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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KOICA기록[페루]

[KOICA]페루기록-2016 국내교육 영월교육원 11~15일

by 남쪽숲 2024.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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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영월교육원 11일차(2016.09.01)
아침운동 완료!
새천년체조랑 뜀걸음에 익숙해지고 있다.
파견국가 팀 연구활동 PPT자료를 담당 메일로 보냈다.
이제 보고서가 남았다!

오전에 공지가 나왔다. 일정표를 좀 바꿔야 한단다.
청렴문화제라는 걸 해야한다는데....
일정표를 바꾸면서 보니까 일정이 추가된거다. 없던 일정이 생겼다.
분명 공문이 떨어진 거겠지. 청렴에 대한 일정을 만들든 아이디어를 내는 행사를 하든 하라고....
'도를 도라 하면 도가 아니다' 했다.
청렴을 계속 강조한다는 것은 청렴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정책의 방향과 목표, 내용과 말단의 실제들은 참 오묘하다.

인문학 도서를 신청한 것이 나왔다.
인문학 도서들은 인문학 토론 일정이 끝나고 나면 반납해야 한단다.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을 신청했는데 이번 기회에 한 번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파견국가 연구활동시간에 그간 조사한 내용들을 발표했다.
인물, 역사, 문화, 지리와 기후, 결혼과 장례, 특이상식 등으로 해서 일곱 조가 발표를 했다.
관심있는 나라에 대한 내용이다보니 다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발표를 들었다.

점심을 먹고 개발협력이슈시간이 됐다. 오늘은 새마을이 주제다.
옆에 앉으신 장선생님은 우간다 내용이 나오니 흥미가 돋는지 열심히 듣다가
마지막 질문시간에 자신이 생각한 바를 말씀하셨다.
요지를 말하자면 '사람이 모자라진 않다. 일할 사람이 모자라다.진짜 일할 사람을 키워서 내보내고 그런 인재들을 널리 구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현장에서 인력이 굉장히 모자란 것이 자명하다.'
나 또한 그 의견에 어떤 반문을 하거나 의문이 일지 않는다. 이전 ㅇㅇ에 있을 때 그런 경험을 나는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있으나 일할 사람이 없는 현장. 그렇게 되면 원래 일하던 사람도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런 일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을 빨리 먹고 3층 대강의실로 갔다.
지역봉사하는 사람들은 6시반까지 모여달라고 해서다.
염선생님이랑 밥을 얼른 먹고 올라가니 6시반이다. 사람들이 거의 다 와있다.
이번주 토요일과 9월 말에 한 번 더, 교육원 옆에 있는 노인요양원에 가서 같이 있다 오자는 말이었다.

역할이 있어서 A,B조로 나뉘었는데 조장이 필요하단다.
그런데 아무도 조장을 맡으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손을 들고 A조장을 맡는다고 했다. 내가 A조였으니까.
그랬더니 B조에서 김ㅇㅇ 선생이 손을 든다. 파견국 장인데, 이런데도 손을 들다니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조장을 하는 것은 상관이 없다. 누구든 하려고 마음먹는다면 할 수 있는 것이다.
귀찮음 보다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할 수 있으면 해나가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저녁에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잠깐 오고 그동안은 숙소 안에서 책을 좀 봤다.
비가 그치니까 나가서 산책을 하고 싶어졌다.
조금 걷다보니 풋살장이 환하다.
가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ㅇㅇ형과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천천히 걸어가니 서ㅇㅇ선생이 반겨준다.
9시까지 축구를 보다가 자리가 파해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이 환하다.
20대의 혈기들은 조금 있으면 분명히 서로를 찾게 될 터인데....
조만간 서로 호감을 보일 남녀들에게 축복을~


코이카 영월교육원 12일차(2016.09.02)
아침에 비가와서 운동은 안하는 걸로!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지만 팀과제를 수정하다가 아침을 먹었다.

