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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KOICA기록[페루]

[KOICA]페루기록-2017 Tacna 현지적응(2017.04.16.~2017.04.30.)

by 남쪽숲 2024.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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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2017.04.16) 

집에서 한 발짝도 안 움직이고 쉬었다.

온전히 쉬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자꾸 책을 손에 잡았다.

저녁에는 인터넷으로 4월 말 리마에서 숙소를 찾아봤다.

 

알레한드로, 부엌이 물바다, Basico1 진도(2017.04.17)

씻고 아침을 먹으려고 국에 불을 켜는데 왓츠업에 문자가 왔다.

알레한드로다.

무슨 일인가 해서 열어보니 요즘 일이 바빠서 도저히 한국어공부를 할 수 없다고 이제 공부를 그만둬야하겠다는 문자였다.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일을 하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세우고 표현하는 제자를 보면서 기쁜 마음이 들었고,

나와 함께 공부를 하지 못한다는 것에서 안타까움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만남과 헤어짐이야 지금까지도 몇 번이고 있었지 않은가.

앞으로도 몇번이고 겪을 것이고 그때마다 나는 이들을 축복하고 더 나은 공부가 이들을 이끌 수 있기를 바라 본다.

 

아침을 먹고 세탁기를 돌렸는데 수도관에 문제가 생겼나보다. 물이 새서 부엌바닥이 물에 다 젖었다.

거실까지 물이 흥건하게 밀려드는 것을 수건으로 막아두고 물을 퍼냈다.

오전 내내 물을 퍼내고 청소를 하느라 헤르만 선생님과 에스파뇰 수업을 하지 못했다.

일이 생겼다며 수요일에 수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내 문자를 찰떡같이 알아듣고

알겠다는 답을 해준 헤르만 선생님이 참 고맙다.

 

지금 하는 3개의 수업 중 마지막 Basico1반에 신경이 가장 많이 쓰인다.

무슨 공부든 처음 길을 잘못들면 나중에 돌아나오는 것이 더 힘들기 때문이다.

처음 배움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함은 당연하다 하겠다.

 

모음, 자음, 받침과 관련된 단어 퀴즈를 치고, 풀이를 하면서 복습을 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읽어가며 복습을 해주고 다음 수업내용을 배웠다.

오늘 내용은 "저는 0000이에요/예요."를 배우면서 나라와 직업을 소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세계지도를 그려가며 학생들과 나라이름을 살펴보고, 직업은 교재에 있는 12가지만 기초적으로 준비해서 가르쳐주었다.

내일 퀴즈에 나온다고 하니 왜 나오냐고 묻는다. 연습을 하고 자꾸 써봐야 되는 거니 퀴즈로 낸다고 이야기해주었다.

NOTA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이야기도 해줬는데...사람이란 그저 공부에서 성적을 잘 받고 싶기도 한가보다.

 

더 많은 연습을 위해서 칠판에 한국어로 먼저 쓰고 한 명씩 나와서 에스파뇰로 뜻을 쓰게 하고

그것을 다 하고는 한국어를 지우고 에스파뇰 뜻을 보고 다시 한국어를 써보도록 했다.

아주 진저리쳐지게 연습을 시켜놨더니 이제 반정도는 기억이 된 것 같다.

내일 퀴즈를 보고 연습을 더 하면 다 외워질 것으로 보인다. 내일이 또 기대된다.

 

집에 도착하니 9시가 넘었다. 저녁을 먹으려고 짜장라면을 끓였다. 오늘은 좀 간단하게 먹고 싶어서...

내일은 에스파뇰을 조금 더 잘 할 수 있기를....아무리 생각해도 오늘 수업에 내 설명이 부족했다.

 

3월 물, 전기요금, 한국어수업(2017.04.18)

오전에 50솔을 준비했다. 동전까지 총동원해야 50솔이 맞춰진다.

가진 돈들이 전부 100솔짜리 큰 돈들이어서 50솔을 어떻게 맞추게 됐다.

원래는 일요일에 일다 아주머니가 왔을 때 수도, 전기 요금을 주려고 했는데 그때도 작은 돈이 없었다.

그래서 돈을 깨서 준다고 화요일날 내가 집으로 가겠다고 한 거다.

일다 아주머니는 말로만 아주머니고 할머니라서 걸음이 힘들어보인다. 내가 가서 뵙는게 내 마음이 편하다.

 

50솔을 드리고 영수증을 받았다. 1,2월 영수증도 같이 받았다. 드디어 영수증을 받게 됐다.

타크나에 온 지 4달만에 받는 영수증이다. 흠...안해주는 건 아닌데 느리다.

세탁기를 위한 테크니코도 아직 안오는 걸 봐서는 한두 달 더 있어야 보내줄 듯 하다. 그럼 내 나름대로 쓰고 있어야지...

