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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2

[수련일기] 거죽이 좀 상했다. / 기록의 방향을 생각하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 삽질을 좀 했다고 엄지손가락 안쪽이 헐었다.근육통은 없었다. 일을 너무 안 한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다.다른 사람들 눈에는 슬렁슬렁 일한 것처럼 보였겠지만, 일머리가 있는 사람이 하는 일은 대부분 그렇게 보인다.그것은 몸이 받는 부담은 줄이면서 일의 효율을 최대한으로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어제 얼마나 일을 했는지 다른 사람이 한 일과 내가 한 일의 양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그래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니 손가락에 물집이 이렇게 잡힌 것이다. (터트리고 진물이 밖으로 흐르도록 놔두었다.)좀 더 숙련된다면 몸의 한 부위에 닿는 부하를 좀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누군가가 보기에는 좀 우스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나는 몸의 바른 움직임과 힘의 사용이 일상의.. 2020. 3. 20.
[수련일기] 태극권형을 하나하나 다시 밟아본다. 태극권의 다른 이름은 13세이다. 이것은 '팔문 오보八門 五步'라고 불리는 '붕리제안 채열주고 진퇴고반정'의 열세 글자로 몸과 마음의 움직임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이 원리에 충실하면 어떤 형태를 취해도 태극이라 할 수 있다. 이전에 사람들과 함께 수련을 하면서 권형을 가르치고 의미를 새기면서 나 또한 새로운 것을 많이 얻었다. 비전이라 해서 지식을 숨길 수록 퇴보된다. 함께 나누고 겸손하게 행할 수록 변해가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다. 무극장을 하면서 페루에서 사람들과 함께 수련하던 때를 떠올렸다. 남녀노소를 다 가르쳐봤을 때, 남자보다는 여자가, 어린 친구들보다는 나이든 사람들이 더 많이 배우고 싶어했다. 아마 자신의 몸상태를 더 자주, 많이 살피는 사람이라 수련이 가져오는 '변화'를 느낄 수 있어서였.. 2020.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