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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KOICA기록[페루]

[KOICA]페루기록-2016 국내교육 영월교육원 16~20일

by 남쪽숲 2024.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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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영월교육원 16일차(2016.09.06)

몸이 점점 변하는 걸 느낀다.
근육이 조금 더 발달하긴 하는데 지방도 같이 붙고 있다.
무게가 느는 것은 이때문이 아닐까?

아침밥에 샐러드가 머스타드 소스에 버무려져 나왔는데
분노(?)의 글쓰기를 당했다.
소스를 미리 뿌려서 버무리지 말아달라는 글들이 쇄도했다.

오전 영어시간은 야외수업이다.
아침인사를 나누면서 기분이야기가 나왔는데 기분이 안 좋다는 사람 이야기를 듣고 
날씨가 좋으니 밖에 나가서 공부하는 건 어떠냐는 신디선생님의 제안이 있었다.
관리동 옆에 있는 카페로 갔다.
실내보다는 실외가 좋다는 사람들의 말에 의자를 옮기고 자리를 만들었다.

영어로 한사람씩 칭찬하는 시간을 가졌다.
앉은자리에서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선생님이 정해준 한 사람씩의 칭찬꺼리를 중복없이 말하는 것이다.
서로를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시간은 다시 실내로 들어와서 상황별 대화를 이어갔다.
오늘의 상황은 어떤일을 제안하거나 요청할 때의 표현들과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할 때 쓸 수 있는 표현들이었다.
회화수업은 이런 것이 좋다.
실생활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표현들이어고 알고 있는 문법들을 적용하고
구어에서 쓰이는 섬세하고 구체적인 표현들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절주와 금연과 중독에 대해서 강의를 들었는데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고, 너무 많이 들은 이야기라서 잠이 왔다.
앞옆뒤를 보니 나만 그런 것은 아닌가보다.

다음시간은 현지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응급처치들에 대해서 배웠다.
고혈압, 저혈압, 협심증, 뇌졸중 등의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상처소독과 붕대사용법, 모기장 치는 법을 실습해 봤다.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앞 시간보다는 즐거웠다.

그 뒤 단화와 출국가방(흔히들 이민가방이라 부르고 보따리상인들이 잘 쓰는 엄청 큰 가방)을 받고 숙소로 바로 돌아왔다.
보통 페루는 마지막에 부르는 나라인데, 오늘은 마지막 나라부터 받자며 페루부터 불출해줬다.
물건을 받고 숙소로 바로 와서 단화를 신어보고, 가방을 다 열어봤다.
자크도 열어보고 구멍은 없는지, 마감은 잘 됐는지 확인했다.
본관에서 했으면 좋았겠지만 주병 선생한테 이목이 쏠리는 걸 보고 숙소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쉬면서 [담론]을 더 읽어야겠다.
영어도 복습하고 스페인어 단어라도 조금 보고 자야겠다. 


코이카 영월교육원 17일차(2016.09.07)

어젯밤 부상자가 있었다.
풋살장에서 한 사람, 중앙광장 잔디밭에서 한 사람...
한사람은 병원에 입원을 하고, 한사람은 오늘 아침에 병원에 다녀올 정도였으니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걱정이 안될 수 없다.
111기 대표의 말로는 다행스럽게도 크게 다친 것은 아니라 하니 마음이 놓인다.

아침 운동을 상쾌하게 끝내고 
씻고나서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오늘이 그날이라니...
'1달러의 날'
한 끼에 1달러치 밥을 먹고 나머지 식비는 기부를 한다는 좋은 취지의 행사다.
식량 분배가 부족한 나라의 식사를 체험해본다는 의미도 있다.
 
오늘따라 운동이 참 상쾌하더니....운수좋은 날이다.
죽 한그릇을 싹싹 비우고 식당을 나섰다.
힘이 없다.
 
오전 영어수업은 역시나 신디선생님의 재미있는 말하기 수업~
먹은 게 별로 없어서 최대한 말을 아낄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열심히 말하고 있다.
떠들면서 회화를 하다보니 세 시간이 금방 간다.
이것이 언어 마스터의 능력이라 하겠다. 나도 모르게 조련되는 것이제~
 
점심은 라면 반 개가 나왔는데...
평소의 나라면 한 젓가락에 집어서 삼켜버릴 양이지만 세네 번을 조금씩 나눠서 먹었다.
나름 꼭꼭 씹어먹었다. 뭔가 들어간다는 느낌을 위가 가질 수 있게....;;;
 
점심을 먹고는 내리 4시간을 '자기개발 리더십' 수업을 했다.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정의를 해야 하려나? 좋은 기술을 많이 배웠다.
 