 

집을 나서는 길에 발견한 쪽지 한 장....

세르포스트에서 온 것이다. 수업시간 학생들에게 물으니 세르포스트에 뭔가가 내 이름으로 왔다는 이야기인데...뭐지?

보낼만한 사람이 없는데...일단 한 번 찾으러 가봐야겠다. 세르포스트에 갈 때는 항상 신분증을 챙겨서 가야지. 

 

기초반4에서 -아서/어서 수업을 했는데 학생들이 이해를 잘 못했다.

아직 내 에스파뇰 실력이 바닥이라서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얘들아 미안하다.

에스파뇰을 조금만 더 기다려줬으면 좋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짧은 내 에스파뇰로 설명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해야겠다.

 

중급반에서는 영상편지를 촬영했다.

원래는 전체를 같이 촬영하려고 했는데 학생들이 힘들어해서 2사람씩 나눠서 촬영을 했다.

나중에 짬날때 영상을 이어붙여야지...

 

저녁반은 여전히 행복하다.

한글을 읽을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감탄을 하며 읽는 친구가 있기도 하고,

아직 모음자음도 못 외웠는데 언어의 깊은 부분까지 설명해달라고 하는 친구도 있다.

어디까지 뻗어갈지는 누구도 모르지만 나는 지금 자신의 그릇을 모르는 사람보다는

발전하는 자신을 즐거워하는 사람이 더 많이 뻗어갔으면 좋겠다.

 

오늘도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9시가 넘는다.

밥을 먹고 책상에 앉아서 오늘 수업과 내가 한 말들을 복기하고 잠시 몸을 푼다.

자리를 정리하고 자야지.

 

전산에 중급반 수업이 안뜬다? 내일 마뜨리쿨라 확인. 오늘 출석 안한 학생이 집에 아직 안들어왔다?(2017.04.19)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니 9시 10분이 넘어간다.

저녁은 잠시 짬나는 시간에 살치파파를 먹어서 생각이 없다.

갈증이 나서 양배추를 썰고 맥주를 한 캔 따고서 책상에 앉았다.

컴퓨터를 켜니 톡이 179개가 표시돼있다. 이건 뭔가 하는 생각에 보니 동기들이다.

신나게 이야기를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10시다.

 

전에 그라시엘라가 마뜨리쿨라를 확인해봐야한다는 것이 생각이 나서 확인을 했다.

인터넷으로 CEID에 접속을 하니 4월 중급반이 뜨지 않는다.

왜 그런지 몰라 학생들에게 왓츠업을 보냈다.

내일 마뜨리쿨라를 함께 확인하려고 하니 레시보를 찾아와줬으면 좋겠다고....

학생들이 서로 확인하고 난리가 났다. 내일 확인해보면 정확해지겠지....

 

기초반4는 학생들이 바뀌었다.

아마 우리반 학생이 순ㅇ쌤 반에 등록이 되고, 순ㅇ쌤반 학생이 우리반에 등록된 거 같다.

그런고로 학생들에게 내일 같이 사무실에 가서 확인을 해서 반을 가르자고 했다.

학생들은 알겠다고는 하는데 갑자기 미리암이 방에서 나가버린다...마뜨리쿨라가 없는가?;;;

나한테만 살짝 이야기하고 같이 들어도 될텐데....

 

이번달 시작한 기초반1 왓츠업 그룹에 카트리네가 두 사람이 있다.

그 중 아직 고등학생인 카트리네가 아직 집에 안 들어왔다는 왓츠업이 뜬다.

카트리네 본인 왓츠업으로 온 톡이라서 의견들이 분분하다.

나는 카트리네가 오늘 수업에 안 왔다고 말을 해주고 다른 사람들이 확인해주기를 기다렸다.

카트리네의 왓츠업은 아마 그녀의 어머니가 쓰는 것 같은데...결국 11시가 가까워서는 경찰서에 가보겠다고 한다.

학생들은 그 왓츠업이 진짜 그녀의 어머니인지 확인하려고 그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기도 했지만

전화를 받지는 않는다고 하고....

 

결국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거구나....하지만 계속 기다려보겠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기다리는 것 밖에 없으니까.

지금 이 시간에 나가서 학생을 찾을 수 있을만큼 지리에 밝지도 않고,

언어가 돼서 경찰과 학생 어머니와의 행정적인 부분을 도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기다려서 학생들이 겪고 있을 불안을 조금이라도 빨리 덜어주려고 하는 것.

지금은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혹시 더 할 수 있는 일이 중간에 생긴다면 달려들어야겠다.

 

거짓말, 교통사고(?) (2017.04.20)

어제 집에 안들어간 학생 카트리네는 바다에 갔다고 한다.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가 아팠다고....

일탈에 대한 욕구가 강해질 때라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많이 걱정하도록 그렇게나 연락도 없이 가버리다니...

