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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일상 Ordinarios

[일상다반사]화이자 2차 접종 후

by 남쪽숲 2021.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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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한 첫날은 아무 느낌이 없었다.
주사를 맞은 어깨가 조금 무겁다는 생각이 들뿐이었다.
혹시나 몰라 운전을 해서 하루 일찍 돌아왔다.

둘쨋날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점심때까지는 말이다.
점심을 기점으로 온몸에 열이 올랐다.
땀이 나서 밖으로 나가는 열이 아니라
땀까지 말려버리는 속으로 파고드는 열이었다.

저녁까지는 그럭저럭 버텼는데
밤이되니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도 조금 울리는 것 같아서 타이레놀을 500미리 먹었다.

지쳐서 누웠으니 사람들에게 연락이 온다.
좀 귀찮았지만 받았다.
아직은 그정도 기력이 있었으니까.

평소보다 느린 시간을 맞이하면서 그간 못한 생각들을 했다.
내가 보고싶은 사람 생각과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 생각을 실컷했다.
아픈 시간을 이렇게라도 써야 아깝지 않을 것 같다.

11시가 넘어가니 몸이 타는 것 같았다.
2012년도 겨울에 혼자 열병으로 거실바닥에 쓰러져 밤을 보낸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뜨거운 몸과 대조되는 차가운 바닥 느낌이 그랬다.
뚜껑을 따 물을 마실 기력이 없을 것 같아서 미리 딴 물병의 물을 마셨다.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리니 새벽 4시반이었다.
열은 거의 내렸고, 잠시 있으니 창문이 밝아왔다.
큰 고비는 지난 것 같다.
감사할 뿐이다.

삼일째 밤이 됐는데 두통이 조금 있다.
혹시 몰라 타이레놀을 하나 먹고 자리에 누웠다.
오늘은 편안한 밤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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