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CA행사, 문구류 사기(2017.02.16)
오전 기본반 수업을 하려고 학생들과 교실로 가는데 기관장 오말이 내게 온다.
강당에서 자이카 행사가 있는데 가서 학생들이랑 보지 않겠냐는 거다.
무슨 일인가 해서 가보기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이카에서 하는 행사라서 뭘 하는가 했는데 리마에서 온 자이카 단원이 특강을 해준다는 것이다.
그런데...일본어 단원인데...에스파뇰을 거의 모르는 것 같다.
오히려 내가 들어가니 내게 일본어로 인사하고 못 알아들으니까 한국말로 인사한다.
그 뒤는 계속 한국말을 하는데....수준급이다.
명함도 주길래 받았는데....
나는 명함이 없어서 못줬다. 왠지 진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반듯하게 종이에 내 연락처를 적어서 줬다.
오전수업은 자이카 행사를 보는 것으로 끝내고 시청에 가서 전통놀이를 했다.
오늘은 20명이 왔는데 2팀으로 나눠서 투호와 제기, 윷놀이를 했다.
투호는 이 친구들도 몇 번 해봐서 그런지 10개 중에 3-4개 이상을 넣는 친구들도 있었다.
베키(장 선교사님 딸)는 10개 중에 7개를 넣어서 역시 'Coreana'라며 찬사를 받기도 했다.
제기는 발로 차는 걸 거의 못해서 손으로 쳐 올리는 손제기를 하도록 했다.
그래도 손제기는 조금 연습해보더니 금방 한다. 6-7개씩은 거뜬히 해낸다.
오늘도 8솔씩 돈을 모아서 음료를 샀다.
2.3리터 한 병이면 10명 이상이 음료를 한 잔씩 마신다는 걸 오늘 알았다.
다음에는 10명에 1병씩 사도 될 것 같다.
오후 중급반 수업에 미르따가 첫번째 피오렐라가 2번째로 왔는데 피오렐라는 오전에 자이카 행사를 돕고 있었다.
자이카에서 일하고 싶으냐고 물어봤다.
그렇다고 한다.
여기 나와 공부하는 친구들은 자이카나 코이카 같은 외교부와 관계되는 기관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친구들이 그런 꿈을 가졌다면 힘을 잃지 않고 꿈을 이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국문화활동, 시니어쌤 내외 저녁 초대(2017.02.17)
오늘 한국문화활동은 편지 쓰기다.
원래는 부채만들기나 종이접기를 하려고 했는데 완전히 준비가 되지 않아서 다음번으로 순서를 바꾸기로 했다.
학생들이 다 모이고 준비해온 A4용지를 나눠주고 색연필, 필기구를 함께 쓰도록 놓았다.
푸ㅇ쌤이 학생들에게 '오늘 편지쓰기를 할 것이고
평소에 감사하고 싶었던 사람과 전에 나(프란시스코)와 수업할 때 통화했던 다른 지역 코이카 단원에게 편지를 써보자.'고 안내를 했다.
학생들은 에스파뇰로 써도 괜찮으냐고 물어왔다.
나는 배운 한국어는 써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편지쓰기가 시작되고 몇몇 학생은 에스파뇰로, 몇몇은 한국어로, 몇몇은 두 언어를 섞어서
아는 글만 쓰는 편지가 완성 되었다.
특이한 것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편지를 쓰기 전 편지지를 예쁘게 꾸미는 그림이나 문양을 그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편지내용을 구성하고 다시 옮겨 쓰기를 했다.
2시간 동안 총 2개의 편지들을 썼는데 첫번째 편지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쓰는 편지였고
두 번째는 주ㅇ쌤이랑 은ㅇ쌤한테 보내는 편지였다.
내용을 대략만 읽어보고 한글을 얼마나 쓰는지만 체크하고 편지봉투에 넣었다.
이제 다음주에 우체국을 통해서 보내기만 하면 되는데 우체국 위치와 우편요금을 아직 몰라서
다음주 목요일이나 금요일쯤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문화활동을 끝내고는 플라자베아에서 장을 보고 저녁에 먹을 요리를 집에서 준비했다.
