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몇 마디 섞어보면 이 사람이 지금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나같은 경우는 내게 잘해주든 못해주든 내 앞에 앉은 사람에게 티를 내지 않으려 한다.
사실 잘 해주는 사람에게는 나도 좀 적극적으로 대화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어제 내가 어떤 공지하는 것에서 실수가 있었다.
그 업무 내용을 함께 이야기했다고 생각해서 따로 전달 안했다고 이야기했더니 본인이 못들었고 기억에 없다고 했다.
그때 속으로 스쳐간 생각은 '내가 이사람한테 따로 공지하거나 내용을 함께 말했던 걸 기록으로 남겨둔 것이 있던가'였다. 없었다.
교감선생님이랑 부장선생님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그 내용을 말 한 것이 두 번이고, 내 입이 아니라 교감선생님과 부장선생님 입으로 그 내용을 말 한 것이 두 번 모두인데 내게는 기록이 없다.
기억은 있는데 기록은 없다.
그럼 내 잘못이 맞다. 함께 이야기했다고 생각한 건 내 착각일 수 있다.
그래서 사과했다. 내가 착각한 것 같다고..
이것이 내가 가진 사고의 절차다.
내가 그렇게 사과하니 상대의 반응은 '본인이 피해를 받았다. 열외대상자 2사람 중에 위층에 있는 사람에게는 따로 말했는데 같은 실에 있는 나한테는 아무말이 없었으니 나를 어떻게 하려한 것 아니냐. 할 일도 많은데 2시간을 그냥 보냈다.'였다.
내가 본인을 어떻게 해보려 한다는 생각은 무엇때문에, 어디서, 왜 나왔을까?;;
나한테 무슨 이득이 있다고 생각할까? 무슨 이득이 있나?
마음이 풀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같은 말을 계속 반복했다.
부장선생님이 '그건은 학사일정이 바뀌거나 하면 증빙이 남아있어서 후에 시간을 인정받을 수도 있으니 일단 좀 두고 생각해보자'라고 하니 그쳤다.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다. 누구나 자기가 피해를 입었다 생각하면 긍정적인 생각이나 반응보다는 부정적 반응이 먼저 나오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더 사과했다. '내 실수였다. 이번에는 내 착각으로 벌어진 일이다. 미안하다. 다음부터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살피겠다.'
그래도 같은 반응이지만..
나도 지금 노력중이다. 내가 오래 상처받지 않으려고.
그래서 먼저 사과했다.
마음에 거리낌을 두지 않으려고 말이다.
마음에 부끄러움과 거리낌을 남기는 것은 결국 내게 손해다.
금전적, 육체적 손실은 지속적인 충격을 주는 것이 많이 없지만 마음의 상처와 손실은 인생에 지속적으로 큰 충격을 주기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은 그걸 몰라 남에게 그렇게 하는 거겠지만.
부끄러움을 갚아주려는 마음이 내게 들지 않아야 한다.
다만 그의 생각이 나를 '자신에게 사과까지 했으니 이제 함부로 말하고 대해도 되는 사람'까지 가지 않길 바랄 뿐이다.
만약 그런일이 생긴다면 그 이후의 내 사고절차는 보통 사람과는 또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디 남이 내게 상처받을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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