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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일상 Ordinarios

[일상다반사] 절차에 대한 단상

by 남쪽숲 2022.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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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일은 대부분 비슷하다.
누가 많이 하고 누가 적게 하느냐에 대해서 왈가왈부가 있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크게 어려운 일은 없다.
일을 실패한다고 해서 일반 기업처럼 뭔가 손익에 영향을 주는 일이 벌어지거나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다만 사람에 대한 일들이 대부분이라 사람을 조심해야 할 일들이 많을 뿐이다.
그래서 학교 일은 기업에서 보다 쓸모없어 보이는, 혹은 이상하다 생각되는 절차가 더 많다.
나는 이런 일들을 겪어가면서 현재 하는 일들을 일부는 이해하게 됐고, 일부는 이상하다고 생각을 한다.

최근 자주 생각하는 일에 대한 단상은 '절차의 필요성'에 대한 것이다.
대부분의 일에는 절차가 있다.
위에 말한 학교든, 기업이든 거의 모든 공동체는 각각의 개체들이 '모여'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절차가 필요하다.
신뢰와 신용의 문제 때문이다.
국민의 세금을 얼마나 양심있게 사용하는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일의 결정을 할 수 있는 직위를 가지거나 관리자로서의 입장을 가진 이들은 '절차'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서든 예산을 쓰려면 그 예산을 집행하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이 수립되어 단체의 장까지 결재가 난 것 말이다.
만약 이런 절차를 잘 아는 사람이 근거없이 예산을 집행하라는 지시를 받으면 무슨 생각이 들까?

대략 3가지 생각이 들 것 같다.
첫 번째는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예산 집행에 대한 절차를 잘 모르고 내게 지시를 내리고 있는가?'
두 번째는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내가 절차를 어기고 예산을 집행하도록 유도해서 뭔가 꼬투리를 잡고 싶어하는가?'
세 번째는 '절차를 알면서도 무시하고 자신이 성과를 내는 것처럼 보이고 나중에는 책임을 미루겠다는 말인가?'
결국 세 가지 모두 분노하게 되는 생각들이다.

무슨 일이든, 일을 남보다 많이 처리하는 것에는 별로 화가 나지 않는다.
필요한 일이고 정당한 대가가 있다면.
다만 절차를 아는 이에게, 절차의 중요성을 잘 아는 이에게
절차를 무시한 지시를 하고, 내용을 알려주지 않은 채 압박을 주거나 일을 질질 끌면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이럴 때는 차근차근 처리할 수 있도록 주변에 묻고 물어 일을 처리해보자.

책임없는 권리를 누리고 싶은 사람은 많아도, 권리없는 책임을 지려는 사람은 없다.
생각을 바로 세우고, 한 발씩 걸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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