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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KOICA기록[페루]

[KOICA]페루기록-2017 Tacna 현지적응(2017.01.12.~2017.01.31.)

by 남쪽숲 2024.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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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리에서 점심(2017.01.12)

페루식당에 손 흔드는 일본고양이.
페루사정을 이보다 잘 나타내 주는 것이있을까.
이 사진 한 장이 근현대의 페루를 생각하게 한다.

내일 있을 한국문화활동 때문에 준비를 해야했다.
타크나시청에서 푸름쌤을 빌리고(?)
내일 일정, 시간을 맞춰봤다.

토요일에 젊은 단원들을 집에 초대하려는데...
준비해야지...

 

다른나라 봉사자들과 만남(2017.01.13)

오전에 수업을 끝내고
점심무렵에는 한국문화활동을 했다.
제기차기. 투호. 윷놀이를했는데편을 나눠서 윷놀이 한 판을 하는 것이 상당히 인기있었다.

저녁에는 다른나라봉사자들을 만났다.
콜롬비아 닉. 호르헤. / 브라질 닐. / 독일 리사. / 일본 아카리....이탈리아, 멕시코 친구들도 있었는데 기억이 안난다;;

센트로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맥주를 한 잔씩했다.
각자 나라의 사정들과 물가를 이야기했다.
소고기 한 근에 얼마라느니 버스비가 어떻게 되고 시위는 어디서 왜 잘 일어난다는 그런 이야기들.
이런 이야기들은 시덥잖은 이야기들인 것 같지만 이 안에 정말 큰 세상의 움직임이 담겨 있다고 본다.

세상의 다른면. 내가 아직 보지 못한 부분부분들을 엿본 좋은 날이었다.
더불어 아직은 잘 나오지 않는 내 에스파뇰이라도 뜻이 통하는데는 아무 거침이 없다는 것도 확인한 날이었다.

 

집들이(2017.01.14) 

집들이를 했다.
아침부터 장을 본다고 체력을 다썼는데 빼먹은 것도 있다.
메르카도 볼로그네시. 플라자베아. 메르카도 샌트랄....다 돌았는데..
손님도 한 명 늘었다.
자이카단원 아카리가 온다고 한다.

그릇이 모자라고 와인 병따개도 없다.
어찌어찌 빌리기는 했는데...
이번에는 고기가 말썽이다. 구우며 보니 육즙이 다빠져나온다. 잘못 샀다.
내 잘못이다.

조금 편하게 하겠다고 남이 잘라놓은 고기를 샀기 때문이다.
손님들한테는 내가 잘못 손질했다고 그냥 얼버무렸다.

그래도 다들 잘 먹어줬다.
육즙이 다빠져서 빡빡한 고기를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웠다.

아카리가 마술도 보여주고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도록 자신의 재주로 즐겁게 해주어 고마웠다.
순ㅇ쌤은 속이 안좋은지 먼저 돌아가고 나머지 사람들은 한 시간정도 더 이야기나누다 헤어졌다.
사람들이 마지막에 치우는 것도 도와주고 갔다.

볼로그네시에서 사온 술이 향기롭고 달아서 그런지 주량보다 조금 더 마셨다.
향기로운 사람들 때문에 술이 더 향기로웠는지도 모르겠다.

 

선교사님의 저녁초대(2017.01.15)

타크나에 계신 선교사님 가족이 미국에 갔다가 돌아오셨다고 저녁식사 초대를 해주셨다.

학생들 퀴즈시험지를 채점하다가 시계를 보니 약속시간이 다됐다.
지ㅇ쌤이랑 같이 택시를 타고 마에스트로 근처에 있는 선교사님댁으로 갔다.
택시비가 5솔이 나오는 걸보니 걸어서는 한시간이상이 걸릴 것 같다.

젊어보이는 내외 두분이 다 오십이 다됐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김으로 월남쌈처럼 채소와 계란, 고기 등을 싸먹는...여기서는 캘리포니아롤이라 부르는 식사였다.
미국에서 사왔다는 순대도 먹었는데 오랜만의 순대라 참 맛이 있었다.