저녁에 시니어선생님 내외를 초대했기때문이다.
전에 OJT왔을 때 저녁초대를 해주셔서 배불리 먹었는데 그에대한 보답이라기 보다는
그냥 한 번 초대해서 밥 한 끼 하고 싶었다.
준비를 하다가 다시 CEID로 가서 오후수업까지 마치고 집에 왔다.
집에 와서는 밥을 앉혀놓고 오후에 해 놓은 된장국을 데웠다.
오실 때쯤 다 돼 가겠다싶어서 샐러드를 만들려고 준비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가기도 했고...조금 일찍 오셨다.
마중을 나가서 집에 두 분을 들이고 잠시 기다려 달라고 부침개를 하나 갖다드렸다.
스프라이트와 사과주스도 꺼냈는데 날이 더워서 그런지 스프라이트만 따서 한 잔씩 드신다.
바로 소고기를 구워서 내가고, 전에 사 둔 무화과 와인을 꺼내갔다.
소고기를 안주로 와인을 한 잔씩 마시면서 타크나 생활 이야기를 조금 나눴다.
근처 지리라든지, 버스노선이라든지, 월마다 덥거나 추운 정도나, 필요한 생활용품 같은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3월 초에는 타크나에 있는 온천에 같이 가자고 이야기를 하신다.
타크나 안에 있는 곳이라 위수지역을 벗어나지도 않는 곳이라며 시내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고 한다.
안그래도 목욕을 하고 싶던터라 그러면 같이 가자고 말씀드렸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벌써 9시가 넘었다.
두 분이 늦어서 가봐야겠다며 일어나신다.
택시타는 곳까지 배웅하려고 했는데 한사코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신다.
그래서 집 앞에 공원가는 길목까지만 배웅하고 다시 들어왔다.
남은 음식을 치우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나니 10시 반이다.
Club Shammah-소년원 이야기(2017.02.18)
아침에 옷을 입는데 바지 잠그는 단추가 떨어졌다.
클럽샤마에 가려고 준비중이었는데....바닥에 떨어진 단추를 찾느라 잠시 지체하고
내려가는 바지를 어떻게 잡을지 고민하느라 또 잠시 지체했다.
결국 허리끈으로만 고정하기로 하고 옷을 챙겨입고 CEID에 갔다.
클럽샤마는 지역 선교사님이 근처에 사는 아동들을 모아서 글도 가르치고 놀이도 하는 행사다.
글을 가르치는 것은 성경구절을 읽히고 뜻을 풀어주고 외우도록 하는 정도이고
놀이는 여러 레크리에이션을 하는데 요즘은 여름이라 물풍선 많이 옮기기,
볼링핀 근처까지 더 가까이 원반날리기, 배드민턴 채에 배드민턴 공을 얹어서 볼링핀까지 한 바퀴 돌아오기 같은 놀이를 한다.
나는 이곳 교회에 나가지는 않지만 지역에 도움이 되는 활동이라 생각해서 놀이를 진행하는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
오늘 행사진행을 하는데 선교사님이 근처 소년원이야기를 꺼낸다.
무슨 이야기인가 들어보니 자이카 친구인 아카리가 나가는 기관이 타크나 소년원인데,
이곳에는 범죄를 저지르고 오는 아이들보다 부모가 아이를 방치하는 경우의 아이들이 더 많고
11-17세 아이들이 남자 10명, 여자 20명정도 총 30명정도가 있다고 한다.
지금은 여름인대다 년초라 아이들이 거의 방치되다시피 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서
클럽샤마 프로그램을 소년원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도와줄 수 있겠느냐는 말인데....그런 거야 나는 돕고 싶다.
수단과 방법, 목적이 정당하다면 도울 여건이 될 때는 돕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저녁식사에 아카리가 오는데 같이 들어보자 한다.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저녁시간에 선교사님 댁을 갔다.
선교사님 댁에 가니 벌써 푸ㅇ쌤이랑 에드윈이 문 앞에 있다.
