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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생각 Pensamiento

[생각]빈 교실에서 어느날 든 생각

by 남쪽숲 202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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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독립운동가들이 봉착했던 가장 큰 괴로움은
잡혀서 고문당해 죽는 것이 아닌 외로움이었을 것이다.
매일 나와 접하는 누가 밀정인지, 밀정이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당시의 법 아래서 누구에게도 지지받지 못하는
실패하면 후대에도 치욕을 당할 의로운 일을 해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누가 제대로 된 정보를 주는지 항상 의심스러운 상황이 되고,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괴로워했을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인의를 팔아먹는 주변인들에 둘러싸여
자기 삶을 드러내지 못하고 싸워간 이들에 대한 경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러한 의문이 담긴 물음조차
듣기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후대에게 가르치지 못하는 현실이 증오스럽다.

교실의 상황이 그와 썩 다르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누군가는 바르게, 누군가는 자기 이익을 위해, 누군가는 속이는 자체에서 우월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바른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들도 연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연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야 인의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천명, 하늘의 흐름, 도와 덕, 자연이라 불리는 그 생명의 소용돌이를 잘 이끌어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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