식사를 하며 각자 기르는 애완동물(여기서는 마스코타라 부른다)이야기를 하며 멍멍이(진짜 개 이름이다)랑 놀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댁을 나서는데 잘라 놓은 수박과 김, 즉석국을 챙겨주신다.
거기에 우리집에 아직 밥솥이 없어서 밥을 못먹고 있다는 걸 아시고는 밥까지 꾹꾹 담아주신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나왔는데...
밥을 담아주신 통을 돌려주러 한 번 더 가야겠다.

 

교재(2017.01.16)

열린한국어 초급1 책을 쓰기 시작했다.
아직은 어려움이 없지만 조금 더 나가면 학생들이 보이는 한계가 보인다.
발음에 대한 한계. 문법을 공부하면서 듣기부터 나오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한 의문.
그렇다고 어휘를 이해하거나 읽기부터하도록 하는 것이 맞을까?
남미이기때문에 보이는 학습자의 한계일까?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주변에 묻겠다.
난 그리 똑똑한 사람이 아니니까.

 

수업중 멘붕오다(2017.01.17)

수업시간에 에스파뇰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다.
분명 어젯밤 외운 단어인데....
5초간 정지화면을 보여주자 학생들이 움직인다. 무슨 단어냐고 스무고개를 시작했다.

이런 장면이 한 번만 있었다면 참 다행이었겠지만 서너번이 넘게 있었다.
수업을 마치고 나자 나는 퍼졌다.

바로 집으로 돌아와서 자리에 누워버렸다.
내리3시간정도를 정신없이 자고나니 무겁던 머리가 한결 나아졌다.

저녁때가 다돼서 고기를 구웠다.
아껴뒀던 소등심을 구워서 와구와구 먹었다.
그리고 동기랑 톡으로 수다를 떨었다.

8시부터 내일 수업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내일은 단어를 잊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더 많이 보고 말해야겠다.

 

clase de español(2017.01.18)

오전 수업이 끝나자마자 에스파뇰 수업을 듣는다.
수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내가 왜 에스파뇰을 공부해야하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앞으로 만날 사람들과 앞으로 할 일을 위해서.
앞으로 내가 가야할 길을 위해서.
지금 공부는 준비인 동시에 필요다.

전에 일하던 사람들과 헤어짐을 생각할 때는 그들의 길이 나와 같지 않은 길임을 인지하고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설명은 입만 아픈 일이라는 걸 그들 리더의 말과 행동에서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판단, 자신의 세계관만이 진리라는 것을 함께 가는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리더로서 옳은 처사가 아니고 사람으로서도 겸손을 잃는 것이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서 더 겸손해지는 나를 발견한다.
앞으로 내 말과 행동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고 정립하는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헤르만 선생님댁 저녁 초대(2017.01.19)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에스파뇰을 계속 하고 들어야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는지 점심을 먹고나면 잠이 엄청나게 쏟아진다.

잠시 1시간정도 누웠다가, 일어나서 내일 수업준비를 하는데 전화가 왔다.
장ㅇ 선교사님이다. 헤르만 선생님네서 저녁을 먹는데 함께먹겠냐는 제의였다.
아직 수업준비가 끝나지 않아서 거절하려고 했는데 헤르만 선생님 부인이 적극적으로 초대를 하신다는 말에 마음을 돌렸다.

나가기 전에 준비를 좀 하려고 욕실로 들어가는데 지ㅇ쌤한테 연락이 왔다.
아까 인터넷때문에 도움을 요청한 걸 지금 보고 연락을 했나보다.
사정을 이야기하다가 오늘 저녁에 헤르만 선생님댁으로 간다고 하니 같이 가자고 한다.
알겠다고 하고 선교사님한테도 연락을 했다.

20일이 일ㅇ이 생일인데 한국은 여기보다 14시간 빠르다.
페루가 19일 저녁이면 한국은 20일 아침이라 연락을 했다.
오랜만에 보이스톡을 했다. 데이터야 다시 충전하면 되니까.
오랜만에 듣는 친구 목소리에 힘이 난다.

헤르만 선생님댁은 집에서 도보로 3분거리다.
처음 가 본 타크나현지인의 집치고는 뭔가 동양적이다.
집에 쿵푸연습에 쓰는 목인이랑 손 단련용 모래주머니가 있다.
동양무술에 관심이 굉장히 많은가보다.