댁에 가서 앉으니 오늘은 아카리가 안 온다고 한다.
지금 리마 자이카단원이 와 있는데 그 사람이랑 저녁을 먹나보다.
그럼 남은 이야기는 다음에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저녁을 먹고 성경을 읽어보자고 하신다.
못 읽을 이유는 없다.
내 자유를 어떻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학으로서도 읽는 성경인 바에야...
만약 무언가 내안에 걸림이 있다면 아무 소리 않고 나오면 된다.
여러 추측을 할 수 있겠지만 나는 내 마음에 걸림이 있고 억압되고 조종된다 생각되면 안 간다.
집단의 문화는 존중하되, 그것이 스스로 감화된 것이 아니라 내가 거부할 수 없도록 조건을 깔고
그 위에서 나를 조종하려 들면 반발심이 드는 것이 인간이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헌ㅇ쌤한테 전화가 왔다.
전화통화가 되다가 끊어져서 무슨일이 있는가 하고 전화를 다시 걸어보니 반찬을 해서 우리집으로 들고 오신 거였다.
내가 집에 없으니 맘이 좀 상하셨을 거다.
뭐....미리 연락을 안하셨으니 내가 집에 없다고 해서 별말은 못하겠지만....
본인이 호의로 그렇게 바리바리 싸왔는데 내가 없으면 실망감이 찾아오는 게 사람이니까....
다음에 찾아뵈면서 맛있었다고 말씀드려야지. 갈때는 음료수나 하나 들고 가야겠다.
무튼 성경도 읽고 부르는 찬송가도 듣고 나왔다.
내일은 112기 모께구아 단원이 오는데 그 친구 이야기도 잠깐 꺼내니 선교사님도 만나고 싶은지 같이 만나서 공항으로 가자고 한다.
알겠다고 하고 내일 2시쯤 센트로에서 보기로 했다.
한국어 중급반 편지쓰기, 중급반 마치고 저녁(2017.02.20)
초급반은 진도를 순조롭게 나가는 중이다.
중급반은 해야할 복습 목표치를 차근차근 이뤄가는 중이다.
중요한 것은 실제 발화를 하도록 유도해야하고 내가 그 상대역이 되어주어야 하며
읽고 쓰는 것에 겁을 내지 않고 흥미를 더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 수준에서는 그것이 최대의 목표치다.
단어를 100개 200개 더 아는 것은 별 상관이 없게되는 차이다.
루나 어머님이 와인을 만든다고 하셔서 그 집 와인을 샀다.
단맛 와인 한 병과 단맛과 쓴맛이 절반씩인 와인 한 병이다.
한 병에 12솔로 아주 싸다.
중급반은 오늘 쿠스코에 있는 다ㅇ에게 편지를 썼다.
모두들 전에 다ㅇ랑 전화통화를 했기 때문에 다ㅇ가 누구인지 어디에 살고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있다.
먼 곳에 사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는 마음을 조금 더 애틋하게 한다.
그래서 예쁘게 적고 틀리지 않게 적으려고 많이들 노력한다.
중급반을 마치고 학생들이랑 걸어서 센트로로 갔다.
리브레리아에서 내일 쓸 문구를 사러 간 것이다.
큰 4절지가 한 장에 1.5솔이다. 역시 종이는 비싸다. 종이접기용 색종이도 샀는데 5솔이다.
20장 정도 든 것 같은데....;;;
딱풀과 압정도 샀는데 딱풀 큰 게 5솔이란다. 옆에 있던 루나가 다른 게 더 좋다며 점원에게 말한다.
2.5솔짜리 목공풀인데...확실히 더 좋아보인다.
테이프들도 2솔짜리 작은 테이프와 5솔짜리 박스테이프를 샀다.
다 계산을 하니 20솔가량 된다.
문구를 사고 같이 솔라리에서 밥을 먹었다.
필레떼 뽀요 꼰 파파를 먹었는데 양도 맛도 좋았다.
가격이 싸서 더 좋았다. 단돈 9솔에 접시 하나 가득한 요리와 음료가 나온다.