그리고는 사과보다는 아무일 없는 듯이 다른사람들에게 상관말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음...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지겠지만 훗날 이 일에 대해서 부끄러움이 드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크루즈델수르 때문에 지ㅇ쌤이랑 통화를 했다. 연코디한테 연락이 와서 지ㅇ쌤 여권을 받아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톡을 보냈는데 전화가 왔다. 전화내용은 본인이 지금 교통사고를 당해서 아프다는 것이다.

교통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현지친구들보다 며칠이나 더 늦게 전달받고보니...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멀게 느끼는지 알겠다.

굳이 가깝게 여기지 않아도 괜찮지만....

이런 일들로 사람을 조금씩 더 알게된다. 나와의 관계, 거리, 대화의 정도....

그런 것들이 확연해지고 내 행동의 반경과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의 정도가 정해진다.

 

전화내용은 자신이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다쳤다는 이야기를 내가 물어보게 만들고

사고 때문에 자신과 친구들이 곤란하게 되어 "뽀야다"라는 행사를 하게 됐으니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던지는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내 자리에 있고 내가 그녀의 입장에서 말을 하게 된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말했을까?

어떻게 말해야 할까? 곤란하고 중요한 물음이다.

 

저녁에는 지ㅇ쌤이 연락이 안된다며 선교사님 부부가 차를 몰고 집까지 찾아왔다.

걸어서 5분 내 거리니 나도 걱정이 되서 집으로 찾아갔다. 불은 켜져있는데 사람소리가 없다.

집 문을 두드려서 아래층 사람이 나와서 대문을 열어주고 4층으로 올라갔다. 문을 두드려도 안 나온다.

조금 있다가 푸ㅇ쌤한테서 연락이 왔다. 호세랑 지ㅇ쌤이 차 때문에 이야기한다고 같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그럼 집에 켜진 불은 뭔가....

화장실에도 불이켜져 있어서 혹시나 안에서 쓰러져있는 것 아닌가 하고 사람을 불러야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그래도 전화를 받고 안심이 되서 각자 집에 가려고 나왔다.

나와서 잠깐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지ㅇ쌤이 걸어온다.

그러고는 자기는 괜찮다며 그냥 들어가려고 한다. 황당하고 부끄럽겠지.

에스더 선교사님은 위로의 말이나 걱정되는 점이라도 좀 나눌까하고 잠시 이야기를 했으면 하고 말을 걸었는데

지금 진통제 효과가 다 돼서 집에서 쉬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맞다. 아프면 쉬어야 한다. 하지만 그럴 때는 한 마디만 더 해줬으면 좋을 것을....

'내일이나 다른날 찾아가겠으니 그때 이야기하자는 말' 말이다.

 

집에와서 저녁을 해서 먹으려고 시계를 보니 10시다. 참 늦은 저녁이 됐다.

 

점심초대-김밥, 영화-로봇.소리

어제 선교사님네가 그렇게 밤에 수고를 아끼지 않고 왔다가 그냥 간 것이 마음이 쓰여서

아침에 연락을 해서 점심에 우리집에서 점심을 먹자고 초대를 했다.

흔쾌히 동의하길래 점심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어제 팔고 남은 김밥 재료가 있다고 김밥을 해서 오시겠단다.

알겠다고 말씀드리고 혹시 김밥이라 양이 모자랄까봐 밥이랑 국을 더 지었다.

 

밥은 이번에 메르카딜료 볼로그네시 시장에서 찾은 멥쌀에 가까운 쌀로 지었고, 국은 집에 있는 재료로 된장을 끓였다.

해물 소고기 된장국. 문어가 들어간 소고기 된장국이다.

홍합도 넣을까 생각해봤는데 홍합까지 넣으면 바다맛이 너무 강해질 것 같아서 문어만 넣었다.

 

그리고 두 분이 오시기 전까지 살롱을 정리하고 밥 먹을 상을 닦아두었다.

12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한 선교사님 손에는 아직 안 자른 김밥이 들려있었다.

보아하니 우리집에 온다고 아침부터 김밥을 싸신 것같다.;;;;;

그러려고 부른 건 아닌데....

 

덕분에 김밥을 맛있게 먹고 차를 한 잔 마시면서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금방 1시가 넘어서 두 분은 카페를 열러 가야한다며 자리에서 일어서신다.

그러면서 차를 가지고 왔으니 출근할 거면 같이 나가자고 하신다.

나도 집에서 딱히 할 일은 없는지라 학교에서 수업준비를 조금 더 하려고 짐을 챙겨서 같이 나갔다.

 

오늘 수업은 Sala2에서 종일 수업이었다.

Aula-301호는 금요일에 개방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교 학생들이 와서 공부를 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실제로 와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문을 닫는지는 잘 모르겠다.