선교사님 가족 3명과 헤르만 선생님 내외, 나와 지ㅇ쌤까지 7명이 저녁을 먹었다.
헤르만 선생님은 수업이 예정보다 조금 늦게 마쳤는지 집에도 늦게 도착해서 우리가 먼저 먹고 있었다.

저녁으로 라자냐와 샐러드 볶음밥을 먹었는데 처음 먹어보는 라자냐는 조금 짭짤하긴하지만 굉장히 맛있었다.
사모님 음식 솜씨가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저녁을 다 먹고나서는 보드게임을 했는데...이름은 기억이 안나고 숫자를 맞추고 색깔을 맞춰서 패를 먼저 다 내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다.
10시반이 넘어서야 집에서 나왔다. 늦게까지 놀아서 폐가된건 아닌지 모르겠지만...즐거웠다.

 

한국문화활동(2017.01.20)

망했다.
홍보부족으로 아무도 안왔다.
페이스북으로 하는 CEID의홍보가 너무 늦었다.

교실앞에서 망연자실 순ㅇ쌤이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선교사님 내외가 오신다.
왠일로 오셨냐 하니 어제 내가 잠깐 이야기한 걸 기억했다가 오신거였다.

밖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일단 빈교실로 들어가서 앉았다.
앞으로 한국문화활동을 어떻게 할건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점심이라도 맛있는 걸 먹자며 센트로 가는 길목에 있는 빵집 2층 '카스텔리노'라는 레스토랑으로 갔다.

메누델디아로 나오는 19솔짜리 크림스파게티를 시켰는데 정말 잘나왔다.
잘게 썬 정통햄이 쫄깃하니 맛있고, 크림도 달지않고 살짝 짭쪼름해서 먹고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집에 가서 내일 까치나에 갈 준비를 좀 해야겠다.
돈도 정리하고 뭐살지도 적어놔야지.

 

데이지 전화, 까치나(2017.01.21)

아침부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2번을 같은 번호로 전화가 오고 나서 3번째로 전화가 울리길래 스팸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받았더니 데이지다.
내 한국어수업을 많이 도와주는 현지인 학생이다.

아버지가 목공일을 하셔서 책상을 부탁드렸더니 그것 때문에 연락을 준 것 같다.
인사는 한국어로 하고 내용은 에스파뇰로 이야기를 해서 처음에는 내용 갈피를 못잡다가 겨우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책상을 짜고 있는 중인데 길이를 수정해도 괜찮으냐는 물음이었다.
10센치정도 너비를 길게 해도 되냐길래 세로길이 60센치만 지켜주면 된다고 했다.
60이 넘으면 방문을 통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에스파뇰 듣기 공부를 하고 까치나에 갈 준비를 했다. 준비라 해봐야 지갑 챙기는 것뿐이었지만.
까치나에서 살 물건은 현관깔판. 수건. 밥그릇 6개. 베개 속이었다.

주말까치나는 살리다 따라따라는 곳이다. 전에 한 번 가 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눈에 익은 가게가 몇 보인다. 올라가면서 살 물건들을 구경하고 가격을 물은 다음 내려오면서 하나씩 샀다. 수건은 크기가 너무 작거나 너무 큰 것들 뿐이라 다음에 사야겠다. 베개도 예산초과라 못샀다. 오히려 눈에 띈 자석다트세트만 하나 사버렸다. 25솔.한국에서 10,000원돈이다.

집에오니 점심때가 지나간다.
어제 손질해놓은 고기를 꺼내서 먹기좋게 썰어서 구웠다.
먹고 또 낮잠을 한숨자고 basico1 시험문제를 내야겠다.

 

일상.선교사님댁 저녁(2017.01.22)

집청소를 하고 금요일에본 장거리로 음식을 해먹었다. 일상적인 주말이다. 아주 소중한 일상.

오후에는 오전에 불려둔 빨래꺼리를 처리했다.
아직 세탁기에 물공급호스를 연결할 수 없어서 세탁은 안되지만 탈수는 된다.
탈수가 되는게 어딘가. 빨래를 손으로 짜고 나면 손이 부르터서 아팠는데 그러지 않아서 좋다.

빨래를 끝내고 다음주 있을 Basico1 시험문제를 정리해서 시험지를 만들었다.
문제내는 건 어렵지 않은데 중요한 걸 다 물어보면서 시험에 통과시키려 하니 문제내기가 어렵다.

