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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일기 Diario del ejercicio

[수련일기] 몸통을 쓰다.

by 남쪽숲 2020.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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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다른 권사들처럼 몸통을 쓰는 것이 힘들다. 

이미 몇 번이고 부서져버린 몸이라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그래서 몸통을 쓸 때마다 조심스럽다.

 

'고경'을 설명할 때 누군가는 어깨를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맞다. 직접적인 부위인 어깨를 쓰는 것이 맞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손이 아닌 어깨와 등, 고관절의 몸통 바깥쪽으로

붕경을 해서 상대의 힘을 흩고 기세를 얻어 치고나가는 경이다.

 

맹렬한 기세로 치는 것이 고경이라 사용하는 사람은 항상 조심하게 되는 것이지만

나는 고경을 발할 때마다 골반과 고관절의 구조를 먼저 떠올리고 움직이게 되어 더 조심하는 것 같다.

거기에 중심이 신체의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본능적으로 움켜쥔다.

힘이 터져나가지 않으니 맹렬한 성격의 '고경'이 온전히 발현될리가 없다.

 

그래도 고경의 연습을 빠트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경의 중심을 튕겨내는 힘이 관절의 탄력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매일의 연습이 힘을 조금씩 더 길러줄 것이다.

주먹으로도 고경이 발현될 수 있을 날은 언제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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