 

Basico4수업은 다음주 시험을 공지하고 문법을 조금 더 봤다.

오늘은 빈도를 나타내는 말을 공부했다.

흔히 빈도부사라고 부르는 것인데 매일, 날마다, 자주, 가끔, 거의, 전혀 등을 말한다.

에스파뇰로 뜻을 설명하고 문장 예문을 보여줬다.

 

Intermedio7수업은 꽃보다 청춘을 보면서 단어와 어절의 뜻, 문장의 뜻과 은어, 속어 등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들 오늘은 일을 하고 와서 그런지 피곤해했다. 이런 날은 조금 쉬어가며 하는 것이 더 나은데....

 

수업이 끝나고 나가는 길에 루나가 카페 테바에 갈 거냐고 묻는다.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했는데 매주 금요일마다 영화상영을 하는데 같이 가서 볼거냐고 묻는 거였다.

금요일이라 별 일이 없어서 같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오늘 영화는 '로봇. 소리'라고 한다.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인데 다 보고 나니 이 영화가 씻김굿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그때의 상처들을 스스로 매듭지을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집에 와서까지 생각나는 영화내용...오늘은 쉬이 잠들지 못할 것 같다.

잠이 올때까지 생각을 하고 글이나 정리해봐야겠다.

 

4월 시험문제 출제, 산토 도밍고 사비오(2017.04.22)

오전에는 내내 시험문제를 생각했다.

4월은 반이 3개가 돼서 시험을 어떻게 치고, 점수를 매겨서 서버에 올릴지 생각해야했다.

다음주 토요일 아침에 바로 리마로 가야하니 금요일에 모두 끝내야 한다 생각하니 마음이 좀 급해졌다.

 

오후에는 산토 도밍고 사비오에 갈 생각으로 옷을 챙겨입고 나갔다.

한 주는 현지평가회의 때문에 못가고 한 주는 세마나 산타라 못가서, 이번주가 2주만에 가는 거라 느낌이 새롭다.

기관 문 앞에서 마리엘라와 마이콜을 봤는데 마이콜이 많이 지쳐보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연인인 두 사람이 싸웠나보다.

그래서 마이콜이 기관으로 들어오지 않고 우리에게 일이 있다며 돌아간 거로구나....

 

선교사님 내외, 파트리시아 선생님, 후안 디에고, 마리엘라, 데이지, 나. 이렇게 7명이서 행사를 진행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이 우리를 반겨줘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다만 진행하면서 문제가 생겼던 것은 점수를 주는 것에 있어서 공평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ROJO 팀이 

레크리에이션에서 아무 행동도 않고 가만히 있던 시간이 있었지만, 곧 괜찮아졌다.

난 누구든 진행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자의 파업 또한 그 연장선이라고 보니까.

 

저녁에 선교사님 댁에 가니 온 사람이 나밖에 없다.

지ㅇ쌤이랑 푸ㅇ쌤은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라 안 온 거겠고....호세와 에드윈은 두 사람이 안오니 함께 안 오는 거겠지.

그래서 한국말을 실컷했다.

오늘 산토 도밍고 아이들 이야기, 세마나 산타 때 아이들이 신과 옷을 선물로 받은 것 같다는 이야기,

산토 도밍고에서 선교사님이랑 하던 선교사님네는 5월부터 일요일에 산토 도밍고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는 이야기,

아이들 중에 간질 환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

그 아이들 이야기에서 교육이야기로 넘어가서 내 경험들과 앞으로의 생각들....

그렇게 11시가 넘어서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다시 시험 문제 출제!

 

성냥 사기, 타크나 안 여러 연락들(2017.04.23)

아침에 일어나서 든 생각이 '성냥이 없다' 이다.

집 앞 가게에서 성냥을 사려고 성냥을 검색했다.

mecha라고 나와서 가게에 가서 말하니 못알아듣는다.

그래서 "Para Fuego. 챡챡" 하면서 성냥에 불붙이는 흉내를 냈더니 찾아준다.

그래서 물어봤다. 이거 뭐라고 부르냐고..."Como se llama?"했더니 "Fosforos"라고 한다.

나중에 검색해봤더니 '인'이다. 성냥에 붙은 인을 이야기하는 거다.

원료를 그냥 말하는 거였다. 알려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사서 나왔다. 200개들이 한 곽에 1솔이다.

350원쯤이려나...작은 곽도 있겠지만....들고다니면서 담배를 필 것도 아닌데 나한테 필요하지는 않지....  

 

돌아와서 오전내내 시험문제를 내다가 점심으로 짜파게티를 끓여먹었다.

2개를 끓이는데 스프를 하나 아껴서 나중에 다른 음식에 넣어보려고 1개만 넣었다.