위층 크리스티안은 옆방사람이 오고나니 스피커를 줄인다. 거실에서 지내기가 한결 편하다.
지ㅇ쌤이 나한테 연락을 해서 위층이랑 인터넷을 나눠쓰는게 안되면 선교사님이 인터넷을 대신 가입해줄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일단 월요일에 집주인 일다아주머니랑 이야기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6시반쯤되서 지ㅇ쌤이랑 선교사님댁으로 갔다.
저번주에 밥을 담아주신 통에 이번에 설격려품으로받은 한국과자를 넣어갔다.
저녁으로 비빔밥도 얻어먹고 대화도 나눴다.
오늘은 미국과 남미, 한국의 다문화와 교육문제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를 하다보니 벌써 10시가 넘었다.

집에 가서 다시 내일 수업 정리를 해야겠다.

 

집주인 Señora Hilda(2017.01.23)

열린한국어 초급 1권 2과를 시작했다.이번주가 시험인데 2과를 이제 시작하면 이번 시험문제를 어떻게 내야할까...

수업이 끝나고 은행에 가서 돈을 뽑았다. Casa de cambio에 가니 환율이 달러당 3.275다.
200을 뽑았는데 100만 바꿨다. 무슨일일까? 인터넷을 오래 접속할 수 없으니 소식이 느린건가?
트럼프 때문인가 콜롬비아 때문인가.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세뇨라 일다한테 전화를 했다.
만나고 싶다고 집에 있냐고했더니 집이라고 오라고 한다.

집에 가는 길에 전에 못 준 코이카달력을 들고 갔다.
세뇨라 일다에게 인사하고 결국 한 이야기는...
인터넷을 해결해달라는 것.
내일 직접 집에 와서 해결해주겠다며 걱정하지말라는 표정이다.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내일 교수학습계획을 손본다.
꼭 그렇게 하진 않더라도 전체적인 수업흐름을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기때문이다.

내일수업은 또 어떻게 할까...

 

데이지와 mesa, Señora hilda와 인터넷(2017.01.24)

오늘 수업은 2과 문법 'Verbo Raíz+~아요/어요/해요'다. 
어제 본 단어를 전부 퀴즈로 확인하고 듣고 쓰고 읽고 말하게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서 20개만 확인했다. 
그렇게 해도 45분이 훌쩍 넘어간다.

학생들은 조금씩이지만 늘어가는 한국어실력에 계속 나오는 것같다. 
솔직히 내 수업에서 공부내용이 재미있을 것 같기보다는, 아기들이 스페인어를 배우는 걸 보는 것같은, 내 실수들을 보는게 흥미로워서일 것이다.

이번주 시험에 대한 언급까지 끝내니 벌써 11시가 넘어가고 내 등은 땀으로 촉촉하다.
급히 한숨을 돌리고 교실을 나가는 학생들에게 한국어로 "안녕히 가세요."를 해준다. 
학생들은 이게 꼭 문을 통과해야되는 주문인줄 알고 "안녕히 가세요"를 말하며 나가려고 하고 나는 다시 불러서 너희는 "안녕히 계세요."라고 정정해준다.
아.이런게 재미있는지도...

마지막에 남은 데이지가 책상을 어떻게 받고싶으냐고 묻는다. 
당연히 집으로 가져다달라고 했다. 
뭔가 설명이 부족한건가 싶어서 보고 있으니 택시비를 따로주면 자기가 가지고 오겠다고한다. 
그제서야 알아채고 미안해졌다. 여기는 배달이 없구나....;;;

집으로 돌아와서 땀을 씻고 점심먹을 준비를 했다.
데이지가 책상을 가지고 1시쯤 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으니 1시가 넘어도 안온다. 
점심먹은 걸 치우고 있으니 밖에 택시가 서는 소리가 들린다. 혹시나 해서 쳐다보니 데이지다. 
1층으로 가서 같이 탁자를 들고왔다.
더운 날씨에 고생한게 보여서 스프라이트를 한잔 주고 지갑에서 책상값 250솔을 꺼내줬다.
책상이 정말 튼튼하고 균형있게 만들어졌다. 많이 무겁지도않다.

