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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일기 Diario del ejercicio

[수련일기] 어떤 구조를 만들고 있는가.

by 남쪽숲 2020. 3. 23.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몸을 쓸어주고 무극장과 유연공으로 풀어주었다. 

최근 텃밭교실을 만든다고 몸을 쓰고 있기 때문에 더 신경써서 풀었다. 

무게중심과 힘을 내는 몸의 구조를 이용해서 일을 하고 있지만,

언제든 그 구조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 벌어지곤 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각목과 판목을 써서 텃밭교실에 흙을 담을 틀을 짰다. 

네 귀의 길이와 높이를 정하고 무엇을 어떻게 위치시킬지 확인한다.

목재를 길이에 맞게 자르고 있어야 할 자리에 두고 끼우거나 못질을 한다. 

위치와 각도를 맞추고, 연결하면 제각기 받아야 하는 힘을 견딜 수 있는만큼 그 형태를 유지한다. 

 

몸의 구조를 만드는 것도 이와같다. 

다만 몸은 이미 관절과 근육이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기 때문에

힘을 쓸 때는 어떤 뼈와 관절을 각도로 둘 것인가,

어떤 근육을 더 발달시켜서 무게와 힘의 부하를 견딜 것인가를 맞춰가야 한다.

 

 

 

태극권에서 재료의 속성(?)을 확인하는 첫번째 걸음이 무극장이고, 재료의 강도를 더하는 것이 혼원장이다.

구조를 만드는 재료인 몸의 어떠함을 만들어가는 것이 참장이다.

그 다음이 근육의 유연성을 살리는 유연공을 행한다. 

사실 태극권은 앞의 두 과정이 모두 포함된 과정을 권가에 포함하고 있다. 

체와 용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좀 더 빠르게 체를 이루고 유지할 수 있기에 앞의 과정을 하는 것이다.

 

태극권의 첫번째 동작인 기세는 무극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몸의 구조와 상태를 확인하고, 방송으로 졸력을 빼고, 의지를 사용해 기운를 끌어올리는 동작인 것이다.

좌우로 딛는 발은 음양허실을 보이고, 중심을 낮춰 하단에 중심과 힘을 모아 진력을 사용할 준비를 한다.

올라갔다가 정면 중심에서 수렴하는 손은 나가고 물러서는 변화의 기세를 조절하는 것이다.

 

오늘치 일을 끝내고 나니 왼쪽 손목 위쪽 근육이 뻐근하다.

긴 판목을 들어서 연결할 때 판이 옆으로 넘어지려는 걸 억지로 힘을 써서 잡았더니 무리했나보다.

일을 마칠 때까지도 모르고 있다가 37식을 2번 하면서 손목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래서 '알아차림'이 중요한 것 같다.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아는 것이 앞으로의 일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내일 일은 조금 더 조심해서, 덜 하는 쪽으로 해야겠다.

 

댓글4

  • BlogIcon jshin86 2020.03.23 23:40 신고

    텃밭이 장난 아니게 큰거 같아요.^^
    그리고 아주 잘 만드셨네요.
    답글

    • BlogIcon 남쪽숲 2020.03.31 21:38 신고

      혼자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해서 만들다보니...ㅎㅎ
      저는 텃밭교실이라고 부르는데...다른 사람들은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예 선생님이 학생들이랑 수업을 하실 공간이죠. 저도 여기서 틈틈이 일하고 있을 겁니다.^^;;

  •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03.23 23:57

    목재를 아주 잘 사용하나봐용~!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