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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게 뻗은 잘생긴 나무는 마을에 오래있지 않는다.
그 쓸모에 따라서 다들 베어져 어디론가 가버린다.
쓸모없어 보이는 굽은 나무들이 남아서 마을을 지킨다.
굽은 나무는 그 굽은 덕분에 하늘이 내린 수명대로 살 확률이 높다.
언제고 그 굽음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되어 빛날 때가 온다.
그때까지는 주변의 냉대와 무관심 속에서 있는듯 없는듯 지낸다.
지금까지 내가 본 사람의 동선도 그와 비슷하다.
재주가 많은 사람들은 차례로 떠나고 돌아보지 않는다.
재주가 조금 부족한 듯 보이고 생이 힘들다 여겨 도움을 주고받은 사람들이
내 주변에 남아서 먼저 연락하고 서로 들여다본다.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있든없든 상관없이 사람으로서 내 곁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많이 굽은 나무, 외진 곳에 외로이 서 있는 나무, 어려운 곳에 있는 나무를 좋아한다.
그런 사람의 삶을 좋아한다. 그런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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