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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일상 Ordinarios135

[일상다반사]식구총회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3. 3. 15.
[일상다반사]새 아지트 살 곳을 구해서 정리가 어느정도 끝났다. 새로운 보금자리는 이전의 잠만 자던 공간과는 다르다. 목적에 충실하기만 하면 되는 필요의 공간에서 삶을 돌아보고 여유를 찾는 욕망의 공간으로 옮겼다. 요리가 가능하고 몸을 움직여 무언가를 할 공간이 생겼다. 작은 동작이지만 24식을 수련할 수 있었다. 공간이 더 생긴다는 것은 필요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를 가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유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이 가장 기쁘다. 함께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생겼고 손님이 와서 쉬어갈 수 있는 방도 생겼다.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이야 언제든 해온 일이라 걱정이 없다.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 조금 외롭다는 것 외에는 아직은 다 좋은 것 같다. 2023. 3. 11.
[일상다반사] 간디마을학교 일상 이곳 건물들은 다 목조 건물이어서 방음이 거의 안된다. 밖에서 크게 말하거나 소리를 치면 안에서도 어느정도 들린다. 교무실에 앉아있으면 밖에서 아이들이 하는 말들이 들린다. "지금 어디에 가고 싶어?" "교무실" "그래. 가자! 가서 좀 놀다 오자."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대체로 교무실은 아이들에게 조금은 꺼려지는 장소이기 마련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교무실은 '사람이 있는 장소', '쉬고 놀 수 있는 곳', '따뜻한 곳'이라는 개념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듯 하다.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중심을 무엇으로 두느냐에 대한 고민 중 하나를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2023. 3. 5.
[일상다반사]기억을 옅게 하기 위해서 누구나 처음의 기억이 강렬하다. 그 처음의 기억을 흐리게 하기 위해서 바보같이 행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구렁이 담을 넘듯 조용히 지나간다. 주목받지 않고 스며들기 위해서다. 관심은 내가 받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받아야 할 이가 받는 것이다. 가벼움 뒤에 무거움을 숨긴 사람이 있고, 무거움 뒤에 가벼움을 숨긴 사람도 있다. 실수(?)처럼 보이는 작은 틈들이 타인에게 주는 여유가 될 수 있길 빌어본다. 2023. 3. 3.
[일상다반사]지키는 시간, 어울리는 시간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너희를 잃은 적도 버린 적도 포기한 적도 없다. 다만 너희가 나를 잃었을 뿐이다. 선하고 약하고 친절한 존재들을 '지키기' 위한 시간이 지나갔다. 이제 밝게 약동하는 존재들과 함께 '어울릴' 시간을 가지고 싶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누군가가 물었다. 아마도 그와 내가 선택의 중심에 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아마도 끝내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생에서 돈보다 중요한 가치를 얻을 수 있는 때가 있는 것을. 한걸음 더 내딛는다. 2023. 2. 16.
[일상다반사]때가 되었다 때가 되었다. 이제 한동안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다음 때에 이르기까지는 보고싶어도 보지 못할 것이다.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 이곳에서도 나를 거쳐가는 이들은 거쳐가고 관계맺으려 다가온 이들은 뜻대로 관계맺는다. 대부분이 그저 스쳐지나는 존재로 나를 넘기지만 그래도 몇은 아쉬움의 흔적을 남긴다. 때가 되었다. 너희는 나를 잃었다. 잃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이미 늦었다. 자유를 얻으려는 기러기는 자기를 괴롭게 하여 몸을 가볍게 한 연후에 날아올라 뒤돌아보지 않고 가는 법이다. 이제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적용해 갈 것이다. 2023. 2. 10.
[일상다반사]약속 이번에 내뜻대로 결정하고 삶을 끌어가는 대신 3년후 사업자를 받아 요식업의 길을 걷기로 했다. 온전하든 겸하든 형태는 말이 없었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음을 안다. 다만 그 안에서 내가 더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준비를 할 뿐이다. 2023. 2. 8.
[일상다반사]산청간디마을학교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3. 2. 1.
[지리산일기] 다짐 보통의 사람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험악한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참 다행스럽게도 주변의 보살핌이 끊이지 않아서, 지금까지 근근히 버티며 살아온 삶이지요.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오며 얻은 것들을 그저 나누고자 했던 것입니다. 저는 즐겁게 공부하고 일하며 서로 돕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살아오면서 접하는 사건이 좋고 나쁨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제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는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삶을 사랑하고 힘껏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갖춘다면, 공부하고 일하며 서로 돕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더 여유로운 태도를 갖고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감사할 일들만 생각이 납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있을지는 아직 모르지만, 지나온 삶처럼 하나씩 해결해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2023.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