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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다리를 내려보니 조선생님이 다리 건너편에 차를 대고 누군가와 함께 다리를 건너왔다. 알고보니 처음 본 사람과 덕절산공원에 대해서 대화를 하는 거였다. 반갑다 인사를 하고 적천사로 갔다. 올해 9월쯤에 주지스님이 새로 왔다고 한다. 선생님은 인사를 한 번 했다는데 나도 한 번 보러가자고 한다.
내가 만난 이런 분들의 특징은 가면 간다고 연락을 하거나 지금 거기 있냐고 묻지도 않는다는 것. 인연이 닿으면 보는거다라는 생각으로 일단 가고 본다. 역시 주지 스님은 안계시고 새로온 공양주보살님 부부만 있었다. 인사를 하고 커피를 한 잔 얻어마시고 왔다. 절 곳곳이 조금씩 바뀌었다. 큰 돌물받이도, 돌거북이도 조금씩 자리를 바꿨다. 걸어둔 메주와 삐져놓은 무말랭이, 집벽에 널어놓은 시래기는 단정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공양주보살님이 살뜰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절 입구의 큰 은행나무는 오롯이 서있었다. 800년동안 많은 것들을 보아왔겠지.
산중 오막살이인 조선생님 집은 여전했다. 여전히 어지럽고 치워지지 않았다. 좀 치워볼까하다가 그냥 두었다. 그게 더 자연스러웠기때문이다. 선생님이 수업이 있는 청도노인복지관에서 몸을 좀 씻고 나와 다음을 기약하며 청도역에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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