맛을 보충하려고 중국 노유(다른 재료를 넣어 끓인 간장)와 우리 진간장을 조금 넣었다. 맛을 보니 훌륭하다.

그렇게 점심을 해결하고 오후는 다시 시험문제...3시쯤되니 문제출제가 끝났다.

신경을 쓰고 있어서 그랬는지 긴장이 풀리고나니 잠이 온다.

 

한잠 자고 일어나니 6시다.

전화가 5통이 와있다.

지ㅇ쌤이다. 무슨 일인가 해서 연락을 해보니 여권때문이다. 급했겠지.

내일 리마로 간다고 한다.

여권을 받아야 되는데 내 이름으로 크루즈델수르에 와있으니 연락을 계속 한 것이다.

내일 오전에 받아다 주기로 했다.

 

장선교사님한테도 전화가 와 있어서 톡을 드렸다. 혹시 지ㅇ쌤 때문에 전화한거면 걱정하지 말라고...

그런데 두부 때문에 전화하신거였다.

두부를 사러 가던 참이었는지 같이 갈지 물어볼려고 연락하신거였다.

아....필요한데....벌써 갔다오신 거 같아서 다음에 같이 가자고 말씀드리려니까

내일 아침에 베키 학교에 데려다 주고 나한테 들리시겠단다. 두부 주러. 감사하다.

 

저녁 먹으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현지폰이 울린다. 누군가 봤더니 박ㅇ철 선생님이다.

지ㅇ쌤이랑 푸ㅇ쌤 이야기를 묻는다. 교회사람한테 전해들었는데 걱정이 되서 연락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내일 리마로 간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렸다.

참 여러사람이 걱정이다...이런 걸 보면 사고가 나면 주변에 빨리 사실을 알리는 게 걱정을 덜하게 하는 것 같다.

결국 드러나는 사실인데 꽁꽁 숨기고 있으면 나중에 주변사람으로부터 듣는 말은 왜 숨겼냐는 말일 것이다.

 

크루즈델수르, 차 한잔, 이번주는 시험준비(2017.04.24)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냉동실에 넣어뒀던 두부를 꺼내서 녹였다.

선교사님이 베키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아침에 두부를 갖다주셔서 두부도 받아뒀다.

10솔짜리 지폐가 없어서 나중에 돈을 드리겠다고 집에 계신지 물어보니 혹시 나갈지 모르니 전화를 하고 오라고 하신다.

 

밥은 간단하게 고기를 구워서 먹었고 그간 미뤄둔 빨래를 마무리 했다.

전에 부엌이 물바다가 됐을 때 수건과 걸레, 옷들을 물을 빨아들이는데 썼는데

그것들이 한 번 빨고 그 뒤로는 세제물에 담궈두기만 했는데 그걸 오늘 아침에 하기로 했다.

 

빨래를 끝내놓고 크루즈 델 수르로 갔다. 

버스A를 타고 움직였는데 크루즈 델 수르를 나오면서 버스A노선을 다 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장선교사님 댁으로 전화를 하고 버스A를 탔다. 오늘 드디어 버스A 노선의 5분의 4를 알았다.

나머지 노선은 우리집 뒤로 돌아서 큰 길로 다시 나가는 짧은 코스가 남았을 뿐....

 

10시가 조금 넘어서 선교사님 댁에서 차 한잔을 마시면서 1시간 반 가량 정치, 사회, 역사등의 수다를 떨다가....

지ㅇ쌤 여권을 줘야해서 나왔다. 이럴때는 시간이 엄청 빨리간다.

나오면서 퍼뜩 생각이 난 건데....오늘 에스파뇰 수업이 있었다.

시간을 보니 이미 시간을 넘어서고 있어서 얼른 헤르만 선생님한테 미안하다고 문자를 하고

수요일날 보자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지ㅇ쌤한테 가서 여권을 전해주고 집에 오니 벌써 1시가 다 되간다.

아침에 녹여놓은 두부로 마파두부를 만들어서 반은 점심으로 먹고 반은 도시락을 쌌다.

시간이 다 됐다. 오늘은 버스를 타고 가야겠다. 버스를 타고 내려가는데 헤르만 선생님이 탄다.

서로 눈인사를 하고 내릴 때까지는 사람들 사이에 끼여 있었다.

 

오늘 수업들도 다행히 잘 끝났다.

내 실력이라기보다는 학생들이 잘 따라와준다. 여기 학생들이 학구열이 높기때문이다.

우리네 70-80년대의 팽창하는 경제모습을 반영한 청년들과 같다.

 

저녁수업 중에는 다ㅇ한테 연락이 왔는데 수업 중이라 넘기고 퀴즈를 내 놓고 중간에 나와서 전화를 했다.

통화를 끝내고 들어가니 학생들이 아직 문제를 푸는 중이다.