한복을 입고 학교에 가다(2017.02.22)
한복을 입고 학교에 갔다.
한국에 있을 때는 강의가 있을 때 종종 입곤 했는데 페루에 와서는 처음 입어보는 한복이다.
한복을 입고 길을 걸으니 사람들이 다들 쳐다본다.
여기서는 처음보는 양식의 옷이니 그럴테지...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내가 입고 가진 모든 물건들이 비싸보이지는 않으니 그런 생각은 않을거라 생각한다.
또한 유흥가도 아니고 주거지역에서 바로 학교로 이어지는 대로 가운데를 지나가는 거니까....
수업시간에는 학생들과 사진을 찍었다.
저번주부터 쓴 편지들이 거의 다 모였다.
기념으로 모두들 자기가 쓴 편지를 들고 서서 사진을 찍었다.
피우라, 트루히요, 쿠스코에 보낼 사진들이다.
할 수 있으면 인화해서 편지보내는데 같이 부쳐야겠다.
CEID직원들이 요즘 잘 안보인다. 마리아는 보이는데 미리암은 거의 2주째 안보인다.
휴가인가 싶었는데 아닌 것 같다.
기관장 오말도 요즘은 잘 안보이고....사무실 안에서 안내를 하는 세크리타리아 2사람도 교대로 보이다가 요즘은 나이든 분 한 사람만 보인다.
돌아가면서 한 달씩 휴가인가?;;;; 아직 모르겠다.
출근시스템은 코디고(비밀번호입력)에서 지문인식기로 교체한다고 하는데...
그거나 그거나 별 다른게 없는데 왜 바꿀까?;; 다른사람이 입력해 줄 수 있어서?
그렇게 생각하면 지문인식기도 실리콘 본 떠서...;;;;;;;
나쁜 생각은 하지말자.
Preparando examen oral(2017.02.23)
오전 기초반(Bsico) 수업은 2시간 내내 퀴즈를 냈다.
퀴즈문제와 답을 정리하고 읽고 문답대화를 하는 형식이었다.
학생들의 수준은 아직 문제를 이해하는 정도지만,
공부하고자 하는 열의가 있어서 응용이 빠르다.
한국어반에 청강을 하고자 하는 학생이 한 사람 더 왔다.
왜 이렇게 청강생만 많아지는지....
벌써 5명이 넘어간다. 수업을 듣는 3분지 1이 청강생이니....
아마 기관에서 조만간 제제가 있을 것 같은데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이 친구들이 왜 청강을 하느냐 하면 앞에 있던 선임단원들이 흩어놓은 반 학생들이 중간중간 산재해 있어서다.
바지코 3, 5, 7까지 들은 친구들이 처음 시작한 반이 그까지 올라가기까지 몇 개월이나 걸리니까
그냥 기다릴 수는 없어서 청강을 하는 것이다.
오후 중급반(Intermedio)은 대본을 정리하는 시간을 줬다.
이미 지난 주부터 공지하고 월요일에 대본을 썼냐고 물어봤는데 아직 대본을 쓴 친구들이 없다.
누구랑 짝을 할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예 마음편하게 수업시간에 그 이야기를 하도록 했다.
'미리암'이라는 친구가 수업중에 놀러왔는데
원래 일본어 선생님한테만 인사하고 가려던 것을 우리반에 친구들이 있어서 인사를 했다.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를 어느정도 하는 친구다.
이번에 온 것도 인사도 할 겸 중국어 수업이 열렸는지 확인하려고 왔다고 한다.
내년에는 학생들과 한국어능력시험(토픽)을 쳐보고 싶다.
매년 1월 접수를 받아서 리마에서 딱 한 번 4-5월에 시험이 있는데....
실력과 포부는 있는데 돈이 없어서 못치는 친구들 중에 내가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한 사람 정도 사비로라도 돕고 싶은 마음이 인다.
내일은 하루종일 말을 해야한다. 오랄 테스트니까...
목을 좀 쉬어둬야겠다.
문이 잠겼다. 열쇠는 집 안에 ㅠㅠ(2017.02.24)
모두들 열심히 연습했는지 만점자가 많다.