데이지는 수업이 있어서 바로 가고 순ㅇ쌤이 전화를 했다.
무슨일이냐고 했더니 코이카사무실에 여권보낼때 자기들 집계약서 원본도 같이 보내는 것 때문에 연락을 했다. 
4시까지 학교로 가겠다고 전하고 부엌을 마저 치웠다.

이제 학교에 가야지.
오후에 세뇨라 일다가 온다고 했는데 언제 올지 모르겠다...

 

한국어 진도 끝내기(2017.01.25)

이번주가 한국어 Basico1수업 마지막주다.

배워야 할 내용들을 오늘 끝내야 내일 하루는 복습을 하고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사실 내게 시험은 공부의 연장이라 얻어갈 것만 있다면 굳이 현재의 시험형태를 취하지 않아도 평가가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선생의 재량으로 (물론 평가 증빙은 남아야 겠지만) 평가지표를 바꿀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번 시험에서 학생들 평가에서 몇가지를 바꿔볼 생각이다.

 

첫번째는 질문지에서 답안에 대한 부분 점수를 허용할 것이다.

두번째는 질문의도를 파악하고 답안을 작성했다면 틀린답을 쓰더라도 기본점수를 받도록 할 것이다.

세번째는 질문지 내 중복된 내용에 대한 질문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면 점수를 더 깎을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 적용하기로 한 것은 이정도까지다.

평가도 공부과정의 일부인 만큼 나와의 공부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얻을만 한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결국 오늘 열린한국어 2과까지를 끝냈다.

조금 조급했나 했지만 학생들이 생각외로 잘 따라와주었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4시에 같이 일하는 쌤을 만나러 나왔다.

금요일에 하는 한국문화활동에 대해서 의논을 하기 위해서다.

이번주는 '젓가락질 가르치기'인데 쌤은 준비하는 게 힘든가보다.

이거 어떻게 하죠라는 질문만 반복해서 내게 묻는 걸 봐서는 지금은 생각을 한 발 더 내딛기가 힘든 것 같다.

말과 행동하는 걸 봐서는 내게 일을 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나중에 입지가 줄어들고나면 또 다른 생각을 할텐데...이전 회사의 누군가를 보는 것 같아서 좀 마음이 안 좋다.
결말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내가 더 노력해야 할테지만...

 

오늘 에스파뇰 수업은 다음주로 건너뛰기로 했다.

시험기간이다보니 나도 헤르만선생님도 신경이 쓰이는 기간이니까.

 

총정리, 마에스트로, 볼보스 로사도(2017.01.26)

한국어 총정리 복습을 했다.

학생들은 아직 듣기와 말하기에 약하다.

듣고 쓰는 것, 보고 읽는 것은 내재화와 표현하기의 기본이라 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이라는 것이 반복의 반복이기 때문에 힘들다.

 

지금이 그 힘든 시기다. 하지만 지금 힘들지 않으면 나중에는 모든 것이 삐걱거리게 될 것이다.

나도 최대한 많이 한국어에 노출시켜주려고 계속 한국어를 말하고 있다.

매일 학교에서 생수 700미리 2병씩을 사서 마시고 있지만 목이 마른 것이 느껴진다.

 

수업이 끝나고 택시를 타고 마에스트로로 갔다.

CEID에서 마에스트로까지는 4솔이다.

처음으로 간 마에스트로는 거대했다.
어디가 입구인지 몰라서 서성이고 있으니 한 커플이 걸어서 들어간다. 따라서 들어가서 필요한 것을 찾았다.

 

오늘 마에스트로에 온 것은 세탁기와 수도꼭지 연결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게 없어서 세탁기를 탈수기능만 쓰고 있으니까...ㅜㅜ

마에스트로 직원에게 물어 물어 이음부를 찾으려고 30분을 헤맸지만 결국 못 찾았다.

 

장선교사님이랑 점심약속을 한지라 선교사님 댁으로 갔다.

도착하니 벌써 점심으로 먹을 메밀국수 준비를 다 해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국수를 먹고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는게 일상, 사회, 교육, 앞으로 내가 하려는 일의 일부를 이야기하는 것까지 2시간이 넘게 이야기를 하게됐다.

