 있다고 이야기해서 둘이 먹을려고 한 거다.  나갈려는데 때마침 ㅇ쌤이 들어와서 같이 먹으러 나갔다. 

샹하이에 가서 춘권이랑 닭볶음밥 세트를 시키고 다른 사람들도 닭과 돼지고기 요리를 시켰다.

 

점심을 먹은 뒤 ㅇ쌤은 스페인어수업이 있다고 가고 ㅅ쌤네에서 뒹굴뒹굴 하다가 ㅇ쌤이 와서 같이 저녁 겸 술자리를 가졌다.

ㅅ쌤이 오래 넣어뒀던 막걸리를 꺼냈다. 막걸리와 함께 빈대떡을 부쳐서 먹으니 오랜만에 먹는 맛이 감동적이다. 

 

9월 수업시작!(2017.09.04)

9월 수업 시작이다!

잠시 짬이 나서 메르카도 센트랄에 내려가서 저녁을 먹었는데...카트에서 만든 5솔짜리 햄버거를 먹었다. 1600원짜리 햄버거가 왜 이리 맛있는지....

한국어 수업시간 방향과 도형에 대한 단어

 

자이카 단원와 한자 협력수업(2017.09.05)

오늘부터 매주 화요일 자이카 단원 아카리가 한자수업을 나와 교차로 해주기로 했다.

아카리가 그날 배울 한자를 가르쳐주고 내가 앞 뒷날 복습을 해주면 될 듯하다.

지금 9월 고급반 수업은 월화수요일은 한자수업을 하고 목요일은 초급문법 발표나 고급문법책으로 공부를 하고, 금요일은 토픽기출문제를 풀어보고 풀이해주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아카리가 화요일에 와서 한자를 가르쳐주니까 나는 월, 수요일에 한자 복습을 하면 되도록 수업을 구성해간다.

이 일본 친구는 잘 배운 티가 난다. 무언가 물건을 받을 때도, 빌려줄 때도, 공부를 할 때도, 공부를 가르칠 때도 배운 사람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한다. 아주 작은 말과 행동이지만 볼 때마다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잘 배워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어떻게 하면 내 학생들이 저런 행동양식들을 알 수 있을까 생각을 더 해보게 된다.

 

익히고 익히고 익힌다.(2017.09.06)

태극권 투로가 끝나간다.

태극권의 1로를 끝내고 나면 계속되는 연습과 스스로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남는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

 

한국어 수업시간...익히고 익히고 또 익힌다.

사람은 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익히고 익혀서 자동화되도록 만드는 방법으로 지식의 기억부터 활용까지의 사용을 만들어간다.

끊임없이 연습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지금 여기서의 내 임무다.

 

나 스스로도 연습을 그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그림이다.

색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케치를 한다.

보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 머릿속에 있는 대상을 종이에 옮기는 것. 그것이 내가 연습하는 것이다. 항상 표현하는 법이 서툰 나에게 꼭 필요하다고 느껴서 시작하게 된 그림. 계속 연습해 간다.

 

초급 문법 에스파뇰로 설명하기(2017.09.07)

올해 프로젝트 중 하나가 끝나간다. 

100여개의 초급문법들이 현지인들이 에스파뇰로 설명하고 학생 동의하에 그것을 영상으로 찍었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며 화면을 부끄러워하던 친구들도 이제는 부끄러움 없이 자신이 촬영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당당하게 발표한다.

사실 지금 하는 것들은 내년에 할 프로젝트의 초반부이자 연습이다. 

이 친구들에게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아직은 모르지만 나는 이 작업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태극권형 끝(2017.09.08)

아침에 하는 태극권 교실에서 권가를 끝냈다.

넉달이 조금 넘는 시간을 들여서야 권가 하나를 끝냈다.

 

태극권 동작 하나하나의 의미까지는 아직 모르지만 권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한 만족감을 주는 모양이다. 무언가 과제를 하나 끝냈다는 충족감도 있을 것이다.

이제 이 친구들과 뭔가 하나를 해 볼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 것도 바탕이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하려니 생각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ㅂ선생님 댁에서 점심, 산 페드로 고아원(2017.09.09)

오랜만에 ㅂ선생님 댁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2주 전에 연락이 와서 약속을 잡은 것이다.