오전은 3시간 내내 규정을 공부하는 시간이었는데...
한꺼번에 우겨넣는 것 같아서 좀 힘들었다.
그래도 뚝뚝 떨어트려서 따로 수업했으면 관련성에 부족함을 느껴서 기억하기 더 함들었을테니 만족하자.

점심을 먹고 오후에 개발원조 환경편을 들었다. 
나와는 세상을 해석하는 방향이나 방식이 다르지만 재미있게 잘 들었다. 
틀린 생각은 아니니까.

중간 쉬는 시간에 국별모임을 해서 선배단원에게 줄 질문지를 만들었다.
최ㅇㅇ선생은 아파서 병원을 갔다하고, ㅇㅇ 선생은 아무데도 안보인다.

그리고 나서 예방주사를 맞았다. 
A형 간염과 파상풍.
체온을 재고 의사 문진을 받고 양팔에 한 방씩 맞았다. 별 아픈 느낌은 없다.

자료실에서 오늘 빌린 책을 좀 보다가 1층 인터넷카페에서 수다도 떨다가 저녁을 먹었다.


코이카 영월교육원 13일차(2016.09.03)
아침에 CD플레이어가 고장이 났는지 기상음악이 안나왔다.
아침운동을 하러 나오라는 방송을 해서 숙소를 나가니 다들 천천히 숙소에서 나오는 중이다.
지친 얼굴이랄까? 고되거나 힘든 건 아닌데 지친...그런 얼굴들이다.
어제 맞은 예방주사가 아침에야 효과를 내는지 양쪽 어깨가 묵직하다.
사람들이 모이자 다들 그 이야기들을 한다.

간단히 스트레칭과 새천년 체초를 하고 뜀걸음을 했다.
오늘부터 천천히 걷는 D조는 없다.
몸이 안 좋은 사람들만 C조를 하기로 하고 조를 만들었다.
군대에서의 경험으로는 다들 이제 슬슬 몸이 적응할 때인데...
보름쯤(2주) 지나면 훈련병들도 훈련소 생활에 어느정도 적응을 해서 두려움 보다는 기대로 아침을 시작한다. 시니어 분들은 기대보다는 비평에 가까운 생각들을 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다.

아침을 먹고 숙소로 얼른 들어와서 팀과제를 마무리했다.
최ㅇㅇ 선생한테 연락을 했는데 머릿말은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니 두 사람이 안했다고 한 사람걸로 하자고 한다.
쓰기 싫은가보다하고 생각하고 그냥 소감만 보내달라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9시쯤 소감을 써서 보내준다.

오늘 오전은 팀과제를 마무리하라고 파견국가 연구 시간을 주어서
과제를 마무리 하고 최ㅇㅇ 선생한테 완성본을 메일로 보냈다. 

본관 3층대강당으로 가서 '리버레이터(시몬 볼리바르 만장군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봤다.
9시에 상영을 시작하기로 했는데 난 좀 늦었다. 이미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가보니 중간에 기기 오류가 났는지 다시 틀어준다고 한다.
그래서 운좋게 처음부터 보게 됐다.

볼리바르의 이야기는 내가 아는 이야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왜 나는 울컥하는 장면들이 있었을까?
영화에서 보인 복선과 상징들은 내게 '생각'을 요구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의 그 비통함이 내게 큰 감정과 감동으로 다가왔다.
유럽의 은행가가 콜롬비아 대통령이 된 볼리바르에게 와서 중앙은행을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하자 볼리바르가 했던 말,
은행가가 볼리바르에게 던진 말은 나에게 하는 것 같아서 순간 눈물이 핑 돌고 말았다.

내게 반항심을 일으키는 말.
"그 일은 혼자할 수 없다"는 그 말이 지금까지의 내 삶과 앞으로의 전략을 다시 돌아보도록 한다 .
영화가 끝나고 숙소로 가서 쉬다가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나서 인터넷카페에서 최ㅇㅇ 선생을 잠시 보고 팀과제 최종본 수정사항을 확정했다.
마무리를 하고 숙소로 돌아와 최ㅇㅇ 선생한테 메일로 보냈다. 인터넷카페에서는 무선인터넷이 잘 안됐기 때문이다.

