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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생 Comida y Bebida/농가월령 Agricultura

[농업]원예작물이 가진 상품의 기능과 복지의 기능

by 남쪽숲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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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원예작물은 인간에게 다양한 효용가치를 지닌다. 일반적으로 상품으로서 대량 재배하고 생산하는 것은 생산원예, 일반원예라고 하고 개인이나 가정에서 재배하면 생활원예라 한다. 원예작물은 크게 상품성과 복지성을 띄는데 일반원예에서는 상품성을 좀 더 많이 가지고, 생활원예에서는 복지성을 더 띈다. 앞으로 원예작물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상품이나 상품의 원천이 되는 자원으로서의 기능과 복지기능으로서의 역할과 영향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Ⅱ. 본론
1) 원예작물
영어나 한자의 뜻으로 살펴보면 원예는 울타리나 담장을 친 밭에서 다양한 식물을 가꾼다는 의미를 갖고있다. 장소 면에서는 가까운 생활 주변에서 이루어지고, 규모 면에서는 작고 제한된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대상 면에서는 귀하고 비싼 식물을 대상으로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고, 방식 면에서는 자본, 노동, 토지, 기술 집약적이다.
앞서 서론에서 설명한 일반원예와 생활원예를 살펴보면 본래의 ‘원예’의 의미에 가까운 것은 생활원예이다. 이에 입각해 생활원예는 가정이나 사무실과 같은 생활 주변에서 화훼, 채소, 과수를 집약적으로 가꾸면서 관련된 활동을 즐기고, 식물을 관상하고 수확물을 이용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소비적 원예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원예에서 식물의 기능과 효용가치는 1차적으로 생존적인 기능, 2차적으로 환경적 기능, 3차적으로 관상적 기능으로 볼 수 있다. 1차적 기능인 생존적 기능은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의식주, 공웝, 사료, 약제 등의 원료를 공급하는 것이다. 2차적 환경 기능은 기후를 조절하고 홍수를 방지하며 토양의 침식, 산사태, 눈사태 등의 방지, 도시 대기의 정화, 소음 방지, 건축의 외관을 꾸미고 쾌적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3차적 기능은 식물을 보면 정서가 안정되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관상적 기능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생활원예를 하는 사람에게 가장 직접적이고 장기적인 효용가치를 가지는 것이 이 관상적 가치라고 본다. 현대 도시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식물은 휴식과 오락, 여가의 중요한 수단이며, 질병을 치료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2) 상품이나 상품의 원천이 되는 자원으로서의 기능
(1) 상품의 원천
생활원예는 생산을 주로 삼는 일반원예와는 다른 특징을 가진다. 생활원예는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가정이나 사무실과 같은 생활 주변에서 화훼, 채소, 과수를 집약적으로 가꾸면서 관련된 활동을 즐기고, 식물을 관상하고 수확물을 이용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소비적 원예이다. 소비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상품으로써 생산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생활원예가 어떤 상품 가치를 생산하는지 정리해보자.
 
․ 화훼장식 - 꽃꽂이, 화환
꽃꽂이나 화분 등으로 생산되는 화훼장식들은 동양과 서양이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다. 동양은 화도라고 하여 선과 공간, 비대칭의 자연적 표현을 주로 하고, 서양은 꽃과 잎으로 풍부한 색과 공간의 질감을 직선적으로 표현했다.
화훼장식의 소재는 다양하다. 주 소재는 꽃이지만 다양한 부 소재가 이용된다. 주 소재인 꽃도 생화 말고도 조화가 사용되기도 하고, 건조된 꽃을 사용하기도 한다. 부 소재는 화분이나 화분 안의 배지, 꽃꽂이에 쓰이는 다양한 소품 등이 있다.
화훼장식으로 대표되는 상품으로는 꽃다발, 꽃꽂이, 건조된 꽃이나 조화를 이용한 상품, 화분에 담긴 꽃 장식, 누름꽃을 이용한 여러 상품 등을 들 수 있다.
 
․ 난
난은 일종의 관상식물로서 재배 역사가 매우 긴 고전식물이다. 동양난은 대체로 꽃이 소박하지만 향이 진하고, 서양난은 꽃이 화려한 대신 향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특징이 있다. 난은 관상식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새로운 집에 이사를 가거나 사무실 혹은 가게를 개업할 때 의미를 부여해 관상용으로 선물하고는 한다. 종류에 따라서는 식용이나 약용 혹은 향료로 이용되기도 하여 쓰임이 다양하다.
난을 관리가 생각보다 어렵다. 끼리끼리 어울려 사는 것을 좋아하는 난은 온습도를 잘 맞춰야 하고 시비도 잘 해야 하고 병해나 충해도 잘 관리해야 한다. 이런 관리에 여러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난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분재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분재 또한 화분, 흙, 이끼, 관리용 도구들이 세분화되어 상품이 나오고, 분재 자체도 상품으로서 굉장히 비싸게 거래되는 편이다.
 