짝과 둘이서 손크기를 대보라고 이야기해서 손이 큰 사람부터 자신의 걱정이나 고민을 이야기하게 하고 상대가 그것에 대한 답을 주기보다 잘 들어주는 것을 유도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장점(칭찬할 점)을 적어보고 4명이서 자신이 그것에 대해서 발표하면 다른사람들이 돌아가며 칭찬할 점을 하나씩 더 말해주는 것도 내가 가져가고 싶은 수업기술이다.
자신이 고른 버추카드를 보면서 4명이서 자기 카드 이야기를 돌아가며 하고 그것에 대해 포스트잇에 돌아가며 떠오르는 발표자의 장점을 적어서 나눠주는 것도 좋다.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적어보고 남들 앞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인생곡선 그리기 시간도 알아가야 할 중요한 관계의 기술이다. 수십장의 사진 중에 내 현재모습과 미래모습을 나타내는 사진을 골라보고 설명하는 것도 그렇다. 이야기를 하고 나면 나와 둘러앉은 여섯 사람이 자신들이 발견한 내가 가진 능력들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내게 주며 설명해주는 것이 참 기발하다. 내게 필요한 이야기들, 상황을 설정하고 관계의 기술을 보여주는 기술도 참 좋다. 오늘은 보물들을 많이 주웠다.
 
저녁에는 주먹밥이 나왔는데 앞에 사람들이 2개씩 먹어도 된다고 해서 기뻤다.
주먹밥 2개에 웃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옥수수도 나왔는데 딴지 시간이 좀 지났는지 단맛이 나지는 않았지만
옥수수알이 탱클탱글하게 잘 씹혔다.
 
숙소에 와서 몸을 씻고 잠시 밖을 산책하려고 일어나는데 갑자기 불이 다 꺼졌다.
정전인가 하고 생각하는데 폰에 카톡이 울린다. 저녁에 단전 단수 훈련(?)이라고 한다.
다른 교육생들은 이미 이 훈련의 존재를 알고 있었나보다.
나는 속으로 아까 씻고 있을 때 단전 단수가 안된 것에 안도하고 있었다.
 
염선생님, 함선생님과 중동 숙소 밖의 정자에 갔다. 오 선생이 먼저 앉아있었다.
함선생님은 30분쯤 있다 들어가시고
나머지는 같이 앉아서 불이 들어올 때까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9시가 넘으니 불이 들어온다. 2시간정도 단전 단수였나보다.
 
목이 간질간질하고 침을 삼키니까 부은 느낌이 나면서 따끔거리는 걸 보니 감기가 다시 오는가보다.
따뜻하게 하고 자야겠다.



코이카 영월교육원 18일차(2016..09.08)

아침부터 목 뒤 근육이 뻐근하고 머리도 무겁다.

아침운동을 하고 들어오는 길이 살짝 으쓸하다.

 

아침밥이 풍성하게 나와서 엄청 많이 먹었다.

어제 '1달러의 날'을 한 것을 보상받기라도 하듯이....

 

이제까지 그런 날이 없었는데

밥을 먹고 침대에 누워서 잠시 잠들었다.

 

오전에 '세계시민' 시간이 있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세계시민이라는 것이 무언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게 해주는 수업이라 하겠다.

생각과 행동을 강조하지만 실제적으로 어떤 행동들이 이어져야하는지 공동체, 기관의 입장에서는

사례를 들어주었는데 개인의 단계에서는 이야기가 부족한 것 같다.

 

아침에 111기 전체 공지가 있었는데 마니또를 해보자는 것이었다.

점심 먹기 전에 마니또 추첨을 했는데 나는 아직 인사도 못해본 친구를 마니또로 맞게 되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줄까.

사진도 같이 찍어야 하고...선물도 주고 싶고...편지도 쓰고 싶고....

너무 오랜만의 마니또라 설렌다.

아. 나를 마니또로 받은 사람은 누굴까?

 

오후부터는 한국음식 만들기를 했는데 팀을 새로 짜서 요리를 했다,

떡갈비와 닭찜 중에 떡갈비를 뽑아서 요리를 했는데...이것이 우리 저녁메뉴다.

양배추 김치도 만들고, 우리도 먹고 양로원에도 드릴 감자송편도 만들었다.

 

5시에는 지역봉사자들이 모여서 양로원에 감자송편을 전달했다.

송편상자를 내가 들고 옮겼는데 얼떨결에 양로원 원장님과 영월교육원장님 사이에서 사진을 찍었다. 

 

4시간 동안 한 일을 너무 간단하게 적어버렸다.

점심 먹기 전 보건실에 가서 몸살감기약을 먹었는데 몸이 좀 가벼운 대신에

시간이 휙휙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저녁을 먹고는 재료와 기구들을 치우고

숙소로 내려왔다.

오늘 염선생님께 카페에서 차를 한 잔 대접하려고 지갑을 가지고 나갔다.

카페는 이미 문을 닫았는데

차를 마시려고 기다리는 친구들이 있었다.

 

평소 이야기를 못해본 친구들인데 이야기를 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인사를 하고 다녀서 얼굴은 다들 아는데 이름은 아직 다 기억하지 못했다.

미안해요ㅠㅠ

 

앉아서 차를 마시면서 농담도 하고 내일있을 규정시험 예상문제도 풀어봤다.

족보를 못봤는데 이참에 보게 됐다.

 

저녁이 되니까 감기기운이 살짝 가라앉는다.

목 아픈 것도 조금 삭혀졌고, 머리도 많이 무겁지는 않다.