1시50분쯤 코이카 건물 뒤쪽에 있는 요양원 건물 앞에서 지역봉사 단원들이 모였다.
총 19명이 모여서 1-3층 청소를 맡았다.
화장실, 창틀, 유리창, 휠체어를 깨끗하게 닦았다.
건물 밖도 깨끗이 한 번 쓸었고, 못 쓰는 화분도 치웠다.
잠시간 짬을 내어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도 잠시 나눴다.


코이카 영월교육원 14일차(2016.09.04)
휴일이다.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7시가 조금 넘어서 일어났다.

[담론]을 조금 읽다가 아침을 먹으러 나섰다.
아침을 먹고는 조금 더 잘까 씻을까 살짝 고민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따뜻한 물에 씻고 싶은 마음이 더 들어서 씻고 옷을 챙겨 입었다.

침대에 걸터 앉아서 [담론]을 계속 읽었다.
한 묶음까지는 읽을 생각이었는데 반 묶음만 읽다가 일어났다.
아침운동을 안해서인지 몸이 찌뿌둥하다.
신영복 선생님 글은 어른이 아이를 들어 먼 곳까지 보여주듯 내 사유의 높이를 선생님 자신의 사유로 끌어들이는 맛이있다.

시를 예로 들어 진실과 사실의 관계정립을 하고, 인식의 틀을 문사철과 시서화악을 예로 들어 추상과 상상을 설명했다.
복잡하고 큰 것을 단순하고 작은 것으로 만들고, 작은 것을 크고 복잡하게 만드는 방향성.
그 설명이 군더더기가 없어서 감탄이 인다.

자료실에 가서 직무교육 관련한 책을 더 찾아보다가 점심을 먹었다.
잠시 앉았다가 기타 소모임을 들어갔는데 어제 하루 지역봉사로 빠진 것이 이렇게 클줄이야.
연습을 더 해야겠다. 다행히 선생님이 잘 가르쳐주어서 코드를 하나하나 짚어볼 수 있었다.
이제 짚을 수 있는 코드가 G, D, EM, AM, C 다.
아직 코드를 옮기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손가락을 보고 하나씩 옮겨야 하지만
부단히 연습하다보면 절로 이루어질 거라 생각한다.
저녁 먹고 연습을 더 해야겠다.

자료실에 가서 책을 더 보는데 너무 잠이 와서 숙소로 돌아왔다.
그때부터 내리 잠들어서 밥 먹기 전까지 누워있었다.
일어나니 함선생님이 빨래를 돌려서 널어놓으신 모양이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비가 한방울씩 떨어진다.
숙소로 돌아오니 쏴~하며 내리는데 천둥번개가 함께 친다.
본관으로 다시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기타는 내일 점심, 저녁 쉬는 시간에 만져봐야겠다.


코이카 영월교육원 15일차(2016.09.05)
아침운동이 상쾌하다.
금새 비가 올 것 같은 하늘인데도 용케 안 내린다.

요새 계속 아침밥이 맛있다.
살이 쪄가는 것을 바지로 느낀다.
엉덩이랑 허벅지부분이 이미 꽉 낀다.
바지가 찢어질 것 같아서 조심조심 다닐려고 노력 중이다.

오전 시간은 범죄피해 예방교육을 했다.
아침운동에 이은 운동이었다.
한 시간 정도 범죄사례 설명과 한 시간의 몸풀기, 한 시간의 호신술 수업을 했다.
범죄사례는 언제들어도 사람들의 주목을 끈다. 위험한 이야기는 매력이 있다.
태권도식 몸풀기를 하니 온몸이 비명을 지른다.
호신술 수업을 받으면서 ㅇㅇ 선생이랑 손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예전 배운 것들이 새록새록 생각이 난다.
다만 몸이 안 따를 뿐...역시 관리가 중요하구나.
바지가 안 찢어지게 조심조심 했다.

