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은 작은 뼈와 관절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러 개의 근육에 의해 움직인다. 5개의 손가락에는 모두 14개의 뼈가 있다. 엄지손가락에 2개, 나머지 4개의 손가락에 각각 3개씩 있다. 손가락의 뼈를 손가락뼈, 영어로는 phalanx라고 한다. 손바닥에 가까운 것을 첫마디뼈, 중간에 있는 것을 중간마디뼈, 손가락 끝에 있는 것을 끝마디뼈라고 한다.
손등을 이루는 뼈를 손허리뼈라고 하고 영어로는 metacarpus라고 한다. 각 손가락에 대응하여 모두 5개가 있다. 손의 뼈대를 나타낸 그림에서는 손허리뼈가 마치 손가락의 일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손의 내부에 들어있다.
손목에는 주사위 같은 작은 뼈가 8개 모여 있다. 이를 손목뼈라 하고 영어로 carpus라고 한다.
이처럼 손에는 모두 27개의 뼈가 있다. 그 중 손목뼈(C)가 8개, 손허리뼈(M)가 5개, 손가락뼈(P)가 14개이다. 이 뼈들이 서로 관절로 연결되면서 비로소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손의 뼈대가 완성된다.
자신의 손가락을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펴면서 어느 관절이 잘 움직이는지 잘 살펴보자. 엄지손가락 외의 손가락들에서는 손가락 밑동의 관절과 손가락 중간의 두 개의 관절이 잘 움직이다. 엄지손가락에서는 손가락 밑동과 손가락 중간의 관절 외에도 손목 부근의 관절도 많이 움직인다. 이들 각 관절에도 이름이 있다.
엄지손가락 외의 네 개의 손가락의 관절은 주로 구부리거나(屈) 펴는 운동을 한다. 그런데 사실은 좀 더 복잡한 운동을 하고 있다. 가위바위보 동작을 해보자. 먼저 알 수 있는 것은 구부리거나 펴는 운동 외에 손가락 사이를 벌리거나 모으는 운동이 있다는 것이다. (모음內轉, 벌림外轉) 이 동작은 손가락 밑동의 손허리손가락관절에 의해 이루어진다. 손가락 중간의 IP관절은 구부리고 펴는 움직임만 한다. (IP관절: 손가락뼈 사이에 있는 관절, 엄지손가락에는 한 개만 있고, 나머지 손가락에는 각각 두 개씩 있다. 손바닥에 가까운 관절을 PIP관절(P=proximal몸쪽), 손가락 끝에 가까운 관절을 DIP관절(D=distal먼쪽)이라고 한다.) *그 밖에 CM관절(손목뼈C와 손허리뼈M의 사이 관절)과 MP관절(손허리뼈M과 손가락뼈P 사이 관절)이 있다.
엄지손가락의 움직임은 물체를 잡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엄지손가락 전체를 손바닥을 향해 둥글게 돌려서 네 개의 손가락과 마주보게 한다. 이 움직임을 맞섬(對立)이라고 하는데, 손목 부근의 손목손허리관절에 의해 이루어진다. 손목손허리관절의 형상을 보면 양쪽 뼈의 관절면이 말의 안장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그래서 두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한쪽은 엄지손가락을 네 개의 손가락과 마주보게 하다가 원 위치로 돌리는 운동(맞섬對立, 물러섬復歸)이다. 또 한쪽은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사이를 벌리거나 모으는 운동이다.(모음內轉, 벌림外轉)
엄지손가락의 벌림, 모음 운동은 다른 동물도 가능하지만 맞섬, 물러섬 운동은 인간의 손만이 할 수 있는 움직임이다. 최근 들어 인간 외의 동물도 도구를 다룬다는 이런저런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지만 도구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동작, 즉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을 서로 마주보게 하는 움직임은 인간에게만 가능하다. 손목 부근에 있는 엄지손가락의 관절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을 만들어내는 매우 중요한 관절이다.
태극권의 자연스러운 손 형태 장掌과 구부린 형태인 구수鉤手, 주먹拳과 검지劍指 등을 살펴볼 때 손의 해부학적인 지식이 있다면 조금 더 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힘의 발생과 이동, 집중과 산개가 중요한 운동에서는 '구조를 아는 지식'이 중요하다.
[참고문헌]
내 몸 안의 숨겨진 비밀 해부학. 사카이 다츠오 지음 / 윤혜림 옮김.전나무숲.2019.
망진.팽청화 지음 / 이상룡, 김종석 옮김.청홍.2007
경혈지압 마사지 324.산차이원화 지음 / 김윤진 옮김.국일미디어.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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