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La vida/일상 Ordinarios

[일상다반사]타인의 삶에 관심이 많은 사람

by 남쪽숲 2021. 12. 23.
반응형

특히 타인의 치부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있다.
대략적으로 말한 부를 잃었던 이야기에 대해 끝까지 파고들어 물어댄다.
어떻게 돈을 잃었느냐. 얼마나 잃었느냐.
그 질문이 상대를 얼마나 당황스럽게 만드느냐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냥 물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프다.
그것도 두 번째다.

오직 자신의 궁금증만 풀리면 된다는 생각인 것 같다.
이런 말을 면전에서 한다면 아마도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말해주기 싫으면 말 안하면 되지 왜 기분이 안좋다고 표현해요? 이상하네."
그럼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만다.

돈을 얼마나 모았느냐.
지금 하고 있는 공부는 왜 하는 것이냐.
끝까지 파고드는 질문은 관계를 의심하게 만든다.
이 사람이 이런 질문을 나에게 스스럼 없이 할 정도로 그렇게 아주 가까운 사이였던가?

친하다고 생각해서 그랬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친한 사이라도 갑작스레 이런 질문을 맥락없이 묻는 건 실례다.
맥락없이 물어서 실례라는 걸 알았다면
자신이 어떻게 자산을 운용하고, 공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먼저 말을 했겠지만 말이다.

지금처럼 유동성이 중요한 때에는 더욱 더 신중한 반응을 해야해서
내 경우는 갑작스러운 치고 들어옴에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당황스러운 시간들을 지난다.
나도 이제 먹고 사는 문제에서 조금 벗어난 정도의 삶을 살고 있다.

내 치부를 꼭 남에게 밝혀야 할 이유는 없지 않는가.
그것도 내가 알려주고 싶어서 먼저 밝히는 것이 아니라
갑작스런 질문으로 밝히게 되는 자리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당황한 기억은 글로 남기고, 기억은 지우도록 하자.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