점심을 먹고 몸을 다시 씻었다. 땀을 많이 흘렸기 때문이다.
저녁에 있을 전통예술문화 시간에 쓸 도장을 만들었다.
중고등학교 때 쉬는 시간 마다 만들어보던 기억을 되살려 도장을 팠다.
짬짬이 했더니 한 20분정도 만에 도장이 완성됐다.

오후 수업은 교수학습법이다.
이미 학부 수업으로 두 학기를 들은 내용이고 대학 4년동안 주구장창 하던 내용이다.
하지만 항상 정리하고 되새겨야 하는 내용임이 분명하다.
강사 선생님은 강의를 잘 할 수 있는 틀을 잘 옮겨 주셨다.
다만 2시간 정도만 하면 될텐데 왜 4시간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

2시간의 발표시간은 도움이 되는 사람도, 혹은 도움이 안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시니어 분들한테는 도움보다는 안도와 지루함을 함께 주지 않았을까 한다.
다른 안을 내 보자면, 어차피 직무교육시간에 할 내용이니 자신이 할 강의나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틀을 짜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저녁을 먹고 얼른 숙소로 돌아왔다.
빨래꺼리를 정리하고 책을 챙겼다.
7시부터 하는 전통예술문화시간에 쓸 도구들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얼른 짐을 챙겨서 본관으로 가니 안그래도 기다렸다는 듯 도구를 가지고 와달라고 반장님이 이야기를 하신다.

복선생님이랑 같이 도구를 옮기고 각각 책상에 자리를 폈다.
저번시간에 이어 국화를 그려보고 인터넷으로 찾아봤던 새우를 그렸다.
내가 그린 새우를 보고 소재가 특이하고 농담을 잘 표현했다며 ㅇㅇ선생님이 칭찬을 했다.
난 잘그렸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칭찬을 받으니 기분은 좋다!
그냥 새우가 먹고 싶을 뿐이었는데....

부채를 펴고 뭘 그릴지 생각을 해봤다.
전에 누군가의 부채에 매화가 그려진 것이 멋지다고 생각한 것이 떠올라서 손전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다.
부채에 그려진 매화그림이 있길래 머릿속으로 내가 본 매화나무를 떠올려보면서 가지 느낌을 살려보려고 했다.
일단 그리기는 했는데 그림붓을 잡은지 얼마 되지 않은지라 생각한 대로 그려지지 않는다;;;

자기 그림들을 한사람씩 돌아가면서 소개를 하고 자리를 파했다.
다음 시간에는 전시품을 어떻게 전시할지 만들고 가져다 놓을 것 같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ㅇㅇ이한테 전화가 왔다.
무음이라 전화 온 줄 몰랐는데 다시 전화를 하니 통화중이다.
아직 통화 중이니 아주 오랜 통화가 되겠다.
정리하고 자야겠다. 피곤해~

[그라민 은행 책 사진]
일반은행에서 대출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소액대출을 해주는 그라민 은행 이야기다.
이 은행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한 사람의 생각이 세상을 바꿔가는 과정'이 매우 충격적이었다.

[매화 그림을 그린 부채 사진]
저녁 전통예술문화 시간에 그린 매화 그림. 선이 뭉툭하고 섬세하고 날카로운 매화의 느낌이 부족하다.
처음 그려본 것 치고는 잘 그렸다고 치자.
선생님도 칭찬해주셨다. 점점 더 잘 그릴 수 있도록 닦아가자

[스리랑카 홍차가 담긴 머그컵 사진]
ㅇㅇ 선생님이 나눠주신 스리랑카 홍차...이것이 실론티인가...
맛이 좋다. 세 번정도 재탕을 하니까 쓴맛이 우러난다. 두 번까지만 우려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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