․ 허브 - 포푸리, 향신료
식물은 특유의 향이 있다. 특히 향이 강한 식물들이 있는데, 오늘날에는 음식의 맛과 향을 내는 데 필요한 온대지방에서 자라는 초본성 식물들을 ‘허브’라고 부른다. 바실, 오레가노, 백리향, 로즈마리, 박하, 파슬리 등이 허브이다. 최근 ‘스파이스’라고 해서 식물의 꽃, 종자, 열매, 뿌리, 줄기 등에서 얻어지는 것들이 있다. 음식의 맛, 색, 향을 내는 식물로 후추, 계피, 크노브(정향), 생강, 마늘, 고추 등이 있다.
허브 식물은 이미 생활 속에서 많은 상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음식에 넣어 먹는 향신료로서, 건축물의 내외에서 좋은 향기를 머금는 포푸리나 향초 등의 재료로서, 허브는 항균, 항미생물이나 약성을 가진 것들이 많기도 하기 때문에 기능성식품이나 생약 재료로서,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기르게 되면서 반려동물의 기호나 식생에 맞는 향기식물로서 쓰이는 것이다. 이런 허브의 특성을 파악하고 사람들이 생활원예가 아닌 일반원예로 허브를 재배하고 판매한다.
 
․ 조경 - 잔디
식물은 화훼장식처럼 식물자체로서 장식을 만들 수 있기도 하지만, 주거나 생활공간의 일부로서 꾸며지기도 한다. 특히 잔디 같은 식물은 스포츠를 하는 곳이나 건물 주변, 가정집의 마당이나 정원 등의 바닥을 까는 지면피복재로 많이 사용하며, 이를 관리하기 위한 도구나 약품들이 상품으로 많이 나와있다. 토양이 유실되는 것을 막거나, 모래바람 등의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주기 위해 심기도 한다.
잔디는 관리 도구 뿐 아니라 잔디 품종도 환경과 사용자의 기호에 따라 많이 개발되어 있다. 일반적으로는 원산지를 기준으로 난지형, 한지형 잔디로 구분하지만, 재래종 잔디와 외래종 잔디로 구분하기도 한다. 보통 잔디는 크기별로 떠서 파는데 대부분의 조경용 식물들은 옮겨서 심는 것에도 노력과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 이 때 드는 노력과 비용을 잘 생각해야 한다.
 
․가정채소와 가정과수
최근 건강에 관한 관심이 많이 늘어서 깨끗하고 안전한 음식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었다. 가정채소와 가정과수는 생활원예를 이용해 무공해 재료를 공급한다. 가정채소와 가정과수는 부식비를 절감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상품으로서의 채소나 과일이 아니지만 이것 또한 가정에서 실질적으로 경제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가정과수의 경우에는 실제 과일을 먹는 것도 목적이 있지만, 과수를 심고 돌보는 취미나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이 목적이기도 하다. 가정채소나 가정과수의 경우는 비닐이나 아크릴 등으로 작은 온실을 만들기도 한다. 완전 실외에서 기르는 텃밭원예에서 채소와 과일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실내 실외가 반반씩인 온실을 만들어서 관리를 조금 더 쉽게 해주면 수확도 좋다.
 