으쓸으쓸하던 것은 조금 남아있어서 뜨거운 물로 씻고 산책은 안했다.

 

하루종일 시간이 어찌 갔는지 모르겠다. 내일은 좀 더 낫겠지.

숙소에 와보니 교육진행에 인력이 필요하다고 임ㅇㅇ한테서 연락이 와있다.

내용이 없어서 물으니 대답해준다.

교육 인원, 시간, 장소, 계약금 같은 기본적인 정보는 이야기해주면 인력을 구하기 더 나을텐데....

한 발짝씩 성장해가자.


코이카 영월교육원 19일차(2016.09.09)

아침운동은 역시 상쾌하게 끝냈지만 감기기운은 아직 남아있다.
규정시험 보는 날이라 우리방 선생님들과 같이 문제내기 공부를 했다.
함선생님이 즐겁게 문제를 내주시는 바람에 머리에 쏙쏙 넣을 수 있었다.
 
계산 문제가 한 문제 나온다고 했는데 나는 당당하게 계산을 포기할 생각이다.
나는 이제 돈과 많이 엮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어차피 계산은 코이카에서 꼼꼼하고 정확하게 해서 지급할 것이므로...
규정시험이 끝나고 문제풀이가 있었다. 예상대로 평균치에 근접한 점수가 나왔다.(?)

코바설명
도천리마을회관 에어컨 증정
점심 진짜 칼국수
카페 블랙진저티와 마스코바도 사탕
코바가입
현재 내 삶의 속도를 더 늦춰야 한다.
내가 살기 위해서
황열예방접종과 그라민은행 책 마저 읽기
해외안전, 건강수업
기대와 두려움, 다시 한 번 준비할 것을 되새김



코이카 영월교육원 20일차(2016.09.10)

여느때와 같은 아침을 보내고...
사실은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 폭풍같이 지나갔다.
보고서 작성법 시간이 왔다.
 
김ㅇㅇ선생님(?)이 강의하셨는데 처음 이 강의를 맡게 돼서 긴장된단다.;;;
우리도 처음입니다만....
차근차근 설명을 잘 해주셔서 잘 봤다.
 
6개월에 한 번씩 작성해야 하는 정기 보고서
한 달에 한 번 작성해야 하는 안전 보고서
 
기관에 필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현장사업 보고서
직종이 다른 단원이나 다른 봉사단체들과 함께 진행하는 협력 활동 보고서
 
보고서 자료가 필요한 사람은 말하라고 하길래 말씀드렸다.
PDF문서를 메일로 보내준다고 했는데....
아마 추석이 지나고 나서 오겠지?
 
버스출발시간 때문에 중간 쉬는시간 없이 11:40에 수업을 마쳐주셔서
점심을 얼른 먹고 영월-제천-원주행 버스에 탔다.
딴 사람들은 캐리어까지 실어가는데 나는 에코벡 하나에 교육원에서 받은 이민가방을 비닐포장째로 들고 가는 걸로 끝이다.
 
원주행 버스에는 24명이나 탔는데 페루로 가는 교육생들도 6사람이나 됐다.
편안하게 의자를 젖히고 누워서 뒤에서 아가씨들이 도란도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원주로 왔다.
중간에 제천시외버스터미널이랑 제천역에서 내리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동갑인 ㅇㅇ이도 제천역에서 내렸다. 지금까지 본 바론 스스로 바르게 노력하는 참 바른 친구인 것 같다.
 
원주버스터미널에서 교ㅇ 선생이랑 시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속세에 나와서 그런지 멀미가 났다;;;
교ㅇ 선생이랑 롯데리아에 들어가서 나는 콜라만 한 잔 마시고, 교ㅇ 선생은 감자튀김이랑 음료를 마셨다.
괜히 나 때문에 교ㅇ 선생이 먹을거리를 제대로 못 먹은 것 같아 미안했다.
  
부산행 버스를 타고 네 시간을 왔다.
중간에 안동휴게소에서 한 번 쉬었는데 조금 있다가 다시 휴게소로 버스가 들어갔다.
버스에 이상이 생겼는지 미리 대기한 다른 버스로 갈아타라고 한다.
뭔가 단체납치극같은 의심이 들었지만 안그래도 버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었다는 교ㅇ 선생 말을 듣고 그냥 탔다.
물론 운전기사가 우리와 같이 버스를 바꿔탔기 때문에 탄 것도 있다.
만약 기사가 바뀌었으면 더 의심이 나서 안 탔을 수도 있다.
그렇게 부산까지 4시간이다.
 
부산에 도착하니 이미 밖이 어둑하다.
나오는 길에 어묵(오뎅)을 두 개씩 먹었다. 따끈한 국물이 들어가니 속이 좀 풀리는 듯 하다.
부산으로 오는 버스에는 페루 국장인 주ㅇ 선생이 어머니와 같이 타고 있었는데
우리가 화장실을 가는바람에 먼저 헤어졌다.
아쉽지만 주ㅇ 선생 어머니는 다음 기회에 또 뵐 기회가 있겠지.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니 파김치다.
오늘 내일은 집에서 가족들과 푹 쉬는 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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