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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KOICA기록[페루]

[KOICA]페루기록-2017 Tacna 현지활동(2017.07.10.~2017.07.17.)

by 남쪽숲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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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정리(2017.07.10)
아침운동은 한주를 건너뛴 월요일이라 그런지 몇 명 오지 않았다.
텔마, 카테리네, 카롤리나가 전부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데 이 친구들이 사람이 안 왔다고 더 난리다.
다들 사정이 있을거라고 해도 문자를 하고 전화를 한다. 결국 더 온 사람은 없다.
 
헤르만 선생님은 오늘 은행에 일이 있다고 수업을 못한다고 한다.
문자로 이야기를 하셔서 알겠다고 수요일에 보자고 했다.
간혹 이런 날이 있다.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말자.
이럴 땐 혼자라도 전에 배운 걸 정리하고 익히면 되니까.
 
ㅅ쌤이 활동지원물품 살 돈이 들어왔다고 프린터를 사러 같이 가자고 한다.
전부터 좀 의존적인 사람이라 그러마하고 나갔다.
CEID에서 만나기로 해서 갔는데 사무실에서 나를 찾는다고 ㅅ쌤이 말한다.
갔더니 세크리타리아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조이시에게 무슨일이냐고 물었더니 나한테 전에 물어봤던 거라서 알고 있다고 괜찮다고 한다. 아...ㅅ쌤....
 
은행에서 돈을 뽑고 환전소에서 6월에 공지된 환율에 맞춰서 환전을 했다.
은행에 간 김에 내 돈 200달러도 뽑았다.  
그리고 볼로그네시 메르카딜료에 있는 견적을 뽑은 가게로 가서 물건을 사고 영수증을 받았다.
주인에게 DNI를 사본으로 복사하든지 사진을 찍어가야 한다고 하니 이상하다는 얼굴이다.
확실히 페루에서는 프린터 하나 사는데 가게주인의 DNI까지 요구하는 경우는 없을테니까.
 
프린터를 사고 최신핸드폰 가격을 알아보니 아이폰7 128G는 아직 900달러정도고, 갤럭시8도 930달러정도다. 10월 블랙프라이데이나 다음 기종이 나오고 나면 가격이 더 떨어질 듯 하다.
 
저녁을 먹으려고 면을 끓이고 있는데 일다아주머니의 왓츠업메시지가 왔다.
어제보낸 메시지를 방금 읽으셨나보다.
일단 면을 끓이던 중이라서 요리를 빨리해서 먹고 일다아주머니네로 갔다.
살리네라스에서 사 온 소금을 가지고 가서 선물로 주고 6월 전기세, 수도세를 드렸다.
왜 영수증에 자꾸 Francisco라고 적어주는지...
영수증이나 공식 문서에는 Nam Seungmin으로 적어달라고 전에 말했는데...
 
10시쯤 돼서야 프린트 설치를 끝냈다.
이제 무선으로 프린트를 할 수 있다.
 
쉬면서 앞으로의 일을 계획해보다.(2017.07.11)
아침운동에서 한 동작을 더 나갔다.
우분각을 했는데 금계독립으로 서서 균형잡는 연습을 꽤나 오래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틀비틀 발을 뻗지를 못한다. 그래서 내가 처음 배울 때 요령을 가르쳐주었는데 그건 꽤나 잘 따라온다.
허리를 세우되 디딤발쪽 무릎을 살짝 굽히면서 뒤꿈치를 드는 것이다. 그리하면 디딤발 근육의 긴장이 더 되는 대신에 차는 발이 부드럽게 올라간다.
오늘은 그것만 연습하도록 투로를 계속 연습했다.
 
운동이 끝나고는 집에 들어가서 하루종일 나가지 않았다.
헝클어진 책을 정리하고 집에 새로 들여온 물건들을 정리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면서 하루를 보냈다.
누군가는 게으르다 하겠고, 누군가는 재미없다 하겠다. 하지만 내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 말이다.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천천히 생각해본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가야할 길을 어떻게 이어갈지, 누구와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할지 생각해본다. 생각에 게으른 육신을 조금 더 조여본다.
 
Feria internacional de jovenes voluntarios(2017.07.12)
여전히 우분각은 후들거린다.
그래도 억지로 자세를 잡아주려하기보다는 계속 투로를 반복해서 힘을 길러주려고 한다.
스스로의 몸을 유지할 힘이 없는 상태에서 바른 자세를 잡으려 하면 되려 다치기 쉽기때문이다.
보통 하루 다섯 번씩 투로를 연습했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40여일을 나와 운동을 했으니 최소 200번의 투로를 연습한 것이다.
 
공(功)이 쌓여간다. 정성을 들여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해 움직이다보면 어느새 못해내던 동작을 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기(機)를 읽게 되고, 대응법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지금 못해도 괜찮다. 처음부터 잘 하는 이가 하늘 아래 얼마나 되겠는가. 오히려 공부는 느린 사람이 크게 성하는 것이 많으니 꾸준히 하면 된다. 남이 얼마나 앞서가느냐를 살필 시간에 스스로를 살펴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면 된다.
 
