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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일상 Ordinarios

[일상다반사]세시풍속 정월대보름

by 남쪽숲 2020. 2. 8.

사진: Pixabay

오늘은 정월대보름이다.

태음력(달을 기준으로 하는 날짜) 1월의 첫번째 15일(보름달)을 그렇게 부른다.

한자로는 상원(元)이라고 한다.

음력 7월 15일 중원(元=백중날이다.)과 음력 10월 15일을 하원(元)이라 해서 원래는 도교적인 행사라고 본다.

보통 이날 보름달을 향해 한 해의 (땅의) 풍요를 비는 행사를 하는 것이다. 

내가 어릴 때는 마을에서 어떤 행사를 했는지 한 번 떠올려봤다.

 

1.보름 인사

더위를 팔아보자!

"ㅇㅇ야!"하고 상대의 이름을 불렀을 때 상대방이 무심코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라."라고 더위를 팔 수 있다.

그렇게 내 더위를 팔면 나는 올해 여름을 시원하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어릴 때는 더위를 파는 것보다 사는 게 더 많았는데... 그래서 해지기 전까지는 더위를 팔아야 한다.

 

사진: Pixabay

2.보름

보름밥은 보통 잡곡을 넣은 오곡밥이다.

찹쌀, 검은콩, 팥, 찰수수, 차조를 넣었다고 해서 오곡밥이다. 지역에 따라 오곡 구성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그 밥에 각종 나물을, 특히 묵나물을 해서 많이 먹는다. 아직 봄나물이 많이 나려면 좀 멀었으니까.

 

사진: 위키미디어

3.부럼과 귀밝이술

보통 정월대보름 아침 일찍 일어나 딱딱한 껍질을 가진 견과류들, 특히 땅콩이나 호두를 이로 물어서 껍질을 깬다.

호두, 밤, 잣, 땅콩, 은행 등을 물 수 있는데...재정상 땅콩으로 거의 통일 되어 간다. 요즘은 땅콩도 비싸다.

이렇게 부럼을 물면 한 해 피부에 부스럼이 없다고 한다.

부럼이 깨지는 소리에 부스럼을 만드는 귀신들이 달아난다고...;;;

 

그리고 이 날 아침 어른들이 우리들에게도 술을 한 잔씩 주는데, 이건 귀밝이술이라고 한다. 

이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져서 더 잘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아마 어른들 말씀을 잘 들으라고 주는 술이겠지.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더 귀가 좋아지고 싶다는 생각에 한 잔 더 달라고 했지만 돌아온 건 꿀밤이었다.

 

사진: 위키피디아

4.달집

달이 떠오를 때 나무나 집을 쌓아 태우고 주변을 밝히고 노는 것이다. 

한 자리(보통 마을 공터나 빈 논)에 크게 쌓은 목재들로 불을 내어 액을 쫓고 복을 부르는 행위이다.

간혹 대나무를 달집 안에 잘라 넣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펑펑 터지는 소리에 귀신들이 달아나라고 넣는다고 들었다.

달집을 태우기 전에 센스 있는 사람들은 고구마나 감자, 옥수수 등을 호일에 싸서 달집 주변에 살짝 묻어놓는다. 

저녁에 달집을 다 태우고 불이 사그라들 때쯤 삽으로 파내면 아주 잘 익어 있다.

 

사진: 위키미디어

5.쥐불놀이

쥐불은 논이나 밭 두렁에 불을 붙이는 놀이로 해가 지면 나가서 일제히 불을 놓아서 태운다.

그렇게하면 1년 내내 병이 없고 재앙을 멀리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우리는 보통 깡통에 구멍을 내고 안에 숯이나 연탄조각을 넣어뒀다가 달집에 불을 붙일 때 옆에서 불을 붙인 다음

각자 배당받은(?) 논, 밭의 두렁으로 가서 깡통을 돌리는 놀이를 했다.

아마 실제 두렁에 불은 저녁무렵이 되어서 어른들이 다 놓고 난 이후였던 것 같다.

이 행사는 달집과 함께 겨우내 마을 내에 있던 병균을 소독하고, 벌레를 쫓는 기능을 했을 것이다.

실제로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는 데에 도움이 되는 행사라는 뜻이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이정도까지이다.

지금 아이들은 하고 싶어도 할 자리가 없어서 못하는 이런 놀이들을 어린 시절에 다 해보고 지나왔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 계획대로라면 내가 50대에 가까워졌을 때쯤에는 지금 아이들도 그런 놀이를 해 볼 수 있는

작은 자리나 행사를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의 좋은 풍습들은 마냥 멀리 희미하게 사라져보내기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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