 

그리고 내가 내일 있을 한국문화활동 때문에 과자류를 좀 사야한다고 하니 같이 볼보스 로사도에 가자고 하신다.
볼보스 로사도, 장및빛 먼지라는 뜻이다. 먼지가 진짜 장및빛인지는 모르겠고....도매로 과자, 술, 담배, 옷 등 생필품을 판매하는 곳인 것 같다.
생각보다 좀 위험한 곳으로 보인다.

과자 35솔치와 와 20개들이 일회용 접시와 컵들를 5솔 정도 사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선교사님이 버스 A, B노선들을 잘 설명해주셔서 노선을 천천히 구경하면서 집으로 왔다.

 

말하기 시험, 한국문화활동(2017.01.27)

오전에 한국어 수업 말하기 시험을 치렀다.

다들 긴장해 있지만 사실 기초반 말하기를 어렵게 낸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내용은 자기소개와 간단한 동사를 활용해 일상생활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는가이다.

다들 몇 번씩 주지시킨 내용들을 잘 숙지했는지 시험을 잘 치렀다.

 

말하기 시험이 끝나고는 바로 한국문화활동을 준비하러 'O'교실로 갔다.

교실 이름이 'O'다. 아베세를 가지고 교실이름을 붙였으니까.

대부분은 내 수업 학생들이다.

어제 같이 하는 쌤과 이야기했을 때 젓가락질하기에 대해서 자료를 준비해 올 것처럼 이야기했는데 아무 것도 안해왔다.
그리고 시작했는데 아무런 말이 없다.

안되겠다 싶어서 내가 진행을 했다. 안되는 에스파뇰로 겨우겨우 진행을 했는데 학생들이 잘 들어주고 이해해줘서 진행이 망하지는 않았다.

 

원망할 수 있다. 누가 잘했니 누가 못했니 할 수도 있다. 이럴바에야 혼자 하는게 더 낫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지 말자.

모두가 봉사자로 온 사람들이다. 사람이 지칠 때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과자를 사는 것도 따로 돈을 달라고 안하려고 한다.

나에게 일을 미는 것도 받아주기로 생각하고 있다.

결국 나중에 자리가 좁혀오면 이야기를 다시 하겠지.

 

젓가락질은 토너먼트식으로 진행됐는데 유치하지만 재미있게 즐겨줘서 고마웠다.

아쉬웠던 점은 아침에 음료수를 사 온다는 걸 깜빡해서 학생들이 목마른채로 달고 짠 과자를 계속 먹었다는 것이다.

같이 하는 쌤한테도 음료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넌지시 이야기 했는데 아주 눈치가 없는 사람이 아닌데도 가만히 있는 걸 보니 사오기 싫은 것 같다. 게임을 진행중이라 다시 말을 못하고 그냥 바로 게임을 진행했는데 참 아쉽다.

 

음료없이 먹인 나도, 없이 먹은 학생들도, 그리고 그자리에 끼지 않으려는 건지 못하는 건지 있는 다른 쌤도...참 아쉽다.

'우리가 왜 여기에 온 것인지에 대한 목적을 잃은 건 아닐까'란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그래도 인정하자.

각자의 삶이 다른 것, 판단이 다르고,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인정하자.

어떤 삶이 더 낫다고 오만하게 판단하는 것은 하지 말자.

 

설이다. 만두빚자.(2017.01.28)

설이다.

어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시장에 들러 갈아놓은 소고기를 좀 샀다.

순ㅇ쌤한테 들어서 까르네 데 모네다라고 알고 있었는데 다른사람이 다시 가르쳐준다.

까르네 데 몰리따란다.

 

오전부터 플라자베아에 가서 만두속에 쓸 재료들을 샀다. 방앗간이 없어서 떡은 없고 만두를 만들어서 만둣국을 끓여먹고 싶어서다.

밀가루도 샀는데 아무래도 잘못 산 것 같다.

이스트가 있는지 찌니까 부풀어 오른다.

'Harina Preparada'라고 쓰여진 걸 샀는데 preparada란 말이 빵을 굽게 준비됐다는 뜻인가보다.

 

만두를 쪄서 집주인 일다아주머니한테 갖다드렸다.

보고는 고맙다고 하시는데 해변에 가야돼서 바로 드시진 않은 것 같다.

드리고 나오는데 인터넷 이야기를 한다.

아직 연결 안 된 인터넷 이야기를 하러 간 것은 아니지만 나한테는 좋은 이야기니까 들었다.

