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과 영월을 들락거리다보니 역 주변 밥집을 신경쓰게 되었다.
특히 제천은 기차선이 갈라지는 곳에 위치해서 역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제천역 앞을 나와 왼쪽으로 바로 보이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소백산 육개장'이 보인다.
생긴지 얼마 안되는지, 아니면 내가 다니면서 그렇게 주의깊게 보지 못했는지는 모르지만
작년 중순부터 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모든 메뉴가 5,000원을 넘어서지 않는다.
그것은 메뉴를 3가지로 압축하고, 인건비를 극단적으로 줄였을 때만 가능하다.
그래서 가게는 사장 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이 운영하는 듯 보였다.
주류를 취급하지 않으면 이윤이 더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알텐데도 이렇게 '밥집'을 고수하는 것을 보면
무언가 가게를 운영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대신에 계산할 때는 현금을 달라는 무언의 천원짜리 붙임들이 눈에 띈다.)
원산지 표시는 잘 해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의 원산지 표시법에 아직 구멍이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므로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점점 더 보완해 나가야 하는 것들이고, 누군가의 이윤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
2016년에도 방영이 됐다고 하는데...왜 나는 여기를 못 본 거지?
아. 다른 곳에 있다가 여기로 자리를 옮긴 것일 수도 있겠다.
사실...이 라인의 소머리국밥집, 올갱이집, 중국집 등은 점점 문을 닫고 있는 추세로 보인다.
만약 이 집이 끝까지 버틸 수 있다면 이 라인의 상권, 단골을 다 가져갈 수 있는 기회이다.
역 근처라는 것이 뜨내기가 많은 것이 단점이지만, 이 라인 뒤쪽의 주택들과 길 건너 시장상인들은 단골이 될 수 있다.
자리에 앉고 육개장을 하나 주문을 하니 바로 나오는 계란.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 지겹지 않게 계란을 먹고 있으라는 배려인 것 같은데, 나는 육개장을 먹고 먹으려고 안 먹었다.
테이블 구성은 손님 회전이 빠르게 만들어 둔 것 같다.
수저통, 휴지, 의자 재질과 구성, 탁자 배치를 보면 알 수 있다.
먹은 손님은 바로 나가고, 그 자리에 다음 손님이 앉아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 손님에게 나가는 상이 바로 아래 사진과 같다.
쟁반 째로 바로 그릇들이 나간다. 손님이 먹고 나면 쟁반만 들어서 치우고 한 번 싹 훔쳐주면 정리 끝이다.
육개장 상 구성. 김치가 나오고, 두부도 살짝 데쳐서 파를 썰어넣은 간장으로 살짝 간만 한 것이다.
반찬을 주 메뉴에 맞게 간결하게 잘 만들었다.
주 메뉴인 육개장은 정성들여 끓인 것 같다.
그것은 안에 들어가는 고기를 보면 알 수 있다.
고기를 한 입에 들어갈 수 있게 잘게 다 찢어 놓았다.
다만 내 취향에 안 맞는 것은 '무'인데, 너무 잘게 썰어놓았다. 이것은 취향이라...
육개장을 다 먹고 먹은 달걀. 정말 잘 삶았다.
노른자가 딱 내가 좋아하는 정도이다. 8~9분 정도?
가게를 나와서 제천역을 바라본 사진이다.
대략 제천역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 감이 올 것이다.
[제천역 앞 소백산 육개장]
추천: ★★★★☆
충북 제천시 의림대로 7
영업시간: 매일 06:00~20:00(매월 2,4주 화요일 휴무)
주차공간 없음.(제천역 공영주차장에 주차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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