오늘 케빈이 안왔다.
시험을 보기만 하면 통과일텐데...
3월부터 대학이 개강이라 수강신청 때문에 못 온다고 한다.
그래서 방학때 보자고 했다.
오늘은 한국문화활동 마지막 날이다.
부채 만들기를 했는데 어제보다 잘 만든다.
어제는 어린이들이 많있다면 오늘은 대학생들이 대부분이니...
창문으로 불어온 바람에
문이 잠겼다.
열쇠는 집 안에 있는 채로...
푸ㅇ쌤한테 전화를 하니 자기는 그런 적이 없어서 열쇠공 연락처가 없다고 한다.
나는 그동안 마리엘라와 데이지에게도 연락을 해뒀던 터라
집으로 온 열쇠공은 열심히 문에 틈을 내고 철사를 넣었다뺐다를 반복한다.
하지만 15분이 지나도록 문을 열지를 못한다.
선교사님은 그게 계속 신경이 쓰였는지 공사중인 옆집에서 사다리를 빌려왔다.
다른사람을 보낼 수가 없어서 내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서 창문으로 들어갔다.
처음부터 이렇게 할 생각을 할 걸...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과거란 그런 것이다.
이렇게 할 걸 하고 더 나은 생각을 하지만 결코 다시 할 수 없는....
열쇠공에게 출장비 10솔을 주고 보냈다.
CEID까지 선교사님차를 얻어타고 가서 무사히 오후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두 그룹으로 나뉜 학생들의 말하기 발표를 듣고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이야기했다.
피오렐라와 미르타에게 인쇄를 부탁한 내일 붙일 사진을 받아서 자르다가 왔다. 너무 어두워져서...
집에서 밥을 먹는다. 열쇠를 열 수 있어서 다행이다.
현지 친구들(2017.02.25)
토요일 오전 클럽 샤마를 마치고
현지 친구들과 FEST라는 수영장이 딸린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우리집에서 북동쪽으로 10분쯤 걸어올라가면 나오는 곳인데
입구에 수영장이라고 커다랗게 써놓은 간판이 인상적인 곳이다.
돌고래 튜브 2개가 양쪽에 달려 대롱거리고 있어서 더 알아보기 쉽다.
주인의 센스가 웃기다.
2월부터는 클럽샤마에서 레크리에이션에 참가하고 진행을 돕기로 했는데 같이 진행하는 친구들이랑 제대로 인사를 못했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인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자리했다.
3사람씩 패밀리 메뉴를 시켜서 먹었는데 꽤 맛이있었다.
나와 후안 디에고, 피오렐라는 바베큐 세트를 시켰는데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쵸리소가 함께 나왔다.
셋이서 먹기에는 양이 엄청나다.
이게 70솔이라니....리마에서는 이 가격에 먹기 힘들 거 같다.
수영복이 있으면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수영을 할 수 있다.
난 깊은 물이 무서워서 수영을 안했다.
다른 친구들은 2시간여를 물 속에서 지치지도 않고 놀았다.
나는 먼저 집으로 돌아갔다.
피곤해서다. 현지인들과 이야기는 즐겁지만 내게 피로감을 준다.
나와 이야기하면서 나와 관련 있는 주제와 쉬운 말을 해주는 배려를 보여주지만 외국어라는 언어가 체력을 깎아먹는다.
조금씩 더 익숙해지자!
쉬다가 만두를 빚다(2017.02.26)
오전에는 내일 있을 시험문제를 다듬었고
중급반 학생들에게 문제 '보기'를 왓츠앱으로 보냈다.
첫번째 시험이니 문제유형은 알려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1월은 말문을 트고, 2월은 전화와 편지를, 3월부터는 영상 제작을 해볼 생각이다.
영상제작에 맞춰서 초급문법들을 스페인어로 정리하고 자기만의 문법사전을 만들게 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그 다음으로는 회의를 통해 각자 파트를 정하고, 영상을 찍어서 공유하고, 공유한 영상을 각자가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려보도록 하는 것이 두번째 목표다.