7시까지라고 이야기는 했지만...시간이 넉넉했는데 7시인 아직도 풀고 있다니..내 욕심에 진도를 너무 빠르게 나가는 건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학생들이 일부러 쉬엄쉬엄 풀고 있던 거였다.

수업시간을 서로 눈치로 잘 통제하고 있는 거였다. 고맙다. 얘들아.

 

저녁 수업 전에는 CEID매점에 온 아카리를 봤다.

미르따와 마를레니에게 일본어 기초를 가르쳐주고 있었다.

재미있게 보여서 나도 앉아서 들었는데 퀴즈를 내고 있었나보다.

일본어 글자를 하나씩 가르쳐주고 있었는데 다음에는 나도 같이 배워봐야겠다.

퍼뜩 생각이 나서 자이카와 교유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니 페이스북으로 알려달라고 한다.

아마 우리가 요청했다는 자료가 남아야 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저녁에 퇴근하고 와서 연락을 했다. 주ㅇ쌤은 벌써 페이스북 친구신청을 받은 모양이다.

 

한국어 수업-전화(2017.04.25)

4월 인터넷비를 내야해서 일다 아주머니한테 연락을 했다.

역시 왓츠업은 확인하고 연락이 없으시다;;;;;

그래서 아들인 알레호씨한테 연락을 했더니 어려운 에스파뇰로 답이 온다.

"Se paga con tu clave y el recibo te llega a la casa donde te colocaron internet ok" 

아직은 무슨 말인지 헷갈려서 학생들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다ㅇ에게 부탁을해서 바지코4수업에서 학생들과 전화통화를 했다.

그래도 나랑 4달정도 공부를 했다고 통화로 이야기를 하는게 첫달 통화한 것보다는 훨씬 다양한 말을 한다.

선생은 이런 모습에서 용기를 더 얻는다.  

 

바지코1 수업에는 주ㅇ쌤한테 부탁을 해서 학생들과 통화를 했다.

수업마치고 피곤했을텐데도 전화를 받아줘서 고마웠다.

학생들도 굉장히 좋아한다.

역시 한 사람만 보던 것 하고 다른 한국사람과 연결점이 생기는 것하고는 동기의 정도가 달라지는 법이지.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지만 마음이 흐뭇했다.

 

4월 한국어 Examen oral(2017.04.26)

오랄테스트....

종일 말하느라 지쳤다.

 

에스파뇰 수업은 깜빡해서 놓쳐버리고....

CEID에 가자마자 헤르만 선생님한테 사과했다.

깜빡 잊어서 연락도 못했다고....허허 웃으며 너그럽게 봐주셨다.

 

나이가 들수록 나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것 같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고마우면 고맙다. 이야기를 더 잘 하게 되는 것 같다.

어릴 때는 부끄러운 마음에 오히려 그런 말들을 못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조금씩 더 잘 하게 된다.

 

 

4월 한국어 Examen final(2017.04.27)

아침부터 선교사님한테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인가 받아보니 오늘 카레를 한다고 밥솥을 가져가려고 전화하신 거였다.

그래서 밥솥에 밥을 꺼내고 밥통을 씻어서 잘 포장해서 드렸다.

베키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8시 반쯤 우리집에 들렀다 가신거였다.

 

선교사님이 가시고는 나는 얼른 씻었다.

오전에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BCP로 가서 돈을 뽑았다. 200달러를 뽑았는데 그건 리마에 가서 쓸 돈까지도 생각한 액수다.

그리고 Casa de cambio에 가서 돈을 환전했다.

두 곳에 환율을 물었는데 3.22를 주는 곳과 3.23을 주는 곳이 있어서 3.23으로 바꿨다.

역시 환율을 문앞에 걸어놓은 곳이 더 잘쳐준다.

 

그리고 스타글로벌에 가서 인터넷비를 냈다.

번호표를 뽑을 것도 없이 바로 줄을 서서 아가씨에게 집주소가 적힌 서류를 보여주니 recibo를 준다.

다음은 serpost다. 전에 집으로 날아온 종이쪽지를 들고 여권을 보여주니 내게 왔다는 물건을 준다.

트루히요에 보냈던 편지다.

 

편지를 받고 plazavea로 가서 장을 봤다.

오후에 피오렐라 생일이라고 미역국을 끓여주기로 한 김에 집에 장을 좀 보려고....

150솔가량을 장을 봤다. 보통 이정도면 2-3주정도를 먹으니까...뭐...낭비는 아니려나...

 

오후는 온통 시험, 시험...시험....

다른 반들은 그렇다쳐도 저녁에 새로 시작한 반은 학생들이 점점 멋대로 하려는 것 같아서 언젠가 한 번은 이야기를 해야할 듯하다.

다른 사람이 시험을 치고 있는대도 자신이 시험을 다 쳤다고 떠들고 다른 사람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래서 나가있든지 집에 가든지 하라니까 궁시렁 거린다.