오전 에스파뇰 수업에 가서 헤르만 선생님과 파트리시아에게 쿠스코에서 가져온 선물을 주었다. 헤르만 선생님에게는 12각돌 모형을, 파트리시아는 좋아하는 초콜렛을 주었다. 이 사람들은 작은 선물에도 기쁜 마음을 크게 전해주어서 오히려 선물을 준 내가 고마운 마음이 크게 든다. 사실 어떤 얼굴을 해야 할지 모를정도로 마음이 따뜻해졌다.
 
집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솔라리빌딩에서 열린다는 국제봉사자 모임(?)에 가 봤다.
브라질, 이탈리아 등 4개국 정도의 부스를 설치해서 진행하고 있었는데....그냥 먹고놀자는 곳이었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했으면 좋겠는지 설명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원하고 간 것이었는데 그런 행사진행이 없어서 좀 실망하고 돌아왔다.
 
솔라리까지 나간 김에 식당가에서 후라이드 치킨을 사먹었다. 브로스터 어쩌고 하는 건데 이름은 별로 안 중요하고 후라이드 치킨 같다는 것이 중요하다. 1인분에 10솔이다. 이걸로 저녁 한 끼를 먹고 나오니 ㅇ선생님한테 왓츠업이 왔다. 아직 국제봉사자모임에 있냐고 묻는다. 아까 1시쯤 이런 곳이 있으니 시간이 되면 가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마에스트로에 가신다더니 갔다가 왔는가보다. 그래서 이제 나와서 집에 간다고 했다. 행사는 별 내용이 없었다고...금요일에 보자고 했다.
 
Dia de la comida coreana(2017.07.13)
날씨가 어둑하니 흐렸다.
일어나서 청소를 하다가 문득 시계를 보니 7시 40분이 넘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하고 샤워를 하고 나가니 8시 5분이 넘었다.
학생들도 오늘 날씨가 이래서 늦잠들을 잤나보다.
텔마는 오늘 못 온다고 왓츠업이 왔고 다른 친구들은 감감무소식이다.
 
오늘 수업은 카테리네와 ㅈ선교사님이 전부다.
투로연결연습을 계속 해가고 마지막쯤에 형의권의 벽권을 가르쳤다.
몸의 형태를 잡기 위해서 태극권을 하고 있으니 힘의 방향을 더 잘 알게 하기 위해서 오행권을 가르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운동이 끝나고 플라자베아에 갔다.
오후에 할 요리수업 재료를 사기 위해서다.
중간에 ㅅ쌤과 만나서 양파, 대파, 라면, 과자, 음료를 사고 각자 집으로 왔다.
ㅅ쌤이 고기, 간장, 배주스를 사고 내가 양파, 대파, 마늘을 사기로 했다.
나중에 비용을 반으로 갈라야지.
 
약속한 시간이 되어 우리집에 학생들이 모였다. 물론 여기는 페루라 3시 20분쯤이 돼서야 사람들이 다 왔다. ㅅ쌤이 하나씩 설명을 하고 내가 우리집에 있는 도구들을 갖다주고 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그렇게 불고기를 재워놓았는데 먹으려면 양념이 스며드는 시간이 필요해서 우리가 미리 재워놓은 고기를 팬에 구워서 먹었다. 밥은 내가 미리 해놓은 것이 있어서 김치를 썰어서 같이 먹었다.
젓가락질을 가르치고 한 번 먹어보게 했는데 생각보다 잘 했다. 학생들은 힘들어하면서도 끝까지 젓가락으로 먹으려고 애썼다. 포크와 숟가락을 가져다줬는데도 끝까지 젓가락을 쓰겠다고까지 한다.
요리수업기념으로 학생들에게 쿠스코에서 가져온 끈팔찌를 하나씩 선물로 줬다.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과 걸어서 CEID에 갔다.
어젯밤에 ㅈ코디가 기관으로 공문을 보냈으니 확인하고 출장신청서를 오늘 오후 3시까지 E-KOV에 등록해달라고 했는데, 오전에 기관에 가서 확인하니 기관에 공문이 안 왔다. 내가 메일도 봐달라고 하니 메일로도 온 것이 없어서 같이 확인하고 그자리에서 ㅈ코디에게 전화를 했다. 급박하게 일을 해달라고해서 빨리 처리해줄려고 해도, 공문을 안 보내놓으면 내가 어떻게 처리해주는가....
ㅈ코디에게는 일단 출장신청서류만 등록하겠다고 공문을 빨리 보내고 기관에 확인연락을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요리수업을 했는데 저녁무렵이 돼서야 기관이 공문을 확인했다고 ㅈ코디에게 연락이 와서 다시 CEID로 간 것이다.
 
코이카 공문 확인 한 것과 기관장 허가서 사진을 찍어서 출장신청서에 첨부했다. E-KOV에 업로드하고 ㅂ코디와 ㅈ코디에게 메일로 내용을 보냈다.
그러고 나니 저녁 7시가 다 돼간다. 한국은 곧 업무시작시간이겠지.
 
