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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생각 Pensamiento

[생각]학교 선생이 계급을 만든다?

by 남쪽숲 2020.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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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시간에 책상에 책이 있는 걸 보니 편한가봐요?"
선생은 책을 읽는 것이 일이다.
자기 수준을 높여야 더 나은 지식, 더 나은 지혜, 더 나은 행동거지를 보여줄 확률이 높아진다.
교육의 수준은 선생의 수준을 벗어날 수가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을 학교현장에서 들었다.

처음에 3학년 평가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가이드라인이나 지침, 문제 수준에 대한 의논이 없었다. 그냥 문제를 반반씩 내자는 정도와 동교과 교사가 시와 문장성분 조금, 내가 문장성분에서만 내는 것으로 범위를 말했을 뿐이다.

내가 3학년 평가문제를 마감하는 주 월요일에 보내고나서 동교과 교사가 그 문제들에 대해 마감 하루 전까지 아무 말이 없다가 두 사람만 교무실에 남았을 때 내게 와서는 나한테 내가 만든 문제들에 대한 모욕적인 평가들을 했다. "이런 지문은 안내느니만 못하다", "요즘에 이런 문제를 내는 사람이 어디있느냐", "이따위 문제를 내 가지고.."등이다.
그리고 다음날 자신은 내가 낸 문제 영역을 모두 겹치게 해서 문제를 내오면서 교과서 활동을 살짝 변형시킨 문제를 내 왔다. 나는 내 영역에서 동교과 교사와 영역이 겹치지 않는 문제를 몇 개 이상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무말 없이 그가 낸 문제 수준을 보고 내가 맡은 영역에서 문제를 내는 수밖에 없었다.

평가문제를 보내고 메시지를 해도 답이 없을 때는 무슨 뜻인가. 기간제 교사니까 니가 알아서 기어서 문제를 다 내왔어야하는 거 아니냐는 무언의 압박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나는 두 사람이 낸 문제를 합치는 작업을 알아서 기어서 혼자 했다. 답안지와 채점기준표도 알아서(?) 정리했다.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조용히 넘어간다. 그건 자신에게 이익된다 생각해서인가?
아니면 당연하다 생각해서 그런 것인가? 정리해줘서 고맙다는 말도 없는 걸 보면 '당연히 기간제인 니가 해야하는 거다' 라는 뜻으로 보인다.

학기초 학년별 평가계획도 아무런 가이드라인이나 말이 없어서 알아서 기면서 만들었다. 심지어 작년자료를 물었는데도 가르쳐준 것이 없다. 교무부장선생님한테 물어서 쿨박스에 파일이 저장됐을 거라는 말을 듣고 찾아본 것이 전부다.
수행평가를 마무리하는 대책도 지금 알아서 기면서 혼자 만드는 중이다.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다.
본인이 교과부장이면 부장교사회의 등에서 문제 형태를 서술형으로 정하기 전에 교과 교사와 잠깐의 협의나 이렇게 하자는 선통보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런 통보없이 있다가 한참 뒤에 본인이 평가계와 말하는 중에서야 서술형문제를 내기로했다는 걸 옆에서 건너듣는 교과 교사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평가계와는 무슨 연이 깊은지 그가 옆에 있는데 와서 이것저것 따지고 들었다. 학생들한테 서술형으로 문제를 내는 것이 자신이라고 들킨 것? 고의는 아니었지만 내가 학생들과 있었던 일이니 그리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사과했다.
하지만 내가 늦게 말해서 평가계에게 고사원안을 주는 것이 늦었다? 그건 좀 아니지 않은가. 아무런 가이드라인도 없이 문제를 내보자고 했으면 최소한 만나서 문제를 보는 자리에 자기문제를 만들어 가지고 왔어야하고, 그게 아니라면 내 문제를 비난, 비하할 필요도 없고 비평정도만 해도 괜찮지 않았는가.
자신이 아직 만들지 않은 문제들은 어찌 생각하는지...다음날이 마감인데 그전까지 내가 보낸 평가문제에 아무 답이 없던 것은 어찌 받아들이라는 말인가.

평가계도 마찮가지로 그 분노를 내게 돌렸다.
어느정도 고사원안에 대한 사실관계를 알면서 그것을 그리 돌리겠다는 뜻은 둘이 합심해서 나 하나에게 평가에 결재가 늦은 책임을 씌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둘 모두 소근소근하며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주고받는 이야기가 들리고 보인다.(여자 화장실이라도 그렇게 크게 말하면 울려서 밖에서 들린다.)

그저 평가에 대한 부분을 더 알아가고 주워듣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선생이라면...모르면 무시할 것이 아니라 가르쳐 주어야할 것인데...무슨 일인지 선생들이 자신을 잃고 있어 슬픈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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