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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생각 Pensamiento

[생각]물과 불

by 남쪽숲 2023.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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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물과 불이 있었습니다.
불이 물에게 말했습니다.
"넌 너무 조용하고 별로 움직임도 없는 것 같고 너무 차가워. 나랑 함께 하기에는 온도가 낮아."
물이 불에게 말했습니다.
"넌 너무 산만하고 여기저기 움직이고 너무 뜨거워. 나랑 함께 하기에는 온도가 너무 높아."

서로의 형태와 근본을 이해하지 못하고 밀어낼 이유만 찾으려고 했습니다.
결국 불은 위로 타오르기만하고 억제되지 못해서 빨리 꺼져버렸습니다.
물은 에너지를 얻지 못하고 아래로 흘러 흩어지고 사라져버렸습니다.

또다른 물과 불은 서로가 다르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서로의 본질과 방향성과 에너지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함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지 고민했습니다.
"너는 참 따뜻해 보여. 내 옆에 좀 있어줄래?"
"너는 정말 평온하구나. 니 옆에서 좀 쉬어도 돼?"
물은, 불이 자기를 소모해서 빨리 꺼지지 않도록, 불을 둘러서 보호하고
불은, 물이 차갑게 얼어붙지 않고 자기를 부드럽게 유지할 수 있도록, 따뜻한 에너지를 전달했습니다.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형태를 유지하여 흩어지고 사그라지지 않도록 보존했습니다.
자기를 조절하여 서로에게 유용한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음양은 서로를 배척하기도 하고 보호하기도 합니다.
상극할지 상생할지는 선택에 달렸습니다.
진보와 보수, 여성과 남성, 외향적 성격과 내향적 성격...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인정하느냐에 따라 존재의 형태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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