ㅅ쌤은 결국 안 온다.

내 생각에 이 자리는 ㅅ쌤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밥 한 번 먹자고 하는 자리였을텐데....

하지만 덕분에 밥을 잘 먹었다.

아래 사진들처럼 온갖 음식들이 다 나오고....(사진은 생략)

 

점심을 거하게 먹고 ㅇ쌤이랑 산 페드로 고아원에 갔다.

ㅇ쌤 활동과 ㅈ선교사님이 하는 클럽샤마 활동을 봤다.

나는 아마 11월이나 돼서야 이곳 학생들과 따로 수업이나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록 정리(2017.09.10)

종일 기록을 정리하고 책을 읽었다.

생각이 많은 하루였다.

 

붓글씨 쓰기(2017.09.11)

오늘부터다.

현지활동 지원물품으로 신청한 붓글씨 쓰기 도구를 가지고 활동을 했다.

9월부터 매주 월요일 붓글씨 연습을 할 생각이다.

11월까지 붓글씨를 연습하고 12월이 되면 각자 접이부채에 글씨를 써보는 것으로 활동을 마무리할 생각이다.

 

자이카 아카리 오바 선생님의 한자(Kanji)교실(2017.09.12)

매주 화요일 계속 되는 한자수업이다.

처음 생각은 생활한자 150-200글자 정도를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일상어휘에 들어있는 한자어들을 조금 더 쉽게 접근하게 하려고 만든 수업이다. 다행히 아카리 선생님이 나와 콜라보 수업을 하는 것을 허락해주었다.

지금 고급반 학생들의 수준은 한국의 5살짜리 아이가 부모 말을 듣고 하고 싶은 말을 짧게 하는 정도다. 일상에서 쓰고 있는 어려운 단어들은 대부분 한자어라 이 친구들이 어휘력을 높이려면 한자를 알아가며 지금 자신들이 아는 어휘들에 의미를 맞춰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생각이다.

아마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지루한 시간이 될 것이라서 일부러 처음에 아카리 선생님을 초빙했다.

본인들이 좋아하고 가까이 하고 싶어하는 일본선생님과 공부를 통해서 학습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저녁에 하는 초급반 학생 중에 '레일라'라는 친구가 수첩을 소중하게 써서 보고 있다.

뭔가 해서 다가갔더니 내게 배운 한국어를 예쁘게 정리해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 공부를 하니 어느 선생이 가르치지 않고 가만히 있으려 하겠는가.

정말 감사하다.

 

출석이 걱정되는 날(2017.09.13)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이 오지 않아 걱정이 좀 된 날이다.

내일도 이러면 안되는데.....

내일은 ㅂㄹ코디가 공식적으로 기관을 방문하기로 했다.

수업시간에 들어와서 수업모습을 찍어간다는데....

 

미르타가 ㄷㅎ사진을 들고가서 그림으로 그려줬다.

학생들 그림과 글, 사진들을 모아서 책으로 엮어줄 생각이다.

연말에는 내년 달력도 만들어보고....

 

지각과 결석(2017.09.14)

정말입니다. 코디님.

학생들이 오늘만 이렇게 안 온겁니다.

다른 날은 잘들 와요....ㅠㅠ

 

어제 우려대로 학생들이 안왔다.

코이카에서 방문한 시간에 학생들은 수업시간 30분이 넘어서도 2명만 앉아있었다.

코디는 사진을 찍어갔고....

나는 슬펐다.

 

저녁시간. 기초반 학생들이 왔을 때 나는 분을 풀듯 학생들과 사진을 찍어댔다.

 

그라시엘라 생일(2017.09.15)

어제는 그렇게도 안오던 친구들이 오늘 다 왔다.

알고보니 오늘 생일축하를 위해서 어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준비했단다.

한 마디 말도 없이....

그래도 어쩌겠는가. 학생들인걸.. 

준비한 것들을 이들과 전부는 나누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 순간이다. 

함께 할 수 있는 것만 함께 하고 나머지는 삶의 자유로움 앞에 놓아두어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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