아무리 성인이라지만 그런 행동이 용납되지는 않는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자유가 다른사람의 자유를 침해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다음달 수업에는 그것을 좀 더 깨우쳐줘야 할 듯 하다.

 

성적 입력, 카페 테바(2017.04.28)

시험지를 채점했다.

학생들의 성적이 정체된 상태다.

4개월차..사실 이 시기는 실력이 늘어도 시험지에서는 확인이 잘 안되는 시기다.

언어구조자가 머릿속에 조금씩 자리잡고 단어들이 조합되는 연습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공부를 이어간다.

계속 공부하고 언어구조자가 일정이상 만들어지는 날부터는 다시 한 번 실력이 눈에 띄게 늘 것이다. 

주위 학습환경이 한국어화자들이 많아서 한국어를 많이 사용할 기회가 있다면 더 빨리 실력이 늘테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환경이니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기다려보자.

 

채점을 다 하고 나니 5시반이다.

저녁에는 카페 테바에 가서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랑 좀 어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옷을 챙겨입고 나갔다.

카페에 에벨린이 와 있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꽤 오래 앉아있었던 것 같다.

인사를 하고 잠시 대화를 하다가 영화를 봤다.

 

'판도라'라는 영화다. 내가 아는 곳이 배경이 되는 영화라서 더 집중해서 봤다.

기장 일광 너머에 있는 원자력발전소다.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모티브로 해서 만든 영화인데....

일본에서는 실제로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 보는 내내 모골이 송연했다.

 

체르노빌이나 일본의 경우를 이미 알고 있던 터라 영화 속의 상황들을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원자로, 냉각수, 연료봉, 노출....폭발...방사능....

이 영화가 과연 한국의 많은 영화관에서 상영됐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상영됐다면 원자력에 대해 아무 생각없이 대하던 국민들이 원자력에 대해 더 정확한 판단을 하게 될 것이다.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의 다른 이름은 '지옥불'이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하겠지....잘 다루면 괜찮을 거라고...하지만 원자력의 폐연료봉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생물에게 치명적인 존재가 몇천년을 거쳐서 몇번의 반감기를 거쳐도 0에 도달하지 않는다는 것은

일부에서 말하는 깨끗한 발전과는 거리가 멀다고 본다.

 

베키는 영화를 다 보고나서 오늘밤 꿈에 영화내용이 나올 것 같다고 한다.

맞다. 영화를 보고나면 생각해야한다. 지금 잘 쓰고 있을지라도 그 위험성을 항시 잊으면 안된다.

독일이 하려는 모든 원자로의 폐로 수순....나는 우리나라도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자본주의는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성질을 가진다.

하지만 그 이익이 '돈'이라는 가치로만 함몰돼버린 지금의 자본주의는 자본주의라는 이름보다는 '배금주의'라 본다.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을 때야 말로 다음세대를 위한 한 발자국을 더 딛을 수 있을 것이다.

 

페루 리마 재외국민투표, 코디들과 점심, 아씨마트(2017.04.29)

새벽같이 일어나서 공항에 갈 준비를 서둘렀다.

사실 잠이 잘 안왔다. 비행기를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12솔에 택시를 잡아서 공항으로 향해서 체크인을 했다. 라탐 인터넷 체크인은 아직 어렵다.

 

공항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웬 중국사람이 말을 건다. 중국말로 중국사람이냐고 물었다.

그래서 아니라고 한국사람이라고 중국말을 했더니 허허 웃고 다음에 또 보자며 간다.

비행기를 타고 리마에 내려서 택시를 탔다.

 

한국 대사관(남한)으로 가자고 했더니 이것저것 묻는다.

30솔을 달라는 걸 25솔로 깎았다. 트라피코도 적고 택시가 많았기 때문에 기사도 그러자고 했다.

하지만 대사관 앞에 가서는 태도가 돌변한다. 30솔을 안주면 치노란다.

이건 또 뭔 소리야 하고 짐을 내려놓고 25솔을 주었다. 그랬더니 자기혼자 치노를 연발한다.

앞에 서 있는 경비들도 어이가 없는지 그냥 웃고 만다. 그냥 무시하고 대사관으로 들어갔다.

 

대사관으로 들어가서 경비아저씨한테 짐을 검사받고, 거기 내려놓고 투표장으로 들어갔다.

안에 어제 전화받았던 '송ㅇㅇ'이란 직원이 내 여권을 보더니 알아본다. 투표 안내를 받고 투표를 하고 나왔다.

나오는 길에 보니 투표하러 사람들이 계속 대사관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중이다.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신ㅇ쌤한테 연락을 했더니 대사관 뒤편 스타벅스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갔다. 가서 30분정도 어떻게 지내는지 얼굴보고 이야기를 하다가 버스를 탔다.