 
3) 복지 기능으로서의 역할과 영향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에서
생활원예는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 도시의 삶은 팍팍하다. 특히 도시에 집중적으로 모여살게 되면서 점점 더 무디어져 가는 인간성과 기계와 콘크리트에 익숙해지는 삭막함에 스트레스를 받게된다. 공간의 밀집은 사람들이 서로 부딪혀 문제가 일어날 확률을 높인다. 스트레스가 올라가는 것이다.
식물은 밀집생활과 과도한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식물을 먹는 것, 식물을 보고 만지는 것, 식물을 심고 기르고 수확하는 모든 과정을 행하는 것이 긴장을 푸는 과정이자 결과가 된다.
현대인의 삶은 도시에서 너무 개별화되었다. 공동체의 삶을 영위하던 이전 농경사회에서 벗어나 개인간의 경쟁구도를 강조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인간은 점점 더 개별화되고 있다. 이런 개별화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 생활원예가 된다. 생활원예는 함께 작물을 심고, 기르고, 먹는 행위를 하는 동안에 공동체로서 기능해 개별화된 인간의 정서를 함양한다.
스트레스와 도시의 공해는 인간에게 많은 병들을 주었다. 원예활동은 이런 질환들을,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치료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재활과 사회적응을 돕는 역할을 한다.
생활원예는 여가를 보내는데 도움이 된다. 현대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여유 계층이 늘어나면서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생활원예는 인간의 삶에서 보람을 갖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쾌적한 환경은 복지의 중요한 요소이다. 더럽고 좁은 환경에서 건강한 삶을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식물은 소음을 차단하고, 오염된 공기를 정화시키고, 주변의 온도를 조절하고 습도를 맞춰준다. 인체에 유해한 전자파조차도 어느정도 막아준다.
아름다움. 미의 관점에서도 생활원예는 인간에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 미적 욕망을 채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인간은 나서 죽을 때까지 주변환경, 즉 자연을 이해하고 배워간다. 식물을 관찰하면서 이해하는 것은 자연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것으로 삶의 의미를 알아가는 것 또한 생활원예가 주는 복지적 효용이다.
생활원예를 하면서 가족간의 유대가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함께 땀흘리며, 심고 수확한 작물을 함께 먹으면서 가족간의 유대는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이런 가족간의 유대는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준다.
인간의 삶의 원동력 중 하나는 먹는 즐거움이다. 인간의 3대 욕망 중 하나가 먹는 것이다. 생활원예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내 손으로 길러 믿을 수 있는 식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르는 동안 먹을거리가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도 보람 중의 하나이다.
분재든 텃밭이든 과수든 자신이 선호하는 식물을 심고 기르며 그것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 길러서 먹지 못하는 풀이나 나무, 꽃도 그렇다. 사회원예, 관상원예, 환경원예, 원예치료, 도시원예, 주말농장 등 많은 이름들이 있지만 모두가 위에 쓴 식물을 심고 기르고 수확하고 장식하고 보고 냄새맡고 먹는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도시원예의 측면에서
도시원예는 생산원예와 소비원예로 나뉜다. 생활원예에서 다루는 도시원예는 소비원예로 볼 수 있다. 원예식물의 생산보다는 이용에 중점을 두고, 현대도시인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생활환경을 향상시키기 위해 식물의 기능을 연구, 발전, 교육시키는 것이다. 원예활동과 체험을 통해 도시원예 소비자의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먹을거리를 제공하며,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자하는 것이다.
도시원예는 크게 실외와 실내로 나눌 수 있다. 주말농장, 학교교육용 텃밭, 공동체 정원, 도시녹화(옥상, 벽면, 도시공원, 가로수, 거리화단)은 실외에서 하는 도시원예이다. 이 모두가 인간이 집 밖에서 누리는 생활원예이다. 주말 여가를 보내는 주말 농장과 학교에서 농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학교교육용 텃밭, 비슷한 관심사와 가치를 지닌 공동체가 계획하고 조성한 공동체 정원, 옥상이나 벽면, 길거리를 녹화하는 도시녹화 등은 인간이 영위하는 실외의 삶에서 중요하다. 건물이나 길의 미관이 바뀌고, 비를 피하고 햇빛을 가릴 나뭇가지를 뻗는 이 모든 식물들은 인간의 삶에서 떨어질 수 없는 것들이다.
실내의 도시원예는 베란다원예, 실내정원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베란다원예는 환경오염에 비해 원예활동을 할 공간이 부족하여 베란다를 중심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실내를 꾸미는 장식의 역할을 하는 실내정원은 장식 역할 뿐 아니라 오염 물질에서 인간을 보호하기도 한다. 인간은 그 속에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외부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큰 건축물 내부의 실내조경은 휴식과 만남, 담소의 장이 된다. 일종의 광장 역할을 해서 사람들이 모여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도시원예는 많은 인간이 모여사는 도시라는 공간에서 인간의 삶을 더 살만하게 만들어주는 역할, 복지적인 역할을 가진다. 환경오염에서의 보호 뿐 아니라, 인간의 미적 욕구를 충족시키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간의 정서를 순화해 사건사고율을 낮춘다. 결국 사람과 자연이라는 테두리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겠다.
 
 
Ⅲ. 결론 및 고찰
나는 현재 학교에서 일을 하면서 공간과 환경이 인간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여실히 느끼고 있다. 삭막하고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있으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가 어렵다. 갈등이 생기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비용이 들어간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나 학교 안에서만도 여러 가지 생활원예를 볼 수 있다. 집 안에서는 머리맡의 화분에 심겨있는 허브와 현관 옆에 걸린 리스(화환)을 곧바로 볼 수 있고, 학교에서는 학교교육용 텃밭과 가로수, 여러 과실나무, 입구와 복도 곳곳에 있는 파초 화분과 교무실에 있는 화려하고 향기로운 난들을 볼 수 있다. 옥상에는 태양광 발전을 하고, 벽면은 옛건물을 보수한 것이라 녹화가 되지 않았지만 학교 울타리 안팎으로 많은 식물들이 사계절 내내 살아가고 있다. 또한 원예 교과를 배우는 학교라 일상적으로 원예도구와 재료들을 접하고, 종종 교사들을 위한 연조수들도 열린다. 함께 텃밭을 만들고, 비닐온실을 짓고 종자를 관리하고 북을 주고 김을 매면서 땀을 흘렸다. 집에 있는 화분과 리스, 꽃꽂이 등도 연수에서 내가 만든 것이다. 그때마다 느낀 것은 식물로 무언가를 만들고 함께 기른 작물을 먹으면서 정서적인 유대감을 나누기가 쉽고 다음을 기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생활원예가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인간의 삶은 자연 속에서 회복된다. 스트레스로 인한 갈등은 미연에 방지되고, 공간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높일 수 있다. 그런 중에 경제적, 직업적으로도 도움이 되니 앞으로 문명이 어떤 방식으로 더 발달하더라도 인간의 삶과 생활원예는 떨어질 수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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