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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La vida/일상 Ordinarios

[지리산일기] 삼근계 三勤戒

by 남쪽숲 202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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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씩 의지가 흐트러지거나 몸이 쳐지면 삼근계를 다시 써보곤 한다.
정약용선생이 제자 황상과 있었던 일을 글로 써준 내용이나
꼭 내게 말하는 것 같은 마음이 든다.

 

三勤戒(삼근계)

余勤山石治文史(여근산석치문사)
茶山(다산)선생이 黃裳(황상)에게 文史(문사)를 공부하라고 권했다.
(余: 나 여 / 勤 부지런하다 힘쓰다 근)

 

山石浚巡愧色而辭曰(산석준순괴색이사왈)
그는 쭈뼛쭈뼛하더니 부끄러운 빛으로 사양하며 말했다.
(*浚巡: 머뭇머뭇하다 浚 깊게할 준 巡 돌 순/따르다 연)

 

我有病三(아유병삼)
선생님 저에게는 세 가지 병통이 있습니다.

 

一曰鈍(일왈둔)
첫째는 너무 느리고 둔하고

二曰滯(이왈체)
둘째 앞뒤가 꽉 막혀 융통성이 없으며

三曰戞(삼왈알)
셋째 답답한 것입니다.
(戛/戞 어근버근할(서로 사이가 맞지 않아 사이가 벌어지다) 알/ 무기, 창 알 /예법을 중시여기다 알)

 

詞曰(사왈)
다산(茶山)선생이 말했다.
(詞 (높은 사람의)말씀 사 / 글 사)

學者有大病三汝無是也(학자유대병삼여무시야)
배우는 사람에게는 큰 병통 세 가지 있다. 그런데 너에게는 그 문제가 없다.
(是 이것 여기 무릇 옳은 것 합당하다 시)

 

一敏於記誦其弊也忽(일민어기송기폐야홀)
첫째 외우는데 민첩한 사람은 소홀하는 것이 문제다.
(敏 민첩하다 재빠르다 영리하다 민 弊 폐단 해지다 폐)

 

二銳於述作其弊也浮(이예어술작기폐야부)
둘째, 글 짓는데 날래면 글이 들떠 날리는 것이 병통이지
(銳 예리하다 날카롭다 재주있다)

 

三捷於悟解其弊也荒(삼첩어오해기폐야황)
셋째, 깨달음이 재빠르면 거칠고 조악한 것이 폐단이다.
(捷 빠르다 이기다 첩/꽂다 삽 悟 깨닫다 오 解 풀 해)

 

夫鈍而鑿之者其孔也闊(부둔이착지자기공야활)
대저 둔한데도 계속 천착하는 사람은 구멍이 넓게 되고
(夫 대체로 부 鑿 뚫다 착/구멍 조/새길 촉 闊 트이다 활)

 

滯而疏之者其流也沛(체이소지자기유야패)
막혔다가 뚫리면 그 흐름이 성대해 진다.
(疏 소통하다 트이다 소 沛 (비)쏟아지다 패)

 

戞而磨之者其光也澤(알이마지자기광야택)
답답한데도 꾸준히 연마하는 사람은 그 빛이 반짝거린다.
(澤 큰 연못 택 (여기서는 (광택이) 빛나다는 뜻으로 쓰임))

 

曰鑿之奈何 曰勤(왈착지내하 왈근)
뚫는것은,어떻게 해야 하나요?부지런하면 된다,
(奈 어찌 내 何 어떤 어떻게 어찌 하)

 

疎之奈何 曰勤(소지내하 왈근)
탁 트이게 하는것은 어떻게 하나요,부지런하면 된다.

磨之奈何 曰勤(마지내하왈근)
연마하는 것은 어떻게 하나요,부지런하면 된다

曰若之何勤也(왈약지하근야)
제가 어떤 자세로 부지런해야 할까요?

 

曰秉心確(왈병심확)
마음을 확고하게 다 잡아야 한다.
(秉 잡을 병 確 굳다 단단하다 견고하다 확)

 

-壬戌記(임술기)-
壬戌 60갑자의 59번째

 

이제 내 학생들에게도 그 이치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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