去去去中知 거거거중지
行行行裏覺 행행행리각
가다보면 알게되고
하다보면 깨닫는다.
태극권 수업 쉬는시간에 선생님이 칠판에 이 글을 쓰셨다.
쉬는시간이 끝나고 이 글이 무슨 뜻인지 물었더니 옛날이야기를 하나 하신다.
선생에게 세 제자가 있었다.
첫째는 재능이 넘치고, 둘째는 머리가 좋고, 셋째는 병약했다.
선생은 그 시대의 지식으로는 가르칠 것이 더이상 없을 정도로 세 제자를 가르쳤다.
어느날 선생이 세 제자에게 각자 다른 산에 나무를 심고 하루 세 번 한 양동이씩 물을 주도록 했다.
첫째 제자는 처음에 엄청난 열의를 보이며 뭘해도 어떻게 하는지 주변에 크게 알리며 했다.
하루에 네 번씩 두 양동이씩도 물을 줄 수 있다며 큰소리를 쳤다.
보름쯤 지나자 첫번째 제자는 자기가 하는 이 일이 자기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 일이냐며 떠나갔다.
나무는 얼마 심지도 자라지도 못했다.
두번째 제자는 열심히 해보겠다며 온힘을 다 해서 하루 세번씩 물을 주었다.
한 달쯤 지나자 그는 눈에 띄는 변화가 얼마 없어서 나무를 심고 물을 주는 것이 시들해졌다.
그후 이런 저런 핑게를 대며 자기가 하는 일을 놓고 떠나갔다.
나무는 첫째 제자보다 조금 더 심겼지만 결국 얼마 자라지 못했다.
세번째 제자는 아무말없이 나무를 심고 물을 주었다.
선생도 제자가 어떻게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있는지 잘 모를 정도로 별말이 없었다.
나중에 찾아갔을 때 제자는 계속해서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있었다.
병약했던 제자는 나무를 심고 물을 주면서 조금씩 변해갔다.
처음에는 체력이 약해 나무를 몇그루 심지 못하고, 물도 얼마 주지 못했다.
몸을 움직이다보니 강건하게 변하고, 이후에 나무를 더 심고 물을 줄 수 있게 됐다.
하다보니 점점 더 요령을 알게되어 나무를 심고 물을 주는 것이 더 쉬워졌다.
나중에 선생이 세번째 제자를 찾았을 때는, 제자가 심은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사람의 진실된 모습은 그렇게 나온다.
평소에는 자기도 자기의 진실된 모습을 알기 어렵다.
지난하고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속에 있는 것이 나오기 마련이다.
한 번씩 되새기는 중용 23장의 글을 아래 써둔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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