114기 ㅇ선생님 환영회(2017.07.14)
저녁에 ㅇ쌤 집에서 집들이겸 환영회가 있었다.
아카리도 초대해서 6명이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까치나에서 크리스티앙을 보다. 한국요리수업-불고기, 비빔면, ㅈ선교사님댁 저녁(2017.07.15)
오전에 까치나 시장에 갔다가 나오는 길에 크리스티앙을 봤다.
핸드폰 가게에 앉아있는 것을 지나가다가 얼핏 봤다.
이나비프에 있을 녀석이 왜 여기있지 하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 눈이 마주쳤다.
계속 보고 있으니 인사를 하러 나온다.
 
반갑다고 잘 있었냐고 인사를 하니 묻지도 않은 말을 해준다.
잘 있었다고 핸드폰필름이 깨져서 갈러 왔다고 한다.
이녀석...뛰쳐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색 않고 이야기를 계속 했다.
내가 궁금한 건 잘 곳이 있는지, 일자리를 구했는지 하는 것이었다.
아직 10대중반인 녀석이 제대로 된 기술이 있을리는 만무하고....잘해봤자 삐끼나 전단지 알바같은 것을 할 것 같았다.
 
만약 혼자 뛰쳐나왔다면 그건 그것대로 안타까운 것이지만 여자아이랑 같이 나간 거라면 여자아이를 다른 곳에 팔아버릴 수도 있는 일이어서 속으로 제발 혼자나왔길 하고 기대했다.
그래서 혼자왔냐고 물어보니 혼자라고 한다.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일을 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구하는 중이라고 한다.
며칠안에 다시 이나비프로 돌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아이를 안심시키고 헤어졌다.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ㅈ선교사님한테 확인 연락을 했다. 오늘 이나비프에 가 있을거라서...
 
집으로 와서는 한국요리수업을 준비했다.
재료를 꺼내놓고 학생들이 오기를 기다리니 3시가 넘어서 하나둘씩 찾아오기 시작한다.
오늘은 Basico6학생들에게만 열어놓은 요리수업이라 총 5명이 참가했다.
 
비빔면과 소불고기를 만들고, 밥과 김치와 함께 먹는 조금 이른 저녁식사시간을 가졌다.
김치는 요즘 배추가 안보이는 터라 다음에 만들어보기로 하고 만드는 방법만 설명해줬다.
수업을 끝내고 나니 6시다. 학생들이 어느정도 정리해주고 갔지만 나머지 재료들과 설거지들은 내가 다시 정리해야 하는 것이다.
 
ㅈ선교사님댁에 저녁초대를 받아서 정리만 하고 설거지는 내일 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2달째 저녁단수가 있어서 6시쯤이면 물이 끊기기 때문이다.
그래도 처음에 하루종일 단수였던 걸 생각하면 저녁에만 물이 끊기는 것이니 다행이라 하겠다.
아침에 일어나면 물이 나오니 그때 설거지를 해야지.
 
집정리, 휴식(2017.07.16)
주말은 온전히 내 시간이고 싶다.
한국에서도 그리 생각은 했지만 여기서는 누릴 수 있다.
이곳은 한국보다는 온전히 내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주말이 되면 보통의 이곳 사람들은 가족들과 집에서 쉰다.
그래서 나도 집에서 쉴 수 있다.
한국의 피로사회는 주말에 집에서 쉬는 것조차 죄악처럼 여기도록 강요하지만
이곳은 남에게 그런 것들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들의 삶이 그들에게 강요한다면 몰라도....
 
어제까지 요리수업을 하고 남은 그릇들과 거실(sala)을 정리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삶이 점점 정리되는 느낌이란 건 이런 것이구나.
 
모께구아 단원들 오다(2017.07.17)
오후에 모께구아 단원들이 타크나에 왔다.
ㅅ쌤과 ㄴ쌤이다.
ㅇ쌤은 ㅂ 선생님 댁에 가서 머물다가 내일 아침 공항에서 보는 것으로 됐다.
내일 출발하는 페루 시네마천국 협력활동에 갈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다.
 
집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솔라리로 걸어나갔다.
30분정도를 걸었는데 이 친구들이 지쳐간다. 모께구아는 산 위에 건물들이 지어진 곳이어서 비탈길일텐데도 그리 많이 걸어다니지는 않는가보다.
킹스 브로스터에서 한국의 후라이드 치킨처럼 생긴 닭고기를 먹고 왔다.
 
집에서 잠시 쉬다가 내일 아침으로 먹을 샌드위치를 사러 나갔다.
집 앞 리카르도 샌드위치 가게로 갔는데 왠일로 사람이 없다.
요즘 아침저녁으로 좀 많이 추워서 그런가보다.
샌드위치를 2개 10솔짜리 2세트를 샀는데 샌드위치가 커서 4개를 반으로 잘라서 주니 이미 8개다.
양이 생각보다 더 많다. 집에 와서 하나를 먹어봤는데 반개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최근 2달전부터 저녁이되면 집에 물이 안나온다.
그래서 안 씻고 그냥 자리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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