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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일기 Diario del ejercicio

[수련일기] 십자수

by 남쪽숲 2020. 4. 6.

 

요즘 기회가 되면 아침저녁으로 권가를 한다. 

한 번은 학교에 출근해서 아무도 없을 때 구석진 곳에서, 다른 한 번은 퇴근하고 집 앞 공원에 아무도 없으면.

오늘도 그랬다. 아침에 수련을 끝냈지만 퇴근하고 들어오는 길에 집 앞 공원에 사람이 없어서 권가를 한 번 더 했다.

마스크를 쓴 채로 하는 권가라 호흡이 더 가빠왔지만 그건 그것대로 요긴한 경험이다.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호흡이 길게 뿜어지지 못한다. 

그래서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계속된다. 집에 와서 마스크를 벗을 때까지 말이다.

그래서 집에서는 가슴을 펴고 두 손을 들어올린채 큰 걸음으로 원을 그리면서 걸으며 심호흡을 한다. 

가슴에 찬 화기를 내보내는 동작이다. 등쪽 영대와 목 뒤쪽 대추에서 두둑거리며 일시적으로 가슴이 시원해진다.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한지 금새 목이 칼칼해지고 입천장이 마른다.

아마 이런 저녁 일과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 같다. 화기를 허약한 몸에 쌓아둘 수는 없으니까.

 

십자수는 얼굴 앞에서 양손이 모이는 동작이다.

양손이 원을 그리듯 밖으로 돌아 얼굴 앞에서 겹쳐진다. 

큰 공을 들고 있는 것같은 심상으로 움직이면 경력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태극권의 마무리 동작에 거의 항상 보이는 이 권형은 합태극을 형상화하고, 의기를 안정시킨다.

의기意氣가 안정되면 내기가 가라앉는다. 

 

이까지가 37식의 첫번째 순환이다. 

아주 잘게 잘라서 보면 12개의 동작이 맞물려서 돌아간다. 겹치는 권형을 빼면 11개의 동작이다. 

끊어지지 않는 고리의 첫번째를 만들어 간다. 이까지를 숙련해야 한다. 

눈을 가리고도 방위를 밟고, 몸의 감각을 깨워 공기의 움직임에 대응하고, 몸의 중심과 힘의 이동을 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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