혼자 쓸 수 있도록 집에 인터넷을 연결시켜주겠다는 말이었다.

알겠다고 하고 아직 귀가 열리지 않아서 안들리는 이야기들은 나중에 다른 친구랑 와서 들어도 되겠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월요일에 와보라고 이야기 하신다.

 

종일 만두 빚고 쉬다가 저녁에 지ㅇ쌤한테 연락을 했다.

오늘 저녁에 아카리(일본), 리사(독일) 친구랑 파자마 파티를 하는데 남자니까 저녁만 먹고 가는 건 어떠냐고 물어봐서다.

굳이 안불러도 되는데 나를 부른데는 이유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겠다고 했다.

가서 연락을 하니 답이 없다. 집 앞에서 전화를 하고 기다리다가 다시 돌아왔다.

 

나중에 연락이 왔는데 그날 약속이 취소된 것을 미처 알리지 못한 것 같다.

뭐...집이 가까우니까 괜찮았다.

좀 많이 멀었으면 아마 화를 냈을 수도 있겠다. 조심해야지.

 

Parque Peru, 지ㅇ쌤네 저녁(2017.01.29)

어제 만든 만두로 아침을 먹고 옷을 챙겨입고는 페루공원(Parque Peru)로 갔다,

가는 길이 생각보다 위험해보이지는 않았다.

10분쯤 걸어서 회차로를 지나 5분쯤 더 들어가면 교도소같은 건물이 보인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진짜 교도소였다.

 

교도소 건물 맞은편이 바로 페루공원이다.

아무런 행사가 없는 공원은 황량했다.

나무를 심은 곳은 공원관리인들이 뜨거운 햇빛을 피해 앉아있었다.

잠깐씩 일하고 해를 피해서 그늘에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페루공원이 아닌줄 알았다. 내가 생각하는 공원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나무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할까....숲을 바라고 간 내게는 좀 실망이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햇빛에 지친 몸을 쉬다가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벌써 어둑하다.

저녁에 선교사님네랑 지ㅇ쌤 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챙기고 있는데 지ㅇ쌤한테 전화가 왔다.

리사가 왔는데 근처냐고 물었다. 바로 가겠다고 하고 바로 가니 지ㅇ쌤이 대문앞에서 리사랑 이야기를 하고있다.

 

오늘 저녁에 호세라는 페루 남자 친구와 리사, 아카리를 초대한 모양인데 호세라는 친구는 집에 일이 생겨서 결국 못왔다.

저녁은 베트남식 춘권이었다. 다른 이름이 있는데 지금 생각이 안난다.ㅠㅠ

맛있게 먹고 잠시 독일과 한국 이야기를 했다.

다음주부터는 토요일에 같이 밥먹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길래 나는 내게 다른 약속이 없으면 참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는 지ㅇ쌤이 한국에 다녀온다고 한다.

아마 2월 동안은 타크나에 없을거라고 하는데...

음...뭐랄까...이등병이 말년 휴가 나가는 병장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것과는 다르지만 비슷하다.

 

한국어Basico1최종시험,책걸이(2017.01.30)

한국어 최종시험은 순조롭게(?) 치러졌다.

평가는 어떤 형태로든 학습자를 긴장하게 한다.

적당한 긴장감은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살짝 긴장하며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놔두었다.

 

Copia에서 프린트한 시험지를 복사하고 9:20부터 10:20까지 1시간동안 시험을 쳤다.

학생들이 치른 내용은 1달을 공부한 학생들에게는 조금 버거울 수도 있는 정도의 내용이었다.

순ㅇ쌤한테 물어보니 이전 선생이 교육과정을 그렇게 잡아놨다는데...

난 홈페이지에 올라가있는 그 교육과정을 완전히는 따르지 않을 생각이다. 가이드 정도로만 생각하기로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어 노출도가 낮은 남미에서 그 교육과정을 모두 소화시킨다는 것은 힘들다고 본다. 이전 선생이 굉장히 머리 좋은 사람이고 그때는 그게 맞아서 그렇게 올려놨다해도, 현재 현지 사정, 현실이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니까.

 

시험을 다 치르고 책걸이를 했다. 책걸이를 하려고 어제부터 부침개를 준비했다.

