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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KOICA기록[콜롬비아]

[KOICA]뜻밖의 손님. 변기를 깨고 가다.

by 남쪽숲 2025.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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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아직 먹지 않은 1시 반쯤 초인종 소리가 들려서 나가봤더니 
웬 휠체어를 탄 모르는 남자 한 사람과 몸이 온전한 여성 한 사람이 문 앞에 서 있다.
절박한 얼굴로 뭐라고 말한다.
대략 큰 양변기가 있냐고 물어보길래 없다고 하니, 그냥 화장실을 좀 쓰면 안되냐고 묻는다.
덩치를 봤을 때 변기가 많이 작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턱이 2개 있고 화장실에도 턱이 있어서 여성이 휠체어를 도와서 올려주니 얼른 들어간다. 
동양인이 쓰는 집을 본 여성이 안절부절 못하고 신을 벗고 들어왔다가 나갔다가 한다. 
화장실로 들어가는 걸 보고는 일단 밖에서 기다리겠다고 하길래, 나는 물을 끓였다.
물이 끓어서 들어와서 차 한 잔 마시자고 하니 남자도 화장실에서 볼일을 다 보고 나온다. 
두 사람에게 한국에서 가져온 오설록 차 한 잔씩을 권했다. 

잠깐 대화해보니 새해를 여성쪽 가족이랑 맞으러 소가모소에서 온 부부란다.
이름은 남자는 훌리오, 여자는 로사 알바다.
화장실이 급한데 주변에 화장실이 없어서 아무집 초인종이나 눌렀다고 한다. 그게 하필 외국사람 집일 줄이야....
남자는 소가모소 SENA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일본 자이카JICA 사람을 안다고 어필을 한다.
아마 지금 자이카에서 파견 나와있는 사람일 것이다.
자이카 단원 이름이 기요시 사에키라고 하는데 나중에 소가모소 오선생님한테 아는지 물어봐야겠다.

나가기 전에 내게 돈을 건넨다. 갑자기 돈을 왜주냐고 물으니 급하게 앉다가 화장실 변기를 깼다고 한다.
얼마나 급했으면...내가 괜찮다고 했는데도 식탁 위에 60,000페소를 놓고 간다.
즐거운 새해 맞으라고 인사를 하고 보냈다.
자기네 차가 저쪽 뒤에 보이는 파란색 차라며 또 어필을 한다. 손을 흔들어주고 들어왔다.
흔치는 않지만 이런 일도 있다. 

사실 외국에 살면 이것보다 더 황당하거나, 글로는 남겨두지 못하는 그런 일들을 맞기도 한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면 대부분의 일들이 평온하게 지나간다.
새해에도 평온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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