오늘 구급함에 들어있는 구충제를 먹었다. 보통 2월 말에 구충제를 먹어왔기 때문이다.
오후에는 만두를 빚었다.
속을 만들고...피를 빚어서 하나 하나....20개를 만들고나니 피곤이 몰려온다.
내일은 맛만 보이자.;;;
2월 마지막 시험, 책걸이(2017.02.27)
아침부터 일어나 어젯밤 쪄놓은 만두를 구웠다.
엠빠나다를 먹어온 이곳사람들 식감으로는 찐만두 보다는 군만두가 좋을 거 같아서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군 후 만두를 차곡 차곡 프라이팬에 넣는다. 그리고 뚜껑을 닫고 잠시 데운 후 약간의 물을 넣고 뚜껑을 닫은채 센불로 1분정도 구우면 수분이 만두 속에 잡혀 속은 촉촉하고 겉은 바삭하게 된다.
만두를 꺼내서 식히고 플라스틱 통에 담았다.
기초반은 인원이 15명정도되기때문에 만두가 작으면 많이 만들어야 하지만....
조금 크게 빚어서 하나씩 돌아가도록 해서 20개만 빚었다.
CEID에 가서 USB에 담아간 시험지파일을 학교 안 Libreria에 가서 인쇄했다.
4장을 프린트하고 24장을 복사하는데 2솔 80센티모다.
생각보다 싸다.
오전 시험은 수셋과 케빈을 빼고 다 왔다.
수셋은 왜 안오는지 모르겠고...케빈은 UPT라는 지역 사립대가 3월부터 개학이라 수강신청때문에 못온다고 한다.
건축설계를 공부한다는데....3학년이라 수업이 많다고 한다.
이번 시험도 문제를 간당간당하게 냈다.
문제는 평균이 80점대에 머물게 했는데 과연 어떻게 점수가 나올지 기대가 된다.
오전 시험이 끝나고 지난달처럼 간단하게 음료와 과자를 준비하고 가져간 만두를 하나씩 먹었다.
일반적인 행사들처럼 연설도 하고 건배도 하고 축사도 받고 해야할까 생각했는데....
그럴 필요까지야 있겠는가. 학생들과 가볍게 먹고 가자라는 생각을 했다.
건배도 하고 축사도 하고 하는 행사는 반년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오후 시험은 학생들이 너무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시험을 아주 쉽게 냈다.
사실 기초반 수준으로 문제를 냈다. 아마 평균이 90점대가 될 것이다.
학생들이 자신감을 얻고 앞으로 공부를 하는데 힘을 냈으면 하는 생각이 있어서다.
시험도 공부의 과정이다.
평가란 평가자체가 가지는 종결성도 있지만 그 다음수업을 준비하는 지속성도 존재한다.
학생들이 다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잃지않고 다음 한 발짝을 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가는 정확해야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누구를 위한 평가인가 하는 평가의 목적성이다.
평가는 그것자체로 목표가 되지만 도구이기도 하다.
평가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누구를 위해 평가되는가가 정말 중요하다.
교육을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평가란 오롯이 학생을 위한, 공부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지금의 떨어트리기 위한 시험, 마음을 농락하는 시험들은 있어서는 안된다.
현실에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그런 시험들은 평가가 아니다. 사람을 이용하려는 수단일 뿐이다.
한국사회의 대부분들에서 보이는 행태다.
요즘 '서포터즈'를 찾는 광고를 많이 본다. 페이스북, 인터넷 사이트들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서포터즈 들이다.
말은 좋다. 서포터. 돕는 사람.
그들은 일을 한다. 그들에게 일을 시킨다. 그리고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
노동자를 우롱하는 그런 말장난들을 보면서 우리 (한)국어가 정말 병신이 다 됐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말장난을 가르치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기교만 가르치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기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도록 하면 스스로 갈고 닦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되는 것이다.
정의하고 분류하고 취사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관(觀)하고 찰(察)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스스로 볼 수 없도록 기르면 결국 나와 남에게 바로 설 수 없는 사람이 된다.
한국문화활동 수료식(201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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