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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권연구 Teoría del Taichi/수련일기 Diario del ejercicio

[수련일기]목 감기

by 남쪽숲 2023.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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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감기가 왔다.
목 감기라 다른 감기보다 더 괴로운 것 같다. 열은 별로 없는데 콧물, 가래, 기침이 거의 24시간동안 몸을 괴롭게 한다.
가래가 기관지에 끼어서 그런지 기침을 많이 하는데 그 때문에 가슴쪽 근육에 앞뒤옆으로 모두 통증이 있다.

누우면 콧물이 비강 뒤쪽으로 넘어오고 가래도 폐쪽으로 움직이는지 격렬한 기침이 나온다.
며칠간 밤에 깊이 잠을 자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낮에 머리가 무겁고 두통이 약간 있다.
기와 신이 모자란지 머릿속이 멍하니 집중이 흐트러진다. 병원에 가니 요즘 유행하는 목 감기라고 약을 처방해준다.

지난 1주일간 유연공이든 요가든 태극권이든 모든 수련을 멈췄다.
그냥 몸에 휴식을 줄 수 있는 자세로 최대한 호흡에 집중했다.
호흡이 끊기지 않도록 몸의 각 부분이 제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코를 풀고 가래를 뱉고 중간중간 소금으로 가글도 했다.

증상을 보인지 1주일 정도가 지나서야, 몸이 조금 회복기에 들어선 것 같다.
가래와 콧물이 멎어가니 기침도 훨씬 덜하다. 
아직 누우면 기침이 나오기는 하는데 견딜만 하다.

아마도 몸이 변하는 시기였을 것으로 보인다.
요 몇년간 앓은 적이 거의 없었는데, 환경이 변하니 몸이 적응하려고 구조와 형태, 작은 습관들을 바꿔가는 중인 것이다.
이 과정을 견디고 넘어서야 새로워진 나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스치고 간다.

잠이 들지 못하는 며칠의 시간동안 지금까지 배운 8식, 16식, 24식, 48식을 머릿속으로나마 조금씩 복기하고는 있지만
정기신이 흔들려 그것도 오래는 하지 못했다.
그러는동안 그리운 사람들 얼굴은 왜이리 떠오르는지 그 새벽에 사진첩이 닳도록 뒤적였다.
마음이 조금 더 고요해지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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