크루즈델수르는 리마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큰 길가에서 209번을 타고 가다보면 나온다.

나도 그 버스를 타야했기에 같이 탔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면서 가고 있는데 앞에 앉은 아주머니가 크루즈델수르 탈려면 지금 내려야 한다고 알려줘서 신ㅇ쌤이 얼른 내렸다.

나중에 보니 진짜 거기서 안내렸으면 택시타고 갔던 길을 돌고 돌아서 와야하는 길이었다.

정거장 하나 차이가 굉장히 넓은 구간이었다.

 

오메가 빌딩에 도착하니 연코디, 황코디가 은ㅇ쌤이랑 이야기하고 있다.

복무현황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다.

나는 그 동안 책을 빌리고 자리에 앉았다.  

 

은ㅇ쌤이 기관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다 풀고 점심을 먹으러 노다지 식당으로 갔다.

황코디 차를 타고 식당으로 가서 삼겹살을 먹었다.

연코디는 타크나 생활이 궁금한지 자꾸 묻는다. 살기 어떠냐고....

나야 여기서 부족한 점 없이 잘 살고 있으니 별 할 말이 없다.

 

밥을 먹고 아씨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산이시드로에 있는 유스호스텔 숙소로 갔다.

숙소에는 아무도 없어서 짐만 놔두고 나와서 미라플로레스 주변을 다니다 들어왔다.

들어오는 길에 장을 봐서 간단하게 맥주를 한 잔씩 하고 잤다.

 

리마 센트로, 책행사, 헌책골목(2017.04.30)

비행기 시간은 18:00다.

오전에 체크아웃을 하고 유스호스텔 주인에게 부탁해서 짐을 맡기고 나왔다.

오후에 다시 찾아간다고 하고 센트로 구경을 갔다.

센트로까지 걸어서 가기로 했는데 1시간 반에서 두시간정도 걸린 것 같다.

 

은ㅇ쌤이 지도를 보고 지리를 잘 알아서 가는길 중간중간에 박물관을 확인하면서 갔다.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박물관 문을 연 곳이 거의 없다.

미술관 한 곳을 구경하고 센트로로 향했다.

 

센트로에는 책행사를 하고 있다. 새책과 헌책을 다 가지고 나와서 좌판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그 옆 골목에는 음식물을 파는 부스도 있다.

좌판에서 책을 보다보니 이미 다섯권째 책을 사고 있었다.

배낭은 점점 무거워지고.....

 

음식물을 파는 곳에 가서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빠리야스)를 파는 곳에서 한 그릇을 사서 둘이서 나눠먹고

그 옆에 파는 수제맥주를 한 병씩 샀다. 그리고 안주로 안티꾸쵸와 파파레예나를 하나씩 사서 맥주와 먹었다.

빠리야스 15솔, 안티꾸쵸 2꼬치에 8솔, 파파레예나는 4솔....

 

먹고 헌책골목을 구경하러 다시 움직였다.

센트로와 산동네 사이에 있는 다리 쪽으로 움직였는데 동네분위기가 굉장히 어둡다.

헌책방을 구경하고 나왔다가 어떻게 하다보니 다리를 건너게 됐는데 지나가던 택시기사가 우리를 불러세운다.

이동네는 외국사람한테 위험하니까 타란다. 그리고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내려준다.

길을 건너서 다리를 건너가라는 것이다.

 

시간이 2시 40분이다. 마음이 급해진다. 3시에는 숙소로 돌아가서 짐을 가지고 출발을 해야 공항에 4시에 도착하는데....

택시를 잡고 숙소에 가니 3시가 조금 넘었다.

은ㅇ쌤은 내가 마음이 급한 걸 아는지 최대한 빨리 나가는 루트를 잡는다. 화장실만 갔다가 바로 짐을 챙겨서 나왔다.

큰 길에서 택시를 잡고 가려고 했는데 큰 길로 가는 길에 뒤에서 택시가 오길래 본능적으로 잡아버렸다.

내가 잡아놓고 내가 당황했다. 은ㅇ쌤이랑 인사를 하고 공항으로 갔다.

 

흥정을 했는데 처음에 50솔을 부르는 것을 40솔로 깎았다. 30솔 정도면 되지만....

공항 안까지 들어갈 수 있는 차라서 40솔이라도 가자고 했다.

이곳 택시들은 증서가 있는 차들만 공항 안에 들어갈 수 있다. 그 외의 차들은 공항에 들어가는 것이 불법이라고 한다.

 

공항에 도착하니 4시가 조금 넘어간다. 바로 란항공에 가서 줄을 섰다.

줄을 서고 짐부치고 표를 받으니 4시 40분이 조금 넘었다. 다행이다.

이제 짐 검사를 받고 대합실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얼른 짐검사하러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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