아침에 2시간 먼저 일어나서 2시간동안 부침개를 구워서 다 잘라서 왔다.

학생들에게도 미리 말해서 음료수와 과자를 조금씩 들고 오라고 했는데 남미스타일인지 다들 자기 분량만큼을 준비해왔다. 조금 가지고 온 친구도 있고 많이 가지고 온 친구도 있다는 말이다.

 

어제 장선교사님 딸 베키와 지ㅇ쌤도 와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참석했다.

소개를 하려고 했는데 짧은 에스파뇰로 좀 버벅댔다. 지ㅇ쌤이 요령있게 받아서 소개를 잘 해줬다.

음식을 나누면서 학생들에게 다음 달 수업에서 혹시 바뀌었으면 하는 내용, 이번 달 수업에서 좋았던 점이 있는지 물었다.

먹는데 바빠서 그런지 별 답이 없다.

 

어느정도 먹고 나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자리를 마무리 했다. 함께 청소를 하고 자리를 정리했다.

11:30부터 헤르만선생님과 스페인어 수업이 있기 때문이다.

자리를 뜨기 아쉬워 하는 학생들....

나도 먼저 뜨기 미안했는데....

다음달에는 마리와 올리버가 일때문에 참석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생업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참석할 수 있을 때 같이 수업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줬다.

 

이곳 친구들은 생업을 하면서 공부하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그런 건 우리도 마찬가지겠지만 여기는 우리보다 더하다.

보통 하루 반나절만 일하는 일자리가 대부분인 것 같은데...

밥먹고 살 정도의 돈이 나오는지...

궁금한게 많아지는 하루였다.

 

시험 점수 입력, 전통놀이기구, 함께 먹은 점심(2017.01.31)

어젯밤 학생들 시험지를 채점하고, 오늘 오전에는 시험 점수를 입력하러 CEID에 갔다.

점수를 입력하고 보니 시험을 친 학생들은 다들 통과다.

카롤리나라는 학생이 시험을 치러 오지 않아서 걱정이 됐는데 무슨일인지 모르겠다.

연락처를 물어봤지만 학생들도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지는 않았나보다.

 

푸름쌤이 목요일에 시청에서 하는 전통놀이 때문에 어젯밤에 미리 전통놀이기구를 좀 빌려달라고 했다.

11시에 온다고 했는데 시간이 가까워지니까 순ㅇ쌤한테 연락이 왔다.

마리아 한테 이야기해야 빌릴 수 있는데 자기가 올지 물어보는 거였다.

와달라고 했다. 오고 싶어서 전화한 걸테니까.

 

윷놀이와 투호 통을 들고 시청으로 갔다.

가서 놀이기구를 한쪽구석에 놓고 직원들에게 인사를 했는데 도코멘토가 안가고 안왔단다.

그래서 내일 내가 도코멘토에 사인을 받아서 다시 시청에 갖다주기로 했다.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지ㅇ쌤한테 전화가 왔다.

데이지랑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같이 점심을 먹겠냐고 물어보는 거였다.

순ㅇ쌤과 푸ㅇ쌤한테 물어보니 같이 먹자한다.

 

같이 가자하고 잠시 기다리니 두 사람이 왔다.

센트로 근처에 있는 이탈리아 식당에 가서 라쟈냐를 먹었다.

16솔하는 가격에 마늘빵 o 셀러드, 라쟈냐, 작은 음료(와인 한 잔이나 탄산음료),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이 나온다.

맛있었다. 특히 라쟈냐가 맛있었다. 뭐....메인요리니까.

 

밥을 먹고 집에 와서 조금 쉬다가 오후 5시에 집주인 일다아주머니와 아들 알레호와 함께 인터넷 회사에 갔다. 오늘 인터넷 회선을 신청하자고 했기때문이다.

주인집아들 알레호(40대중반?)이름으로 개설을 하고 돈을 내가 지불하기로 했다.

 

집에 오니 7시다. 저녁을 간단하게 먹으려고 했는데 왜인지 거창하게 만들어버렸다.

갈아놓은 쇠고기에 밀가루와 야채를 섞어서 동그랑땡을 만들었다.

맛은 있는데 목이 메여서 밖에 나가 탄산을 사왔다. 여기는 물이랑 탄산이 크게 가격차이가 안나니 사람들이 탄산을 많이 마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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